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학습병행이 변화하고 있다.
학습기업의 훈련 자율성을 높이고, 성과 기반 훈련 체계를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는 일학습병행 PBL.
일학습과정개발센터 김선영 센터장, 박민수 차장, 이효주 과장을 만나 PBL 훈련성과와 미래 방향을 짚어본다.
최근 일학습병행의 새로운 훈련방식인 ‘PBL’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김선영
일학습병행 PBL은 훈련 형식을 유연화하고 성과물 중심으로 평가·인정하는 일학습병행의 새로운 훈련방식을 말합니다. 프로젝트 중심학습(Project Based Learning), 문제 중심학습(Problem Based Learning)으로 불리며, 기존 훈련방식이 강의식 수업이라면 PBL은 교수자가 개별 지도하는 자기주도 학습입니다.
2018년 일학습병행 P-TECH 유형에서 첫 시범 운영된 이후 2019년 단독기업, 2020년 고숙련마이스터로 확장되었고, 2021년부터 재직·재학단계 일학습병행 등 모든 유형에 적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PBL이 첫 도입될 때, 운영방안을 정리하고 활성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는 분이 박민수 차장이에요. PBL의 어머니 같은 분이지요. 그리고 현재 PBL 운영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분이 이효주 과장입니다.
PBL이란 명칭이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데요, 어떤 훈련과정인지 궁금합니다.
박민수
사실 PBL은 초중고교 모두에서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교수법 중 하나예요. 전혀 어렵거나 생소한 교육법이 아니지요.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내주는 과제 중 ‘강낭콩 기르고 학습일지 쓰기’라는 것이 있어요. 강낭콩의 성장을 일방적인 강의수업이 아닌, 직접 강낭콩을 길러보며 스스로 배우게 하는 것인데 그게 바로 PBL입니다.
물론 HRD 영역에서는 과제 설정이 강낭콩 기르기처럼 단순하지는 않겠지만, 일학습병행 PBL 역시 학습근로자에게 직무와 연관된 실제적인 과제를 내주고 그 결과를 평가하는 ‘학습자 중심의 훈련 방식’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때 학습근로자들이 제각기 창의적인 답안을 낼 수 있게 하는 것이 PBL의 핵심인데, 창의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동시에 기를 수 있어 4차 산업혁명 시대 융합형 창의인재 양성을 위한 교수법으로 각광 받고 있습니다.
기존 훈련방식과 PBL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박민수
기존 일학습병행에서는 ‘월수금 2~4시, A작업실’이라는 특정 훈련시간과 장소, 출석여부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PBL은 훈련시간표 및 훈련장소를 특정하지 않고 출석체크도 하지 않습니다. 기업현장교사와 학습근로자가 자유롭게 만나 지도·학습을 하고 부여된 과제에 대한 성과물(작품 또는 보고서)만 제출하면 되는 것이지요.
내부평가에서 성과물만 합격하면 훈련시간을 인정받고 훈련비용을 지급받을 수 있으니, 실제 활용해본 기업과 학습근로자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기존 훈련방식에 비해 운영이 자유롭고, 실무 프로젝트를 그대로 훈련에 적용해 성과물을 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일학습과정개발센터에서는 PBL 확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박민수
작년까지 일학습병행 기업 중 21%에 PBL을 적용했고, 올해는 30% 이상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성과 공유 행사를 개최하고 전문지원단을 구성하여 효과적인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하지요. 또한 훈련기업 입장에서는 PBL 훈련방식이 생소하기 때문에, 곧바로 적용해 활용할 수 있는 훈련샘플인 운영예시 개발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효주
이런 훈련샘플을 작년까지 산업별 대표성이 있는 ISC(산업별 인적자원개발위원회)와 협업해 11개 직종에 걸쳐 150개 가량 제작했고 올해 60개를 추가로 만들어 배포할 예정입니다. 또한 센터의 독자적인 일학습과정 개발 전산 시스템인 PDMS를 활용해 PBL 라이브러리 구축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관·공동훈련센터·학습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운영사례를 공유할 수 있는 쌍방향 소통 통로가 만들어지면 PBL의 질적 성장과 확산이 동시에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현재 도입현황과 운영 우수사례를 소개해주세요.
이효주
현재 PBL은 2022년 인정받은 전체 일학습병행 훈련과정의 35%(총 1,400여 건)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PBL이 실제 훈련과정에 적용되면서 모범 사례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는데요. 영진전문대학의 기업현장교사 역량을 높이는 PBL 교육이 좋은 사례로 꼽히고 있고, 폴리텍 대학에서는 ‘생산성 향상 및 품질개선’ 등의 과제를 선정하여 모든 기업에 적용 가능하면서도 다른 결과물을 낼 수 있는 효율적인 과제 선정의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박민수
한국공학대학교 고숙련마이스터 과정도 PBL 우수사례로 꼽히고 있어요. OFF-JT는 플립러닝으로 진행하고 OJT는 기업맞춤 프로젝트 과제를 선정해 현장밀착형 교육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PBL은 기존 훈련방식의 애로사항을 타개하기 위한 해결책으로도 활용도가 높습니다. 한 예로 방송제작_L5 자격 중 ‘야외촬영’이라는 능력단위가 있었습니다. 촬영 장소가 수시로 바뀌고, 영화 촬영은 특히 촬영 장소가 보안사항으로 촬영 직전에 학습근로자에게 통보되는데, 훈련 장소를 반드시 등록해야 하는 기존 방식이라면 불가능한 훈련이지요. 하지만 PBL은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으니 훈련의 본질을 가르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PBL 기반 VR·AR 실감형콘텐츠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김선영
네, 맞습니다. 저희 센터에서는 디지털 전환에 맞춘 학습법을 고민하고 새 시대에 맞춘 선도적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연간 5,300여 개의 훈련과정 및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는데, 직접 및 지원 개발한 VR·AR 실감형콘텐츠는 총 9종입니다. 그중 1개 콘텐츠인 자동차 정비훈련과정이 PBL기반으로 만들어져 부산 과기대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최근 과기대에 직접 방문해 훈련시연에 참여했는데, VR기기를 착용한 학생들이 증강현실 속에서 협동학습하고 고장 난 차체의 결함을 정비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교수자는 학생들을 모니터링하며 피드백을 주는 쌍방향 방식으로 일학습병행 PBL의 미래 가능성을 높여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선영
무슨 일이든 낯설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저희 센터의 가장 큰 숙제는 일학습병행 학습기업과 훈련기관, 학습근로자들이 느끼는 낯설음을 해소해주는 것이라 생각합니
다. 그러기 위해서는 산업전반에서 PBL 우수사례들이 계속 나와야 하고, 이런 긍정적인 반향을 확산시키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PBL은 4C 역량을 키워주는 교수법으로 이미 정평이 나있듯 미래인재 양성을 위해 반드시 기반 되어야 하는 교육이라고 확신합니다. ISC 등 관계 기관들이 PBL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도입과 확산에 참여해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일학습과정개발센터는?
일학습과정개발센터에서는 PDMS 전산시스템을 활용해 일학습병행훈련과정 개발·심사·인정을 담당하고, 일학습병행 훈련 콘텐츠를 개발·확산시키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크레인 훈련 시뮬레이터 등 VR·AR기술을 활용한 실감형콘텐츠, OJT·PBL 운영가이드 등이 있습니다. 매년 9월 코엑스에서 개최하는 직업능력의 달 행사와 연계한 일학습병행 우수사례 경진대회를 실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일학습병행 PBL 훈련방식 확산을 추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