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락다운 세대’를 말하다
    팬데믹 시대의 슬픈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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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을 대변하는 단어였던 ‘낭만’은 어느새 옛말이 되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맞아 더욱 극심한 취업난과 생활고, 그리고 사회적 단절까지 겪고 있는 청년들…. ‘락다운 세대’라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한 배경이다. 뉴스 속 경제 이슈와 최신 고용 동향을 살피는 ‘고용플러스 365’에서 자세히 알아본다.
 


락다운 세대의 등장, 그 배경은

락다운(Lockdown)’은 공공방역 조치로 인해 국가와 지역끼리 고립되고 멀어지는 현상을 뜻한다. 이 단어에서 유래한 ‘락다운 세대’란, 코로나19로 인해 교육이 중단되고 고용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사실상 사회에 설 기회가 봉쇄된 세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청년들이 직면하고 있는 이 같은 어려움은 한국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청년경제고통지수 (표1)’에서도 드러난다.

청년경제고통지수란, 15~29세 청년체감실업률과 청년물가지수 상승률을 더해 산출한 것으로 2015년을 기준(100)으로 삼는다. 2017년부터 점차 감소하던 숫자가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표2), 청년경제고통지수의 기준 중 하나인 청년체감실업률은 2019년부터 최근까지 3.6%나 증가했으며, 2018년 이후 0%대를 유지하던 청년물가상승률도 올해 1분기에만 1.2%로 크게 올랐다.

 

소득 줄고 빚 늘고… 생활고 겪는 청년

청년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예시는 하나 더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4년간(2017~2020년) 조사한 ‘가구주 연령대별 근로소득 연평균 증가율 통계(표3)’에 따르면, 모든 연령대의 평균 소득이 증가한 데 반해 29세 이하 근로소득만 –1.1%를 기록했다.

안타깝게도 청년들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도 가파른 증가 추세다. 29세 이하 부채 비율은 2017년 이후 모든 연령층을 통틀어 가장 높다. 부채가 증가하는 속도가 너무 빠르고 자산 증가가 이를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어떨까.

‘연령대별 순자산 증감액(표4)’을 살펴보면, 29세 이하만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초에 실시한 조사로 코로나19의 영향이 미반영된 것인 만큼, 최근에는 청년들의 재무건전성이 더욱 악화했을 것이라 보는 게 타당하다.
 

 

청년은 왜 세상과 단절되는가

청년들이 처한 사회적 어려움은 곧 이들의 심리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취업을 포기하는 청년들이 증가했다.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를 뜻하는 이른바 ‘니트족(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이 그 예다.

올해 1분기 조사에서 취업을 준비하지 않고 ‘쉬었음’이라고 답한 청년이 무려 45만 3천 명에 달한다. 2015년 1분기와 비교하면, 이 같은 청년은 전체 인구 중 3.6%에서 5.1%로 증가했다. 또한, 한 취업사이트에서 20~29세 청년을 대상으로 ‘평소 우울감이나 좌절감을 겪느냐’라는 질문에는 10명 중 8명이 ‘그렇다’라고 답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도 국내 20대 은둔형 외톨이의 수가 13만 5천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스펙을 갖추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으나 사회에서 설 자리를 찾지 못함으로써, 우울증을 겪거나 스스로 사회적 고립을 선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청년의 어려움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덧붙여, 이를 취업 이행기에 겪는 일시적인 문제로 보는 게 오류라고 지적한다. 한편, 정부에서도 청년들이 처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재정 지출을 통해 고용 유지 및 일자리 창출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데이트 2021-06-3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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