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에는 답이 없다, 오직 원칙만 있을 뿐
    공단 상생협력관 참여기업 경인산업안전연구소 김명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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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환 대표는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현대건설에서 근무하면서 국내외 건설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퇴직 이후 그간 쌓아온 노하우와 업력을 집결해 산업안전 현장에서 재해예방 기술지도와 건설안전 컨설팅을 위해 밤낮으로 달리고 있는 김명환 대표를 만났다.
 


대표님께서 건설안전 분야에 관심을 두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한 뒤 모 건설에 1976년에 입사하여 2006년 12월에 퇴직했습니다. 그중 해외에서 일한 기간이 꽤 길었는데 사우디에서 3년 반, 말레이시아에서 2년, 싱가포르에서 3년 반, 베트남에서 2년 반을 비롯해 해외 장기 출장 등이 많았습니다.

첫 해외 근무였던 사우디아라비아 건설 현장에서 3년 반 동안 19명이 안전사고로 사망하는 걸 목격했습니다. 당시 충격을 많이 받았죠. 안전교육을 충분히 받았다면 방지할 수 있던 일들이었습니다. 앞으로는 안전이 중요해지겠구나 싶었죠. 국내에서도 산업안전보건법이 개편되기 시작했습니다. 국내에 돌아와서는 마포 건설 현장에서 일했는데, 당시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마포에 있었어요. 그때 건설안전기술사 자격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워낙 어려운 시험이라 제대로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산업안전공학 전공으로 대학원에 진학해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경인산업안전연구소는 어떻게 설립하게 된 건가요?
퇴직 후 방계회사에서 3년 일하고,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서울과학기술대와 경기대 수원캠퍼스에서 겸임교수와 전임부교수로 2015년까지 후학을 양성했습니다. 그러다 2015년 학교에서 정년퇴직을 했지요. 처음 몇 달은 여행으로 쉬기도 했지만, 산업현장에서 익힌 노하우를 묵히는 게 아쉬웠습니다.
 


그러던 차에 대학 동창이 국토교통부 산하에서 안전진단기관을 하는데 도움을 요청하더라고요. 안전진단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라고 권했습니다. 2016년에 건설안전기사와 산업안전산업기사 자격을 취득했고, 2018년에 산업안전지도사 자격을 취득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듬해 3개월 동안 교육을 받았는데 2020년에 산업안전보건법이 전면 개편이 되면서 법이 강화됐습니다. 예를 들면, 현장에 한 달에 한 번씩 기술지도를 나갔다면, 한 달에 두 번을 해야 하는 식으로 법이 바뀐 거죠. ‘이건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구나’, ‘안전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었구나’ 해서 2020년 9월 경인산업안전연구소를 설립, 지금까지 고용노동부 지정 건설재해예방전문지도기관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경인산업안전연구소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건설 현장에서 재해예방 기술지도와 건설안전 컨설팅을 합니다. 예를 들어 건물 공사를 시작하면, 발주자인 건축주는 법적으로 기본 안전보건대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만들지 않으면 과태료가 천만 원입니다. 이걸 만들어서 설계사에게 넘기면 설계사는 설계안전보건대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제대로 만들려면, 전문가 검토를 거쳐야 합니다.

설계사는 완성된 대장을 다시 건축주에게 보고하고, 건축주는 다시 전문가에게 의뢰해서 적정한지를 검토받습니다. 그리고 시공사 측에 검수가 끝난 설계안전보건대장을 전달합니다. 그러면 시공사는 다시 공사안전보건대장을 만듭니다. 그다음에는 공사안전보건대장대로 제대로 일을 하고 있는지 3개월
에 한 번씩 점검합니다. 경인산업안전연구소는 이 모든 과정의 용역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곳입니다.
 


1980년대와 비교하면 안전의식과 관련 법령이 크게 개선되었지만, 아직도 보완할 점들이 많겠죠. 

우리가 의식주에 걱정이 없는 상황일 때, 그다음부터는 ‘안전’ 의식을 따지게 됩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지만, 동남아시아나 외국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완전한 선진국입니다. 다만, 선진국이 대게 안전을 굉장히 중요시하는데 우리는 그 과정이 압축된 채 성장했죠. 예를 들어 이 자리에 ‘콘크리트’를 친다면, 우리나라 법상으로는 감리가 와서 검토하면 문제없어요. 그런데 외국은 감리가 검토해도 최종적으로 안전담당 엔지니어가 와서 승인하지 않으면, 콘크리트를 칠 수 없습니다. 구조적으로 안전에 관한 시스템이 더 강력한 거죠. 저는 지자체에서 공사 허가를 내줄 때 공사 관계자들의 안전교육 이수가 의무화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건축주는 물론 현장 직원들까지 일관된 안전교육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김포에서는 경인산업안전연구소가 산업안전과 관
련한 유일한 연구소라고 들었습니다.

네, 현재 김포시에서 이러한 용역을 맡은 회사는 저희뿐입니다. 건설회사의 안전 및 보건에 관한 계획수립, 안전보건대장 작성 및 확인, 공사 금액 1억 이상~120억원 미만 현장의 건설재해예방 기술지도, 건설공사 안전컨설팅 등을 주 업무로 하는 상황에서 한번 저희와 일을 하거나 교육을 받은 업체는 대부분 다시 연락이 옵니다. 소규모 사업체이지만, 재계약률이 굉장히 높은 것이 특징이지요. 거래처에서 큰 신뢰를 보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최근 책자를 하나 만드셨다고 들었어요. 관련 이야기를 부탁드립니다.

2019년도까지는 3억 원이 넘는 공사현장이 기술지도 대상이었습니다. 그런데 법이 강화되면서 1억 원 이상의 현장도 기술지도를 받아야 합니다. 그러니 3억 원 이하 공사를 하는 사람들은 ‘작년에는 그냥 했는데 왜 갑자기 기술지도를 받으라고 하느냐’라며 씩씩대고, 어떨 때는 육두문자를 날리기도 합니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바뀐 법 조항에 대해 헷갈려 합니다. 국토교통부 관련인지, 고용노동부 관련인지, 행정안전부 관련인지 헤맵니다. 그래서 건설기술진흥법과 산업안전보건법에 해당하는 조항들을 모아서 비교 및 검토한 책자를 만들었습니다. 책을 주면 받는 사람들이 굉장히 고마워합니다.

제 입장에서는 사실 이러한 정보들이 다 수익과 연결됩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산업현장 관계자들이 더 명확하게 이해하면서 일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책을 만들었습니다. 진정으로 안전을 위한 길이니까요.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현재 개인사업자로서 일할 수 있는 지역 범위는 인천광역시, 경기도, 강원도까지로 한정적입니다. 내년부터는 지역 제한이 없어지기 때문에, 마음이 맞는 전문가들을 영입해서 법인으로 전환한 뒤, 전국에 지사를 두고 일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산업안전 관련 강의와 교육을 하려고 합니다. 그간의 저의 경험과 노하우를 묵히지 않고, 산업 현장에 적극적으로 전파하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건설 현장에서 사람들이 마음 놓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그 날까지 열심히 노력하고 싶습니다.

 

업데이트 2021-12-2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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