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초의 의료장비 명장 의료장비 분야의 새 장을 열다
    대한민국 명장(의료장비) 김병철 (주)서린메디케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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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차근 굴곡진 시간을 따라 움직이며
목표와 꿈을 이루는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에는 가벼운 설렘과 흥분이 가득하다.
2년 전, 의료기기 분야 최초로 우수숙련기술자로 선정된 김병철 대표가 거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국내 최초 의료장비 ‘명장’으로 선정된 지금,
‘최초’라는 묵직한 타이틀을 연거푸 2개나 달게 된 김병철 대표를 만나러 가보았다.
그와 그를 둘러싼 환경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최초’라는 묵직한 타이틀을 연거푸 2개나 달게 된 김병철 대표를 만나러 가보았다.


명장으로서 받는 것들
“오랜만입니다. 반갑습니다!”
김병철 명장이 취재진의 두 손을 맞잡는다. 우수숙련기술자가 아닌, 명장으로 만난 그의 얼굴에는 미소와 반가움이 가득하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구미시에 위치한 금오공업고등학교 전자과에 진학했던 17살 청소년이 2021년 마침내 의료기기 분야 최초의 명장으로 선정되기까지- 그 사이에 김병철 명장이 기술인으로서 쌓아올린 집요한 의지와 노력이 얼마나 촘촘히 아로새겨져 있을지 범인으로서는 감히 짐작이 어렵다.

우수숙련기술자라는 명예를 얻었지만 지난 2년간은 그에게 만만치 않은 시간이었다. 수출이 주종목인 사업에서 코로나19로 수출 길이 막히면서 어떻게든 살아남는 게 목표가 되어 버렸던 탓이다.


“그 시간 동안 R&D에 집중을 했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특허가 많았기 때문에 특허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고 그나마 세계 각국으로 수출을 하는 상황 속에서 여기가 터지면 저기서 풀리고, 여기가 막히면 저기서 해결되고 이런 식으로 버텨왔어요.”

김병철 명장 뒷편에 자리 잡은, 지난해에 받은 300만불 수출탑이 얼핏 눈에 들어온다. 2번의 도전 끝에 명장이라는 큰 명예를 얻는 김병철 명장에게 가장 궁금했던 질문을 던졌다. 명장이 되고 난 뒤의 변화에 대해서 말이다.

“그동안 저희 비즈니스 파트너는 의사들이었어요. 그런데 의사들 모임에 가면 제가 존재감이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명장이 되고나서는 그동안은 그렇게 설명하려고 해도 기회를 안주더니(웃음) 사람들이 먼저 나서서 이 친구가 대한민국 의료장비 1호 명장이라고 다른 의사들에게 소개를 해주더라고요. 그러면서 기술적으로 궁금한 걸 물어오고 함께 비즈니스를 해보자고 제안이 들어오고, 제가 천 마디 말을 하는 것보다 ‘명장’이라는 타이틀이 정말 너무 많은 걸 설명해주는구나 하는 걸 매순간 실감하고 있습니다.”

영업방식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데모도 만들고 소개자료도 만들며 이런저런 준비를 했어야 했는데 지금은 ‘대한민국 최고의 의료장비 전문가’로서 바로 신제품을 들고 설명할 수 있다고. 현재 석박사통합 과정을 밟고 있는데 소식을 접한 교수님들도 이제는 ‘학생’이 아닌, ‘전문가’로 대해주는 것도 달라진 점이라고 너털웃음을 짓는다.

난치병으로 알려진 백반증 치료가 가능하다
김병철 명장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변화는 또 있었다. 새로운 의료장비를 여전히 쉬지 않고 개발, 런칭하고 있는 (주)서린메디케어의 기술발전이 바로 그것이다.

“최근 백반증을 치료할 수 있는 SST 장비를 출시했습니다. 이는 유레카 피부과의 김동석 원장님과 함께 개발한 제품으로 백반증은 사실 그동안 치료 방법이 없는, 불치병·난치병이라는 진단을 받아온 질병인데 SST로 인해 백반증을 치료하는 게 가능해졌어요. 세계적으로도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SST 피부이식술은 백반증 부위에 정상 피부를 이식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정상 피부에서 지름 0.3mm의 크기로 피부를 작게 채취한 후 바늘을 이용해 백반증 부위에 씨앗을 심듯 옮겨심는 것. 백반증이 발생한 모든 부위에 시술이 가능하며 흉터와 출혈이 거의 없어 얼굴에 이식을 받아도 생활에 큰 무리가 없다는 게 특징이다.

“SST 장비는 멜라닌 색소가 사라진 피부에 멜라닌 씨앗을 심어주는 도구입니다. 기술적으로 바늘을 아주 작게 만들어 이식할 피부를 찍어내고 그걸 다시 백화된 피부에 옮기는 거죠. 바늘을 국내에서 가장 작은 사이즈인 0.3mm까지 만드느라 고생을 좀 했어요. 본체와 바늘은 블루투스로 연동이 되어 있고요. 수천 건의 시술 케이스를 갖고 있는 김동석 원장님과 협의해가며 2년에 걸쳐 만들었는데 편의성과 시술 효과를 높이는 데 신경을 썼습니다.”

두바이 의료기기 전시회에도 들어갔던 이 제품은 의료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는데 향후 이 제품은 미국을 비롯 더 큰 시장으로의 진입을 기대 중이다. 플라스콜이라는 또 다른 제품도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다. 태국에 출장을 갔다가 갑작스레 쏟아지는 ‘스콜’을 보고 영감을 얻어 이름을 만든 이 제품은 기존의 플라즈마 제품이 번개 1개를 때린다고 했을 때 20개, 40개를 한 방에 때릴 수 있는 제품으로 시술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제품이다. 연구 난도가 너무 높아 중간에 사표를 낸 연구원들이 다수였고 무려 4년에 걸친 연구 끝에 곧 세상에 선보이게 될 제품이다.

명장, 기술인으로서의 꿈을 이룰 터
창업초기나 명장이나 된 지금이나 R&D를 향한 그의 집념과 목마름은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그가 요즘 가장 숙고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명장으로서의 역할이다.

“의료장비 1호 명장이라는 이름에는 명예와 힘만 담긴 게 아닙니다. 그만큼 제가 의료장비업계에서 해야할 일과 제게 거는 관계자분들의 기대가 늘어났다는 의미이지요. 의료기기산업협회에서 제가 지금 규제개선 분과장을 맡고 있는데 그 책임이 무척 커요. 의료기기 관련 법 중에서 불합리한 것들이 있으면 식약처에 들어가 상황을 설명하고 설득해야 하는데 의료장비 분야 분들은 제가 명장으로서 힘을 실어주길 바라시죠. 저 역시 사명감을 느낍니다.”

일례로 미국 FDA에서는 승인을 받았는데 한국에서는 규제에 걸리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여드름이면 여드름, 미백이면 미백을 목적으로 한 미용장비를 출시해도 한국 내에서는 그 효과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이 힘들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미용 장비 하나를 가지고 다양한 효과에 대해 언급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들어가는 기능에 대해 하나하나 전부 몇 억 원에 달하는 돈을 들여 인증을 받아야 하니 홍보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는 것.

“지금이 2022년인데 30년 전 규제를 여전히 적용하고 디지털 제품을 아날로그로 검사하니 업체들은 규제들 때문에 안 들여도 될 돈과 시간을 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30년 전부터 고주파 제품이 들어왔는데 규정에는 저주파 규정밖에 없어서 시장에서 쓰지도 않고 쓸 수도 없는 기능을 집어 넣는 식이에요. 글로벌적으로 건강, 젊음, 노화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는 의료장비 시장에서 반드시 개선돼야 할 점들입니다.”

의료장비 분야의 1호 명장이 됨으로써 의료장비 분야 자체를 기술 한국 미래의 한 축으로 설정하는 데 성공한 김병철 명장. 그를 보며 다시 한번 생각한다. “꿈은 이루어진다.”


업데이트 2022-05-2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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