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중요하지 않았던 때가 없었지만, 전 세계를 휩쓴 역병의 시대에 건강과 면역은 모두의 화두다.
특히 젊은 세대가 건강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과정과 결과가 모두 즐겁고 지속 가능한 건강관리가 대세가 되고 있다.
달라진 건강 트렌드, 헬시플레저
단순히 굶고 몸을 혹사하며 다이어트 하던 시대는 지났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헬시플레저는 건강과 기쁨을 의미하는 영어단어의 합성어로, 올해 10대 소비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건강에 관한 관심이 전 세대에 걸쳐 확대되었고, 재미와 간편함을 추구하는 MZ세대는 건강관리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변화시켰다. 이들은 살을 빼기 위해 극단적인 식단 조절과 운동량을 감내하는 대신, 건강한 식단을 즐기고 꾸준히 운동하며 성취감을 누린다.
헬시플레저를 실천하는 방법
헬시플레저의 건강관리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먹고, 둘째 집중적으로 휴식을 즐기며 피로를 관리하고, 셋째 건강한 멘탈을 유지하는 것이다.
먼저,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식단이란 어떤 것일까. 최근 SNS에 올라오는 ‘건강식단’ 해시태그가 붙은 수많은 사진들에서는 우리가 흔히 건강식으로 알고 있는 저염식이나 채식 위주의 식단을 찾아보기 어렵다. 구운 닭가슴살에 다진 고추와 겨자소스를 곁들인 파닭에서부터 두부면을 이용해 만든 새콤달콤 비빔국수, 맛있는 알리오올리오까지 헬시플레저에게는 건강식도 맛이 가장 중요하다.
‘잘 쉬는 법’에 대한 고민도 늘고 있다. 제한된 시간 내에 완벽한 숙면을 취하기 위해 나에게 딱 맞는 베개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는 현상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일상 속 가벼운 멘탈 관리도 헬시플레저에게 중요한 과제다. 아무런 생각 없이 모닥불을 바라보는 ‘불멍’에서부터 호수를 바라보며 즐기는 ‘물멍’, 심지어는 인센스 스틱에서 피어오르는 향불 연기를 바라보는 ‘향멍’까지. 따로 시간을 내어 명상하기 부담스러운 이들에게는 ‘멍 때리기’야말로 쉽게 즐길 수 있는 힐링 콘텐츠가 된 것이다.
변화하는 트렌드, 발전하는 시장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확산됨에 따라, 식품 업계에서는 건강관리와 체중 조절에 도움을 주는 ‘헬시플레저 푸드’를 선보이며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가벼운 애피타이저 정도로 여겨졌던 샐러드는 비타민과 식이섬유는 물론 탄수화물과 단백질도 채울 수 있는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되었으며, 달콤한 디저트 또한 설탕 대신 천연 감미료를 사용해 당과 칼로리를 낮추고 단백질을 추가한 건강 간식으로 진화했다.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관련 시장에 주는 시사점은 ‘건강도 힙해야 한다’는 것이다. 헬시플레저 추종자들이 원하는 건강관리는 고리타분하고 지루한 것이 아니다. 새롭고, 트렌디하고, 하면 할수록 즐거운 것이다. 헬시플레저 트렌드는 2022년의 대한민국을 넘어 앞으로 건강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다. 건강과 지속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서는 “건강관리도 즐거워야 한다”는 소비자의 목소리에 시장도 적극적으로 화답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