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녕(寧), 넘을 월(越).
험준한 산과 굽이치는 강을 부디 편안하게 넘어가시라는 바람을 담은 이름,
‘영월’. 이토록 다정스러운 이름이라니.
이 때문에 ‘걷고, 보고, 느끼는’ 영월에서의 모든 시간은 그저 편안하고 따뜻한 것일지도 모른다.
글. 구보은 / 사진. 영월군청
# 걷다_ 오롯이, 홀로
강으로 막히고
깎아지른 암벽이 버티고 있는
고립무원의 땅.
호젓하고 아름다운 풍경도
열일곱 소년에겐
그저 적막강산이었을 땅.
그 땅을 오롯이 홀로 걸어본다.
한 줄기 바람이,
한 그루 소나무가,
그의 이야기 전하는 듯하다.
청령포
조선 제6대 임금이었던 단종은 왕이 된 지 3년 만에 숙부인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이듬해인 1457년 이곳 청령포로 유배됐다. 삼면이 깊은 강물로 둘러싸여 있고 서쪽으로는 험준한 암벽이 솟아 있어 배 없이는 오지도 가지도 못 하는 곳, 청령포에 가기 위해선 지금도 배에 올라야 한다. 울창한 소나무 숲 한가운데 단종이 기거했던 처소가 재현돼 있고, 마당에는 단종이 기거했음을 알리는 ‘단묘유지비’가 서 있다. 수령 600년이 넘은 소나무는 단종의 슬픔을 모두 지켜보고 들었다 해서 ‘관음송’이라 부른다.
주소
강원 영월군 영월읍 청령포로 133
운영시간
09:00 –18:00 (입장 마감 17:00)
# 보다_ 우연이 만들어낸 기적
시간과 물결이 만들어낸 우연,
그 우연이 빚어낸 웅장한 조각 앞에 선다.
만일 이곳에 강이 흐르지 않았더라면,
그 강이 굴곡을 만들며 휘몰아치지 않았더라면,
그 굴곡이 한반도 모습으로 깎아내지 않았더라면,
그 무수히 많은 ‘만일’을 이겨낸 우연은
이제 운명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한반도 지형
강이 굽이쳐 돌아나가며 침식과 퇴적으로 만들어진 지형인데,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모습과 동쪽은 높고 서쪽은 낮은 형태가 한반도 지형을 쏙 빼닮았다. 지난 2011년 대한민국 명승 제75호로 지정됐으며, 이곳을 포함한 한반도습지는 지난 2015년 람사르 습지에 등록됐다. 인근에 자리한 한반도뗏목마을(선암마을)에 들러, 뗏목을 타고 강을 오가며 이 일대를 둘러보는 것도 추천한다.
주소
강원 영월군 한반도면 한반도로 555
# 느끼다_ 하늘에도 별, 땅에도 별
“곤아, 너 아냐? 별은 말이지, 자기 혼자 빛나는
별은 거의 없어. 다 빛을 받아서 반사하는 거야.”
- 영화 <라디오 스타> 중에서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쏟아질 듯
밤하늘 가득한 별을 올려다본다.
고개를 떨구면 봉래산 아래로 삶의
불빛들이 별들 못지않게 반짝인다.
우리는 서로를 비추는 별,
마음속에 그 말 하나 새긴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별마로 천문대
해발 800m의 봉래산 정상에 자리한 국내 최대 규모의 천문대로, ‘별을 보는 고요한 정상’이란 뜻을 담고 있다. 돔 스크린으로 가상 밤하늘을 체험하는 천체투영실과 실제 하늘의 천체를 관측하는 천체관측실을 갖추고 있다. 별을 보기 위해선 사전 예약이 필수. 홈페이지(http://www.yao.or.kr)에서 온라인 예매가 가능하다.
주소
강원 영월군 영월읍 천문대길 397
운영시간
14:00 – 22:00 (동절기),
15:00 – 23:00 (하절기), 월요일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