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핸드백 제조사의 해외 영업부에서 제품 개발을 담당하다가 커리어 전환의 필요성을 느끼고 퇴사한 후 온라인 플랫폼 기반으로
의류 사업을 하면서 디지털 마케팅 분야로 커리어를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 과정에서 국내가 아닌 말레이시아 내 대기업 광고지원팀의 구인공고를 봤습니다.
‘디지털 마케팅 컨설턴트’와 ‘온라인 플랫폼 내 콘텐츠 모더레이터’ 포지션이었습니다.
디지털 마케팅 컨설턴트 VS 콘텐츠 모더레이터
쿠알라룸푸르 기업 소속 ‘디지털 마케팅 컨설턴트’ 직무는 기업의 온라인 광고 계정을 사용하는 고객을 지원하는 업무로, 데이터 분석 및 결과 해석 능력, 솔루션이나 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소프트 스킬, 상담과 더불어 상당한 영어 구사 능력을 요구했습니다. 이력서, 자기소개서 제출 뒤 회사 지정 온라인 영어 시험을 별도로 진행했습니다.
시험 결과 제출 후, 약 100페이지 분량의 기업 광고 시스템 자료를 받았고, 5일의 준비 기간이 주어졌습니다. 실무진 면접은 한국어로 진행되었고, 자료를 바탕으로 광고주의 상황과 예산, 요구 사항에 따라 얼마나 응용해서 논리적으로 상담할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보는 자리였습니다. 1회차 실무진 면접에서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재차 연락이 와 한 번 더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페낭 기업 소속 ‘콘텐츠 모더레이터’는 온라인 플랫폼 내 광고를 검토, 보고하는 업무로 MS 및 컴퓨터 활용 능력, 영어 의사소통 능력을 요구했습니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제출 뒤 회사에서 요구하는 EF SET 온라인 영어 공인 시험에 응시했습니다. 이외에도 한영 타자 검정, 성격 유형 검사 과정을 거쳐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1차로 인사팀 내 한국 채용 담당자분과 한국어로 면접, 2차로 트레이닝 팀 매니저와 영어로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두 회사의 면접 일정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근무 시간, 공휴일, 급여, 복지 및 혜택 등 다양한 조건을 비교해 볼 수 있었습니다. 생활비 면에서 더 경제적이고, 도시 분위기가 여유로운 페낭에 위치한 BPO 회사에 콘텐츠 모더레이터로 입사를 결정했습니다.
입사를 위해 비자 발급에 필요한 몇 가지 서류를 준비했습니다. 구직 신청서, 최종 학력 성적서, 졸업 증명서, 최근 3개월 동안의 급여 명세서, 백그라운드 체크(신원 조회 및 추천서)를 영문으로 준비해 여권 스캔 사본, 증명사진과 함께 제출했습니다. 오퍼레터와 근로 계약서에 사인했고, 2020년 4월, 입사일에 맞춰 비자 발급을 신청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합격 및 오퍼레터 발급 후 비자 발급까지 5~6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6개월의 긴 기다림 끝에 10월에 입사했습니다.
1년 차 콘텐츠 모더레이터의 경험담
콘텐츠 모더레이터는 사용자들의 SNS 플랫폼 이용 경험이 쾌적하고, 우수하도록 적정 수준의 콘텐츠 품질을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첫째, 개인의 가치 척도, 추측이나 가정에 기반한 판단을 배제하고, 고객사의 정책과 합의 내용에 기반해 콘텐츠 내용을 검토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창의력보다는 직관력, 감성보다는 이성적 판단이 요구되는 직무입니다.
둘째, 업무에 근간이 되는 고객사의 정책은 광범위한 주제를 담고 있고 양이 많습니다. 정책 적용 후 애매하거나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 발견되면, 추가로 논의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세웁니다. 그러므로 호기심, 독해력, 필요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찾아내는 능력,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꼼꼼함 등이 필요합니다.
셋째, 개인, 팀, 부서의 업무 수행 능력은 철저하게 정량적 값, 데이터에 따라 평가됩니다. 검토한 콘텐츠 개수, 각각의 콘텐츠 검토 시간, 검토 내용이 모두 기록됩니다. 촘촘하게 설계된 시스템 내에서 세팅된 목푯값을 가지고 일하므로, 빠른 속도로 정확하게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PC 셧다운제와 같은 역할을 하므로, 초과 근무 없는 저녁 있는 삶이 가능합니다. 여유가 생기니 자연스레 다양한 취미가 생겼습니다. 퇴근 후엔 베란다 정원 가꾸기, 리폼, 독서와 같이 몰입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신선한 재료로 건강하게 식사를 준비해 먹습니다. 스스로를 돌보고 챙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최적화’ 시스템을 내 삶에 적용하기
현 직장에서 근무하며 관찰한 것 중 흥미로웠던 점을 한 가지 꼽자면 ‘최적화’에 아주 적극적이라는 것입니다. ‘All Ideas Matter.’라는 슬로건 아래 ‘ERCC’ 캠페인을 전면적으로 실시합니다. ‘ERRC’는 업무에서 ‘제거해야 할 요소(Eliminate)’, ‘감소해야 할 요소(Reduce)’, ‘향상시켜야 할 요소(Raise)’, ‘새롭게 창조해야 할 요소(Create)’ 등 네 가지 요인을 발굴해 활용하는 전략 도구로, 이와 관련한 의견을 제시하는 별도 플랫폼이 존재하며, 아이디어 채택 시 그에 합당한 보상과 혜택이 주어집니다.
저는 삶에서도 이러한 아이디어를 찾고, 제 삶을 최적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성인이 된 이후 영국 워홀, 몰타 교환 학생, 싱가포르 인턴, 서울 말레이시아 등지에서의 직장 생활 등 도전의 시간을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 ‘도전’은 익숙한 환경에서는 볼 수 없었던 나의 이면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도전이 가져올 잠재적인 변화들을 믿고 시도하시기를 바랍니다. 아무쪼록 다양한 도전이 여러분을 낯선 풍경들 속으로 이끌어 주길 바랍니다.
* 2021년도해외진출 성장스토리를 전합니다. 지면 관계상 실제 수기 내용을 조금 각색하여 전합니다.
왜, 말레이시아?
① 한국보다 저렴한 생활비 : 한국과 비교했을 때 초기 정착 비용 부담이 적고, 훨씬 더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습니다. 장바구니 물가도 저렴합니다.
② 영어로 의사소통 가능한 환경 : 모두 외국계 기업이었지만, 한국 시장을 지원하는 업무였기 때문에 요구되는 영어 수준이 생각만큼 높지 않았습니다. 영어 사용이 요구되는 직무를 준비해왔다면 큰 문제 없이 면접을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③ 경력 필수조건 아니지만, 인정 가능 : 업무 투입 전후로 트레이닝을 거치기 때문에 배움의 의지가 있다면 해낼 수 있습니다. 경력자의 경우 동종 업계 경력이 인정되면 같은 포지션이라도 500~1,000링깃, 한화 14~28만 원 정도 급여의 차이가 있습니다. 협의 가능한지 확인하기를 권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