• 도시 계획가로 다시 꾸는 꿈! 스물아홉 in 캐나다
    2021년 청년 해외진출 성장스토리 최우수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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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스물아홉의 나이로 모두가 말리는 캐나다 유학길에 올랐다.
대학시절 전공했지만 커리어로 연결짓지 못했던 ‘지리학의 꿈’을 캐나다 토론토에서 다시 펼쳐보리라는 희망 때문이었다.
설레는 시작이었지만 현지에서 맞닥뜨린 현실의 벽은 높았다.
대학 과에서 유일한 외국인인 나는 수업 내용은커녕 일상 대화조차 따라잡기 어려웠다.
막연한 두려움이 엄습해 왔지만 충분히 바꿔 나갈 수 있다는 무한긍정으로 얼른 마음을 고쳐먹었다.
이후 아래 세 가지 키(key)를 가장 중요한 목표로 정해 실천에 옮기며 약점을 기회로 바꿔 나갔다.

글 오세희

첫째, 제일 잘하는 것부터 어필하자!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and Urban Planning, 2년동안 내가 공부한 학과 프로그램의 이름이다. 도시를 계획하고 분석하는 학과 특성상 그룹 프로젝트가 잦았는데 첫 학기부터 굉장한 스트레스였다. 팀에 누가 될 것만 같아 주눅이 들었지만 마냥 넋 놓고 있을 순 없었다.
 

한국에서 재직 당시 내 직무는 경영진에게 분기별 매출실적을 분석해 향후 판매 계획을 수립·보고하는 것이었기에 발표용 파워포인트를 일목요연하게 만드는 것은 누구보다 자신 있었다. 학과 과제도 결국 제출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항목별 평가 내용을 파악해 접근하면 되는 것이기에 나는 ‘발표 슬라이드를 기막히게 만들어 내겠노라’고 선언했고, 친구들에겐 그 결과물을 유창하게 발표해 달라고 부탁했다. 고맙게도 친구들은 그 당찬 협박에 매번 흔쾌히 응해주었다.
 

학과 내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배운 것은 플래닝 분야의 전반적인 업무 진행 과정, 그리고 협업의 중요성이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발전시키고 문화적 이질감을 좁히며 부족한 언어 실력을 보강하는 것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분야도 내용도 전혀 다르지만, 한국 회사 경력이 캐나다에서도 기지로 발휘된 것 같아 감사했다.
 

 

둘째, ‘나’라는 상품의 적절한 판매 전략을 세우자!

모국어가 영어도 아니며 캐나다 업무 경력도 없는 내게 취업은 굉장히 불리한 싸움이었다. 하지만 컬리지에서 각종 스터디나 프로젝트에서 좋은 성과를 받은 이력을 잘 가다듬어 이력서에 서술하고 어필했다. 크든 작든 관련 분야에서 봉사 경험이나 인턴 활동을 기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수많은 이력서 사이에서 보다 빨리 눈길을 얻기 위해 나만의 독특한 이력서도 만들었다.
 

캐나다는 대부분 회사가 레터 사이즈 한 장, 그리고 자유 양식의 PDF 버전 이력서를 요구한다. 나는 이력서 헤드 부분이자 내 이름 바로 밑줄에 직접 만든 웹 포트폴리오와 회사 SWOT 분석을 해 둔 PPT 링크를 붙여 넣어내 Skill Set은 실무에 바로 투입될 수 있을 만큼의 레벨임을 자연스럽게 전달했다. 언어나 배경 면에서는 다소 부족할 수 있지만 다른 경쟁자들보다 조금은 색다른 방법으로 그리고 한 발 더 앞서 나 자신을 광고한 것이다.

 

실제로 이 부분은 현재 근무 중인 회사가 나를 합격시킨 결정적인 이유였다. 결국 이력서는 타인이 읽게 될 ‘나’라는 상품을 알리는 전단지이자 나아가서는 뽑히고 싶은 기업을 향한 구애의 레터라고 생각한다. 이력서를 작성할 때 관련 분야에 대한 이력과 더불어 나 자신의 셀링 포인트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고 적극적으로 어필하면 좋을 것이다.
 


셋째, 목표 기업의 귀여운 스토커가 되자! 

캐나다를 비롯한 북미 지역에서는 관련 분야에 재직 중인 사람들 간의 소셜 네트워킹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정말이다!). 먼저 구직자 및 재직자들이 가장 활발하게 소통하는 소셜 네트워크 ‘Linked in’에 활발하고 유쾌해 보이는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등록했고 내 Bio 및 온라인 이력서를 프로필에 게재했다.
 

다음은 가고 싶은 회사나 관련 분야에 재직 중인 사람들에게 질문도 보내고 관심 기업의 최신 동향 뉴스 기사에 ‘좋아요’도 연신 눌러대며 ‘나는 당신에게 상당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어요!’라고 늘 외치고 다녔다. 기업 웹사이트는 대부분 HR파트에서 담당하고 있다. 결국 우리 이력서를 가장 먼저 검토하고 면접에 부를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 또한 HR 담당자다. 치밀한 듯 애절하게 기업의 눈에 들고자 노력하는 구직자의 모습을 나쁘게 봐 줄 회사는 없지 않을까?
 

2% 면접 확률이 100% 필승 전략이 되기까지
도로 교통 및 도시 개발 분야는 생각보다 더 외국인이 들어가기 좁은 분야였다. 영주권이 필수여서 100개가 넘는 이력서를 냈지만 단 2개 기업에서만 면접 제의를 받았다. 캐나다 기업은 흔히 ‘이력서 > 폰 콜(HR 전화 면접) > 실무진 면접 > 실무 테스트 and/or 최종 면접’ 순으로 인터뷰가 진행된다.

팁을 하나 전하자면, 나는 HR담당자와의 전화 면접 당시 예상 질문·답변 등을 모두 출력한 뒤 벽에 붙여 두고 면접을 봤다. 최종 면접 때는 국내 및 주변 국가의 도시 성공 케이스를 비교한 리포트를 발표함으로써 타 문화권에서 온 외국인 Weakness를 나만의 Strength로 바꿀 수 있었다.

내가 디자인한 토론토, 안 걸어 본 사람 없을 걸?

현재 나는 IBI Group에 입사해 Active Transportation Technologist 3년 차로 근무 중이다. 내 업무는 토론토도로 디자인과 Map Analysis이다. 입사 첫날, 마음속에 새긴 큰 목표이자 꿈 하나가 있었다. 입사 5년 안에 내 이름을 토론토 시청 도시 계획 마스터플랜에 도면 디자인 담당으로 올려보는 것이었는데, 감사하게도 올해 초 그 꿈을 이루었다.
 

지난 5년을 돌이켜보면 결코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고생 끝에는 반드시 낙이 온다는 것을 기억하자. 무엇보다 나 자신을 귀한 인재로 여기며 세상에 나를 알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길 바란다!

 

* 2021년도 청년 해외진출 성장스토리를 전합니다. 지면 관계상 실제 수기 내용을 조금 각색하여 전합니다. 더욱 자세한 수기는 월드잡플러스(worldjob.or.kr)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업데이트 2022-06-23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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