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해외취업 배로 늘리려면(국민일보, 2015.4.4)
박영범 /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정부가 청년들의 해외취업을 2017년까지 두 배로 늘리기로 했다. 특히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통해 ‘제2의 중동 붐’도 기대된다. 우리나라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 역량 그리고 체감실업률이 20%가 넘는 청년 일자리 문제 등을 고려하면 매우 적절한 정책방향이다.
무엇보다 해외취업을 위한 인턴 및 구직경험을 통해 얻게 되는 도전정신은 우리 젊은이들의 인생에서 돈으로 살 수 없는 좋은 자산이 될 것이다. 열정페이라는 비판이 있지만 정부의 해외인턴 사업의 성과는 이미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염원대로 “대한민국엔 청년이 텅텅 빌 정도로” 젊은이들의 해외취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난제가 많다. 무엇보다도 해외취업 지원을 위한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 정부가 10여년간 해외취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왔지만 취업률 제고라는 단기적 성과에 집중하여 장기적인 인프라 구축에는 상대적으로 자원을 덜 투입하였다. 해외취업도 국내 취업시장과 같이 인력의 미스매치(불균형)가 심각하다. UAE 등 걸프협력회의 6개국도 2014년 기준 구인인원은 671명, 구직인원은 1514명, 취업자는 70명으로 구인 대비 취업자는 10.4%였다.
정부는 올해 5월 개통을 목표로 해외진출 포털사이트인 ‘월드잡 플러스’를 구축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기관별로 해외취업, 인턴, 창업, 봉사 정보를 제공해 왔으나 월드잡 플러스가 구축되면 관련 정보를 한곳에서 검색할 수 있으며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통한 서비스도 제공된다.
해외취업 구직자들이 오프라인을 통해 해외취업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는 현재 케이무브(K-Move) 멘토링 행사 등 제한적이다. 산업인력공단은 올해 케이무브 상담센터를 시범적으로 1곳에 열 계획인데, 추가적인 예산 확보를 통해 보다 체계적이고 다양한 해외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해외의 질 좋은 일자리 발굴과 청년들의 현지정착 지원을 위한 인프라도 확충되어야 한다. 케이무브 센터, 연수기관 등을 통해 취업률에 근거해서 비용을 지원하는 현재의 방식으로는 질 좋은 일자리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 산업인력공단은 올해 독일, 스위스 정부와 직접적인 교섭을 통해 IT나 디자인 분야 인턴을 유럽으로 보낼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외국인력 도입업무만을 담당하도록 되어 있는 산업인력공단의 해외사무소 역할이 해외 구인처 확보를 포함하도록 확대되면 보다 실효성이 있을 것이다.
해외에서 취업해 있거나 인턴을 하는 우리 젊은이들 간 현지소통 및 정보 교류 기회가 활성화되도록 지원하여야 한다. 현재 산업인력공단은 자체적으로 지원하는 해외 체류 인턴들의 커뮤니티를 주요 15개 도시에 구축하고 있다. 산업인력공단이 지원하는 인턴뿐 아니라 해외에 체류하는 우리나라 모든 젊은이들이 참여하는 소통의 장이 주요 거점도시별로 구축되는 것이 필요하다.
끝으로, 해외투자 우리 기업에 취업하는 청년들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회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중국, 동남아시아, 중남미에 진출하여 있는 우리나라 중견기업 및 중소기업들은 필수 기간인력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젊은이들이 해외진출 우리 기업의 중간관리자, 그리고 경영자로 성장하여 간다면 해외 진출한 우리 기업에도, 청년 취업에도 서로에게 유익한 윈윈(Win-Win)의 결과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