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대여 업체였던 넷플릭스는 어느덧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그 비결에 대해 논할 때 절대 빠뜨리지 않는 것이 바로 지난 2009년 넷플릭스의 최고경영자 리드 헤이스팅스가 공개한 130쪽 분량의 문서 ‘우리의 자유와 책임 문화에 대한 참고 가이드’다.

이를 바탕으로 넷플릭스가 구축한 조직문화를 3단계에 걸쳐 살펴보고자 한다.

1. 인재 밀도를 높여라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을 말할 때 가장 먼저 이야기해야 할 것이 인재 밀도다. 인재 밀도란, 조직에 유능한 인재가 모여있는 정도를 뜻한다. 여기에는 숨은 이야기가 있다. 천하의 넷플릭스에도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2001년 회사의 재무적 상황이 나빠지면서 직원의 3분의 1가량을 해고해야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해고 이후 오히려 남아있는 직원들의 사기가 높아지고 더 성공적인 성과를 창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경험을 통해 사람은 인재 밀도가 높은 환경에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모든 직원이 뛰어나면 서로에게 배우고 서로가 의욕을 불러일으켜 성과는 올라간다.
 

넷플릭스는 이처럼 인재 밀도를 높이기 위해 인력을 채용할 때 시장에서 그들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금액을 제시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냉정함이 있다. 만약 최고의 인재에게 최고의 대우를 할 여유가 없다면, 그보다 못한 사람을 몇 명 내보내 그 돈으로 최고를 붙들라고 말하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사람의 수가 줄었지만, 직원 한 사람이 가진 재능의 크기는 더욱 커진다. 즉, 넷플릭스에서 강조하는 인재 밀도가 높아진 셈이다.

2. 솔직한 문화를 조성하라

높은 인재 밀도를 확보했다면 이제 솔직한 문화를 도입할 준비가 끝났다. 솔직한 피드백이 잦아지면 팀과 회사의 업무 속도와 능률이 올라가기 때문에, 넷플릭스는 직원들 모두가 자기 생각을 솔직하고 정확하게 말하기를 독려한다. 예컨대 정식 회의에 피드백 시간을 별도로 마련하는 식이다. 다만, 이때 피드백은 어디까지나 선의를 가지고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한 후 자신의 감정과 의견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이를 위해 직원들에게 피드백을 주고받는 방법을 교육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다.

이렇게 탄생한 A 피드백 지침 은, (피드백을 줄 때)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으로 하라, 실질적인 조치를 포함하라 (피드백을 받을 때) 감사하라, 받아들이거나 거부하라 등이다.
 

동시에 넷플릭스의 솔직한 문화는 모든 사람이 가능한 한 많은 것을 공유한다는 의미를 담고있다. 넷플릭스에서는 이것을 ‘선샤이닝’이라고 부르는데, 모든 정보를 양지로 가지고 나올 것을

강조한다. 이때 직원들에게 공개되는 정보 가운데는 매우 민감한 재무 정보와 전략 등도 포함되어 있다. 직원들이 회사의 민감한 정보를 적절히 다룬다면, 그런 신뢰를 바탕으로 책임감은 더욱 강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3. 통제를 제거하라

이제 통제를 제거할 차례다. 넷플릭스에 없는 것이 몇 가지 있다.

바로 휴가, 출장비, 경비 사용 규정이다. 보통의 회사라면 1년에 사용할 수 있는 휴가 일수는 물론, 거리나 직책 등에 따라 출장비가 정해져 있을 것이다. 그러나 넷플릭스에서는 회사 차원의 휴가 정책 없이 직원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또한, 어떤 의사결정도 승인받을 필요 없이 자신이 옳다고 판단하면 실천에 옮기라고 말한다.
 

다만 이때 지켜야 할 단 하나의 원칙이 있다. 바로 ‘넷플릭스에 가장 이득이 되게 행동하라’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음날 있을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야간 항공편으로 이동할 때 비즈니스석을 이용하는 것은 넷플릭스에 이득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자칫 불편한 여정으로 인해 중요한 업무를 그르치게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직원들에게 자유를 주면 회사 일을 자기 일처럼 여겨 더욱더 책임감 있게 행동한다. 이것이 넷플릭스를 가장 대표하는 ‘자유와 책임Freedom and Responsibility, F&R’ 문화다. 오늘날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화시대에 필요한 것은 혁신과 속도와 유연성이라는 것을 몸소 실천하고 성과로 증명해낸 넷플릭스. 앞으로 또 어떻게 성장하고 혁신할 것인지 그 미래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