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세기 장보고 더 넓은 세상으로!
    2021년 청년 해외진출 성장스토리 우수상 수상작 글 공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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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대륙, 중국 

20년 전쯤, 내 기억이 희미할 정도로 어렸을 때, 아빠는 중국 칭다오로 몇 년간 파견 근무를 가셨었다. 아빠는 집에서도 중국어를 연습하곤 하셨고 한국에 돌아오실 때는 중국의 화려한 붉은색과 휘황찬란한 금박이 어우러진 치파오며 전통 기념품들을 잔뜩 사오셨다. 그게 중국에 대한 내 첫인상이었다.
 


내가 미대에서 패션을 공부하던 시절에는 이랜드 등 중국 진출에 큰 성공을 거둔 패션기업 사례가 케이스 스터디로 빈번히 다뤄졌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글로벌 기업들도 중국 시장 진출에 가속도를 내고 있었고,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는 중국은 매력적인 시장이었다. 나는 자연스럽게 중국이라는 나라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교내 ‘공자아카데미’에서 중국어를 공부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 해 바로 중국학과 복수 전공을 신청해 중국 취업에 대한 꿈을 키웠다.
 

 

21세기 청년 장보고가 되다 

막연했던 중국 진출의 꿈을 쏘아 준 것은 ‘청년 장보고’라는 해외 인턴 지원 프로그램이었다. 선발만 된다면 4개월 간 어학연수·비자 취득·현지 구직 에이전시 비용, 왕복 비행기표 등 600만 원에 가까운 금액을 지원받으며 구직 활동을 할 수 있었다. 2016년 말 졸업을 앞둔 마지막 학기에 지원해 합격했고 그렇게 내 해외 진출 첫 발걸음은 상하이로 향하게 된다.
 

상하이는 전 세계 다국적 기업이 모여 있는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이자 경제 수도로 불린다. 이곳에서 사전 어학 교육(8주)과 직무 교육(6주)을 거치며 지원하고 싶은 기업을 찾고, 지원·구직하는 과정도 동시에 이루어졌다. 현지 중국의 비즈니스 환경을 경험해보고 싶었던 나는 무조건 중국 기업만 골라서 지원했다. 중국어 실력이 가장 부족했던 내가 중국 기업에서 일하겠다는 포부는 다소 무모했지만, 운이 좋게도 원하던 회사에 최종 합격! 그렇게 한국에서도 못 다녀본 중국의 대기업 ‘트립닷컴그룹’에서 인턴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대륙의 대기업 본사 직원만 12,000명

입사 첫날부터 남다른 대륙의 기상에 압도됐다. 트립닷컴그룹(Trip.com)은 중국 1위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이었다. 중국 여행을 해본 사람이면 익숙할 취날(Qunar)과 스카이스캐너(Skyscanner)를 산하에 두고 있으며 전 세계 총 사용자가 4억 명에 이르는 정말 大기업이었다. 특히 씨트립 HQ 건물은 12,000명이 넘는 본사 직원들을 수용하는 어마어마한 규모였다.
 

 

모든 선택에는 책임과 노력이 따르게 마련이다. 내가 소속된 국제사업부(IBU)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부서였다. 중국어도 영어도 완벽하지 않다보니 남들보다 배로 노력해야 했다. 담당 업무에 충실했음은 물론이고, 일부러 일찍 출근해 동료들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는 등 언어적 장벽을 뛰어넘어 소통하기 위해 애썼다. 매일 먼저 출근해 아침 인사를 건네고 화초에 물을 주고 사무실을 가꾸며 모든 사내 프로그램에 지원해 참여했다.
 

덕분에 나는 놀라울 만큼 회사에 잘 적응했다. 사내 잡지에 팀 대표로 한국 시장 기사를 기고하기도 했으며, 주말에 열리는 사내 운동회에 참여해 한복을 입고 마스코트 활동도 했다. 그런 이유로 인턴이 끝나갈 쯤에는 HR 부서로부터 감사의 표시로 소정의 상품권과 편지도 받았다. 도전하지 않았다면 절대 얻지 못했을 값진 결과였다.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는 사람은 설령 실패하더라도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기 위한 무수한 경험과 노력을 통해 나아갈 수밖에 없다. 나 역시 이곳에서의 경험을 통해 어떤 위기에 좌절하기보다는 의지를 갖고 해낼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성공과 실패는 없다. 도전과 경험만 있을 뿐

20대의 도전은 진정 그 자체만으로 소중한 경험이었다. 상하이에서의 인턴십 덕분에 내 인생은 180도 바뀌었다. 나는 한국에 돌아가 취업을 하는 대신, 서로 다른 3곳의 도시에서 공부하고 일하며 계속 해외 진출에 도전하는 길을 택했다. ‘안정’된 생활을 버리고 ‘사서 고생한다’는 주변의 우려가 컸지만, 무엇보다 내가 다양한 문화와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 자체에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기에 후회는 없다.
 

어릴 땐, 본인의 취향을 확실히 아는 어른들이 멋져 보였다. 하지만 이것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경험’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요즘처럼 국경이 사라지고 다양한 선택지를 갖게 된 청년들에겐 경험의 크기가 곧 능력의 차이가 된다. 그러니 어떤 경험이든, 젊은 날의 꿈을 위한 ‘사서 하는 고생’은 단순한 고생이 아닌 자산이 될 것임에 분명하다.
 

나는 아직도 더 많은 세상을 보고 싶다. 그리고 매일 밤 수없이 고민하고 결심하다 아침이 되면 똑같은 하루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이런 길도 있어, 너도 할 수 있어’라고 용기를 주고 싶다. 인생에 정답은 없지만 ‘또 다른 기회의 가능성’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삶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도전, 그것이 맨땅에 헤딩일지라도 두려워하지 말자.
 

* 2021년도 청년 해외진출 성장스토리를 전합니다. 지면 관계상 실제 수기 내용을 조금 각색하여 전합니다. 더욱 자세한 수기는 월드잡플러스(worldjob.or.kr)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업데이트 2022-09-0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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