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이 아닌 가치를 따르라
    제15회 인적자원개발컨퍼런스 강연자, 비즈니스 프로듀서 서준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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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의 시대가 아니라 개인의 시대다. 한 가지 일에 평생을 거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일들을 동시다발적으로 해냄으로써 자신의 가치와 능력을 증명하는 N잡러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성공한 비즈니스 프로듀서로 꼽히는 서준렬 대표를 만나보았다. 

 

글. 이경희 / 사진. 이성원, 메쉬코리아 제공
 

N잡러 혹은 

비즈니스 프로듀서

서준렬 대표는 바쁜 사람이다. 대기업을 퇴사하고 나와 N잡러로 전향한 지 올해로 7년째, 인터뷰하는 와중에도 그를 찾는 전화와 부름이 쉼 없이 이어지는 모습에서 지금 그의 위상이 새삼 짐작이 간다.
 

현재 서 대표가 하는 일들은 다섯 손가락을 꼽아도 넘친다. ㈜미스터아빠라는 푸드마켓의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고 강남1인커뮤니티센터의 운영법인 대표를 맡고 있다. 명지대학교 겸임교수이면서 동시에 마산에 있는 무학여자중고등학교 이사장직도 수행 중이다. 기획재정부 산하의 사단법인 한국공유경제진흥원에서 기업 컨설팅, 구독경제와 관련된 큐레이팅을 하는 것도 그에게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저는 저 자신을 두고 비즈니스 프로듀서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최근 『개인의 시대가 온다』라는 책을 출판하면서 이에 대한 특강을 자주 다니고 있습니다.”
 

서 대표는 지난 2015년, 12년 동안 잘 다니던 GS리테일에 사표를 내고 나왔다. 가장으로서 주변의 걱정과 우려를 한 몸에 샀지만, 그에게는 불안감 속에서도 믿음이 있었다.
 

“대기업에서 개인에게 주어지는 가장 큰 혜택은 직무를 통해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었다는 거예요. 온라인 MD, 마케팅, 고객응대 서비스, 경영 진단 등의 직무를 돌아가면서 맡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건 중장기전략 TF팀에서 일할 때였습니다. 당시 일반유통기업이 향후 5년, 10년 후에 해야 할 로드맵을 만들기 위해 유럽과 미국, 일본, 세 곳의 사례와 동향을 관찰하고 공부하며 전략을 수립했습니다. 그때 기획했던 아이디어가 지금의 ㈜미스터아빠입니다.”
 

 

그러나 사표를 내기까지는 준비가 필요했다. 그는 1년 전에 퇴직을 결심했고 구체적인 준비는 6개월 전부터 했다. 첫째, 돈을 벌 수 있는 수익 구조, 둘째 가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자 목표를 세우고 그 아래에 촘촘하게 세부계획을 세웠다.
 

“1년 전부터 월급으로 적금을 들었어요. 저축한 것으로 퇴직 이후에도 다시 월급을 받는 형태를 만든 거죠. 경제적으로 위축되면 창의적인 사고도 위축되니까요. 당장 캐시카우(Cash Cow, 수익 창출원, 수익 창출을 위한 상품이나 사업을 의미)를 만들어야 하니 만들 수 있는 상품, 유무형의 서비스 등을 계속 리스트 업했고, 퇴직하는 순간 바로 직업이 이어질 수 있도록 대학의 시간강사로 일했습니다.”

 

인맥을 관리하라, 네트워크

마케팅을 하라

이처럼 망망대해로 뛰어들기에 가장 필요한 자질은 무엇일까. 서준렬 대표는 ‘개인의 시대’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인맥관리, 네트워크 마케팅이라고 말한다.
 

“인맥관리, 네트워크 마케팅을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은 서로의 니즈가 정확히 파악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빨리 알아채지 못하면 기대치는 높아지고 만남의 피로도는 자꾸 증가합니다. 그러다 보면 사조직, 잡담을 나누는 관계로 전락할 수 있죠. 저는 3번의 만남 이내에 상대방과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프로젝트를 경험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낭비적 요소가 없이 가야만 일과 관계의 균형을 만들 수 있어요.”
 

 

서준렬 대표는 온라인커뮤니티에서도 의견이 맞는 사람끼리 만나면 관계의 정확도가 올라간다고 말한다. 애견모임이 있다면 그 안에서 노견을 키우는 사람들끼리 만나야 정보의 정확도와 공유가 빠르게 증가한다는 것이다. ‘조금 더 디테일하고 마이크로 한 것’이 앞으로 트렌드가 될 것이라는 서준렬 대표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네트워크 마케팅을 통해 1+1을 3이나 5로 만들어야 기업형 혹은 대규모 조직을 상대할 수 있습니다. 내가 디자인을, 상대가 마케팅을 잘한다고 해서 서로 그것만 하는 게 아니라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 가진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협업모델을 만들어야 해요. 네트워크 안에서도 전략과 전술을 구분해서 확장모델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는 N잡러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사업이 곧 ㈜미스터아빠라고 말한다. 미스터아빠라는 브랜드가 가진 성격 자체가 N잡러형 기업이라는 것이다.
 

“생산, 구매, 유통, 서비스를 잘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걸 베이스로 경쟁력을 접목해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굉장히 유연한 조직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조직을 미스터아빠에 많이 담아내고 아주 빠르게 움직였죠.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확대될 때 누구보다 빨리 경상남도 지자체와 함께 뛰어들어 매출을 극대화한 것이 그 예입니다.”
 

2020년 ㈜미스터아빠로 소비자 대상을 수상했을 때 자신이 몸담았던 GS리테일과 함께 같은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는 것은 그에게 새로운 감회를 안겨주었다. 대기업이 아니라, 개인이 모여서 만든 조직, 기업도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모범 사례가 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출시 준비 중인 ‘세계 밀키트 편의점’은 빠른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N잡러 기업, ㈜미스터아빠의 특화된 사업으로서 또 다른 성장의 도약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자신에 대한

성찰이 우선이다

N잡러 시대에 많은 이들이 N잡러를 꿈꾸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성공 가도를 달리기란 결코 쉽지 않다. 예상보다, 각오보다 훨씬 준비할 게 많기 때문이다.
 

“N잡러는 꼭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은 아닙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어떻게 사회에 가치 있게 쓸까 하는 부분이에요. 이 부분을 연마하다 보면 몇 년 뒤에 이 부분이 수익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스스로 충분히 학습을 하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야 직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이죠. 또, 보편적으로 내가 아는 영역에서만 사업 능력을 발휘하려고 하는데, 특정한 전문기술이 없다면 주변에서 N잡러스러운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 내 역할을 만들 수도 있다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서준렬 대표는 ‘내가 왜 창직이나 창업, 다양한 직업을 갖고 싶은가’에 대해 성찰하되 캐시카우를 만들 1~3개의 일에 서둘러 도전해보라고 전한다. 멀리서 찾기보다 조직에서 내 직무를 들여다보고, 관련 직무를 통해 충분히 다방면으로 뻗어나갈 수 있다는 게 비즈니스 프로듀서로서 그의 조언.
 

 

서준렬 대표는 오는 9월 13~14일, 양일에 걸쳐 이루어질 제15회 인적자원개발컨퍼런스의 강연자로 나설 예정이다. 실무와 이론, 그동안 축적해온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참가자들이 무엇을 준비하고 자신의 능력을 어떻게 스마트하게 발휘할지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그. 그의 미소 띤 얼굴에서 집단에서 개인의 시대로 넘어오는 시점, 우리 시대의 가장 든든한 안내자를 발견한다.
 

“좌우명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을 신에게 바치듯 열심히 해봤나? 만일 해봤다면 내일은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 몰두하고 있는 일, 그리고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말이죠.”
 

한 가지 일에 최선을 다했다면 반드시 그다음 길이 열릴 거라는 그의 말에서 N잡러의 살아있는 DNA가 보인다.

 

업데이트 2021-09-0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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