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을 만한 사람
    청렴학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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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유봉환 대주회계법인 본부장,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감사 

 

회계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필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명제는 회계 정보가 갖추어야 할 기본 속성인 정보의 유용성과 신뢰성이 아닐까 한다. 기업 회계는 '기업의 경영 성과와 재무 상태에 관한 정보를 정보이용자들의 의사결정에 필요한 형태로 요약하여 전달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제공되는 정보는 이용자의 목적에 적합하고 믿을 만한 것이어야 한다는 명제를 기본으로 한다.
 

이러한 명제를 충실하게 달성하기 위해 회계 기준을 만들고, 또한 이를 준수하였는지에 대해 비용을 들여가며 외부의 전문가를 통한 회계감사를 실시하는 등의 안전장치를 두고 있기도 하다.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에서 후보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많은 정치 지도자들이 자신의 신념과 정책을 국민들에게 제시하며 선택을 호소하고 있다. 대체로 모두 뛰어난 이력과 경륜을 갖춘 분들이지만 각 정당의 지지자들을 제외하고 일반 국민들의 반응은 그다지 마땅해하지 않는 듯한 상황으로 보인다.
 

정치지도자를 국민의 손으로 직접 선출하는 선거에서 어떤 사람을 선출할 때는 그 사람이 국가를 대표하고 국정을 통괄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므로 보통 사람을 뛰어넘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자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에 그러할 것으로 믿고 뽑았던 이들이 우리를 실망하게 한 전례를 많이 봐 왔다.
 

따라서 이 시점에 우리는 어떤 사람을 우리의 지도자로 뽑을 것인가? 필자는 이 질문에 회계 정보가 갖추어야 할 속성을 떠올렸다. 유용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유용한 정보가 기업에 대한 투자 의사결정에 도움이 주듯이 유용한 지도자는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이끌어 주고 국가를 안전하게 관리해 줄 수 있는 자여야 할 것이다.
 

즉 중장기적인 국가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자는 관련 직책에 유용한 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신뢰할 수 있는 자가 되기 위해서는 정직한 자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찍이 도산 안창호 선생께서는 “거짓이여 너는 내 나라를 죽인 원수로구나. 군부(君夫의) 원수는 불공대천(不共對天)이라 했으니, 내 평생에 죽어도 다시는 거짓말을 하지 아니하리라” 하며 지도자의 덕목으로 가장 먼저 참될 것(務實)을 들었다.
 

이는 아무리 잘 다듬어진 정보라 할지라도 신뢰하지 못할 정보라면 그 유용성이 매우 낮아짐 같이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지도자라 할지라도 국민을 속이고 거짓말을 하는 자는 믿을 수 없고 우리를 불행하게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발달된 정보시스템은 모든 거래에 대하여 증적을 남기기 때문에 거짓 정보는 더 묻히지 아니하고 언젠가는 밝혀지게 된다. 이제는 더 거짓으로 국민을 속이려는 자들이 발붙이지 못하게 거짓에 대한 엄중한 잣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시적인 눈가림으로 거짓 정보를 생성하고 이를 퍼트리는 것에 대해 훨씬 중대한 범죄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믿을 수 있는 신용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로가 서로에게 믿을 수 있는 자가 되어야 할 것이며 우리가 원하는 지도자는 더욱더 그러해야 할 것이다.
 

업데이트 2021-12-01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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