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도착한 곳, 캐나다
    2021년 청년 해외진출 성장스토리 장려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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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진출 도전 계기는 위기의식으로부터 시작했다. 

한국 대기업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 근무하고 있었지만, 앞으로 짧게는 1년, 길게는 5년 이후에 내가 가진 기술들이 강점이나 무기가 될 것 같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나는 ‘빅데이터’를 만났다.
 

 

목표를 찾기 위한 여정, 그리고 해외 도전

한국에서 나는 늘 내가 가진 기술의 한계에 대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부단히도 발버둥을 쳤다. 운이 좋게도 당시 다니던 회사는 내부 지원과 면접을 통해 자유로운 부서 이동이 가능한 곳이었고, 나는 총 5년 5개월의 재직 기간 동안 4번의 부서 이동을 감행했다.

각기 다른 팀에서 다른 동료들과 매번 다른 역할을 수행하면서 스스로에게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이고, 내가 잘하는 일은 뭘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한국 회사생활의 마지막 1년을 빅데이터 팀에서 근무하게 됐다. 이때 접한 빅데이터, 머신러닝, 그리고 AI 등의 유망 기술 관련 업무가 흥미롭게 다가왔다. 무엇보다 전망이 좋고, 인재는 부족한 시장이었다. 바로 이거다!
 

해외진출을 결심한 나는 목표를 캐나다 밴쿠버로 잡았다. 워킹 홀리데이 때 좋은 기억을 많이 가지고 있기도 했고, 무엇보다 미국과 가까워 양질의 IT 일자리가 많았으며 내가 원하는 석사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도 마침 그곳에 있어서였다. 당시 프로그래밍 실무에 중점을 맞춘 코스와 비즈니스 실무에 중점을 맞춘 2개의 과정이 있었는데, 한 치의 고민도 없이 프로그래밍 과정 쪽을 택했다. 영문추천서 3장, 영어 성적(IELTS), 그리고 영문 학업 계획서 등을 준비해 꼼꼼히 접수를 마쳤고, 합격 통보를 받게 되었다.
 


위기,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기회 

그렇게 도착한 캐나다. 당시 내 마음속엔 설렘과 동시에 미래에 대한 걱정이 가득했다. 특히 언어에 대한 불안이 컸다. 학교에서 요구하는 영어 성적은 맞췄지만, 실전은 달랐다. 녹음을 하며 수업을 듣고, 남들의 2배, 3배 이상 시간을 더 들여가면서 예습과 복습을 했다. 이때 나는 ESL 프로그램, 이력서 및 커버레터 첨삭 등 학교 내에 있는 프로그램을 적극 이용해 도움을 받았다. 다양한 기업들의 잡페어(Job fair)에 참여하는 등 약간의 스트레스를 즐거움으로 바꿔 생각하려고 노력했더니 영어 환경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었다.
 

석사과정 중간에 코로나19가 발발하였고, 모든 수업은 오프라인에서 원격으로 전환되었다. 동기들과 만나지 못하고 수업, 과제 등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것도 불편하였지만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대부분의 기업이 채용을 취소하거나 보류하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는 코로나19가 어떤 식으로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인지 누구도 섣부르게 예상하지 못하던 때였기 때문이다.
 

졸업을 위해서는 반드시 인턴(Co-op)과정을 이수해야 했기에 나 역시도 전전긍긍했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경력을 비롯해 오랜 시간 준비해 온 이력서와 커버레터, 좋은 팀원들과 함께 해커톤(Hackathon)에서 수상한 이력, 그리고 KOTRA 멘토링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들은 선배들의 생생한 정보는 내게 강력한 무기가 되어 주었고 이를 바탕으로 밴쿠버 내 기업 SaaS(Software As a Service)의 인턴 입사에 성공하였다.
 

꿈꿔왔던 머신러닝 엔지니어, 이어진 파격 승진

들뜬 마음으로 시작한 8개월간의 인턴 생활. 코로나19로 인해 한 번도 팀원들을 실제로 만나 보지 못했지만, 업무 자체는 좀 더 유연해질 뿐 큰 변화가 없었다. 인턴 과정 후 남은 한 학기를 마치고 돌아온 나는 인턴 기간의 성과를 인정받아 정규직으로 전환되었다. 공식 타이틀은 머신러닝 엔지니어로,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모델을 만들며 이 모델을 제품에 배포한 후에 관리하는 등 모든 일에 관여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놀랍게도 정규직 전환 6개월 만인 2021년 11월 1일, Senior Machine Learning Engineer로 승진을 했다. 그동안 맡은 역할을 모두 원활하게 수행한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팀원들이 겪고 있는 다른 문제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참여해 도움을 준 점과, 개발 프로젝트 확립을 통해 개발 시간 단축 및 Resource를 아끼는 데 기여한 부분 때문이라는 피드백을 들었다. 내가 한 노력들과 준비했던 방향들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한국에서의 경험이 캐나다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이었다.
 

데이터 전문가를 목표로!

1년 6개월가량 SaaS에서 근무하며 많은 것들을 보고 배웠다. 개발에 사용하던 컴퓨터 언어도 달랐으며, 해외에서 영어를 쓰면서 업무를 수행하는 것도 처음이었다. 다양한 상황에서 문제를 접하고 해결하는 방법 그리고 앞으로 어떤 커리어를 목표로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만든 시간이었다.
 

이제는 과거처럼 막연하게 빅데이터, Al, 그리고 머신러닝이 궁금하고 도전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단계는 지났다. 현재 머신러닝 엔지니어로 일을 하면서 데이터라는 것이 산업마다 지니는 속성과 이를 다루는 방법까지 모두 다름을 알게 되었다. 가령 의료 관련 데이터를 다루는 데는 전문적인 도메인 지식이 요구되며, 웹 또는 스트리밍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다루는 기술을 요구한다.
 

이제 나는 단순히 머신러닝 모델 기반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실시간 데이터 처리와 그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며, 서비스를 이루는 모든 단계에 참여하고 설계하는 Data Architect가 되고자 한다. 또 나만의 강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이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 커리어를 시작하였고, 이를 기반으로 데이터 분야에서 더 많은 실무 경험을 쌓아 실무에서 사용하고 있는 프로그램과 툴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한다.
 

또한 현재 나는 K-Move 프로그램에 캐나다 멘토로 참여하고 있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느꼈던 어려웠던 점들을 나누며, 이제 시작하려는 사회 초년생 혹은 한국에서의 경력을 가지고 해외 무대로 도전하고자 하는 분들께 나의 경험이 조금이나마 도움 되었으면 한다.

 

* 2021년도 청년 해외진출 성장스토리를 전합니다. 지면 관계상 실제 수기 내용을 조금 각색하여 전합니다. 더욱 자세한 수기는 월드잡플러스(worldjob.or.kr)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업데이트 2022-11-3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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