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걷는 길이 곧 세계 섬유 잉크의 역사입니다
    공단 상생협력관 참여기업 (주)에이원 김성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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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세워진 (주)에이원은 대한민국 최초의 섬유 인쇄용 플라스틱졸 잉크를 개발한 업체이다.
우리가 익히 아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리복, 아디다스 등 의류에 찍혀 있는 문양들은 대부분 (주)에이원의 잉크로 인쇄된 것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에이원의 위상은 거대하다.
국내를 넘어 세계로, 친환경 제품 개발로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는 (주)에이원의 김성구 대표를 만났다.
 

 

_ 회사를 창립한 시기가 1995년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섬유잉크 사업을 하게 되셨나요.

섬유잉크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 ‘자동화 시스템 도입’과 연관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섬유 인쇄를 사람이 직접 하는 소규모 형식이었는데, 우리나라가 88올림픽을 유치하면서부터 경기가 호황을 맞으면서 판도가 달라졌죠. 다른 공장에 있는 근로자에게 월급을 더 주고 데려올 정도였어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시 대통령이 사업자금을 저리로 융자해 줄 테니 공장을 ‘자동화’하라고 독려했습니다.
 

 

그때 섬유 인쇄 자동화 기계가 외국에서 들어왔는데 자동화 기계에 사용하는 잉크까지 함께 들어왔습니다. 섬유 잉크는 완전히 수입에 의존하는 형태였죠. 그때 저는 섬유 잉크에 관심을 두고, 개발하기 시작했던 시점이었어요. 페인트 업계와 그라비아 인쇄 업계에서 일했기 때문에, 섬유 잉크에 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가 있었죠. 결국 자동화 기계가 본격적으로 들어오면서 ‘이 사업을 해봐야겠다’ 마음을 먹고 (주)에이원을 창업했습니다.
 

_ 수입 잉크를 국산화하기까지의 과정이 쉽지는 않으셨을 듯합니다.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저희가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저희가 유일하다시피 합니다. 처음에는 영업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찾아와서 섬유 잉크를 사가는 식이었죠. 그러다가 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규모가 큰 공장에서 자동화 시스템을 여러 대 갖추었는데, 섬유 잉크는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죠.
 


예를 들어, 잉크 20가지를 갖고 있어도, 그중 한 가지가 빠지면 작업을 못 해요. 필요한 시점에 수입을 하려고 해도 도착까지 한 달이 넘게 걸리고, 그 가격도 만만치 않죠. 그러니 국내에서 이 잉크를 보급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당시 섬유 인쇄업종 사장님들이 제게 상당히 고마워했습니다. 첫 제품을 만든 건 온전히 저의 아이디어였지만, 이후에는 인쇄업 사장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품이 점점 업그레이드됐습니다.
 

_ 현재 어느 정도 수출을 하고 계시는가요?

현재 약 3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중국, 러시아를 거쳐서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필리핀 등에 진출했고, 지금은 중남미 쪽에도 수출하고 있습니다. 중남미에서 우리 잉크를 찾는 이유는 미국산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품질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에요.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본 현지인들도 덩달아 우리 제품을 수입하면서 수출량이 늘고 있습니다. 생산품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소비할 정도로 수출의 규모가 커졌습니다.
 

 

_ 섬유 잉크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먼저, 섬유 잉크는 세탁해도 지워지지 않아야 하고 번지지 않아야 합니다. 여러 번 세탁해도 변형이 일어나지 않아야 해요. 그리고 또 하나, 위해 성분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피부에 직접 닿기 때문이지요. 특히 아이들도 입을 수 있는 옷이려면 친환경이어야 해요. 친환경 제품이 맞는지 해마다 검토하고, 그 정보를 갱신해야 합니다. 이러한 부분을 신경 써서 만들어낸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_ 제작 과정에서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주로 어느 브랜드에서 활용되나요?

수요자 맞춤형 잉크를 생산합니다. 기본적으로 고기능 섬유인쇄잉크 제품인 플라스티졸Plastisol, 실리콘Silicone, 수성Waterble, 우레탄Urethan 및 라벨Label 잉크ink 등을 개발해 섬유용 인쇄잉크 산업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현재 나이키Nike, 리복Reebok, 아디다스Adidas, Target 및 Walmart 등 세계적인 브랜드에 쓰이고 있고, 유럽 친환경인증(Eco-Passport/Class 1)과 Adidas(A-01) 및 Nike(factory code certified) 인증서 또한 보유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제품으로서 가장 인증이 까다로운 유아복에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_ 오랜 세월 탄탄하게 회사를 운영해오신 대표님의 철학이 궁금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정직하게’, ‘정석대로’ 일하는 것입니다. 직원들한테도 늘 얘기해요.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트릭을 쓰지 말라고요. 색을 만들고 인쇄하고 납품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돌발 상황이 있을 수 있고,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렇게 복잡한 상황일수록 더 철저하게 원칙대로 일합니다.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고, 책임질 게 있다면 당연히 책임져야 하지요. 순간의 손해나 질타를 면하려고 더 큰 걸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_ (주)에이원의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이 사업은 파이를 키운다고 해서 무한정으로 크는 사업은 아닙니다. 인쇄 업체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상황에서 함께 진출하자는 제의도 받습니다. 하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해도 국내에서 기반을 잡은 채로 세계 각국과 거래를 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 현행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국내 사업을 접고 현지로 따라가는 섬유 잉크업자들도 있습니다. 그러면 거래처들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가격도 저렴하면서 소량 주문이 가능한 업체와 계약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결국에는 다시 돌아오더라고요. 오랜 시간 신뢰를 쌓아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경기가 안 좋아서 소비심리가 많이 위축됐지만, 다시 경기가 살아나면 우리 업체의 상황도 좋아지리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처럼 모든 직원이 성실하게 일하고 싶습니다.

 

업데이트 2022-02-0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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