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은 공평하고 올바름을 의미하며 균형 감각을 가지고 모든 국민을 법과 규정에 따라 똑같이 대하는 것을 말한다.
공정은 청렴의 적극적 의미다.
공정을 바탕으로 한 적극적인 직무수행은 시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청렴한 공직 사회를 만드는 적극적 노력이다.
글 이재일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공익신고센터장
대한민국은 지난 3월 9일 새로운 정치 지도자를 뽑았다. 앞으로 5년 동안 대한민국호(號)의 키를 잡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기간 내내 ‘공정’과 ‘상식’을 시대정신으로 강조해왔다. ‘공정과 상식으로 만드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슬로건으로 내건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사에서 두드러진 키워드는 ‘자유, 인권, 시장, 공정, 연대’였다.
키워드 모두가 중요하지만, 그중 ‘공정’이라는 키워드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20대에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적 가치를 묻자 ‘공정·정의’라는 응답이 한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공정’은 이 사회 청년들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다.
몇 년 전부터 고위공직자 자녀의 입학 비리, 유명인들의 논문표절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태에 의해 ‘공정’이란 가치가 청년들의 뇌리에 깊이 박힌 것이다. 2020년 국민권익위원회 청렴연수원에서 실시한 청렴 관련 인식수준 조사 결과를 보면 ‘청렴’과 관련성이 있는 키워드를 묻는 항목에 대해 정직(88.2%), 공정성(80.1%) 순의 답변이 나타났고, 제시된 키워드 중 청렴하게 살아가기 위해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정도 또한 정직과 공정성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우리 사회는 공정한가?”라는 질문에는 54% 이상이 불공정하다고 답했다. 금수저, 흙수저라는 수저계급론이라는 단어가 생겨날 정도면 공정한 사회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은 어쩌면 당연한 듯싶다.
‘공정’의 사전적 의미는 ‘공평하고 올바름’이다. 다만 이 ‘공정’이 정치적 화두가 될 경우 그 뜻은 매우 천차만별이며, 합의된 정의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지방공무원법 제51조에서는 “공무원은 주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친절하고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며 공정을 공무원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비추어 볼 때 공무원에게 공정이란 “다수가 공감하는 올바른 기준을 가지고 고객인 시민을 공평하게 대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먼저 방문해서 기다리고 있지만 B라는 사람이 자신의 친구라는 이유로 먼저 민원을 처리해준다거나 지인이 재직하고 있는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준다면 분명 공정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병원에서 응급환자를 일반 환자보다 먼저 치료하는 것이나 저소득층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경우처럼 긴급을 요하거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서는 우선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므로 공평하게 업무를 처리하려면 다수가 공감하는 올바른 기준 마련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고객인 시민들과 더 많이 소통하고, 현장에서 답을 찾는 노력을 기울이며, 정책 추진과정을 시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 이로써 공정한 업무수행의 기틀이 마련된다.
공무원 헌장에서는 ‘공무원은 국가에 헌신하고 국민에 봉사하며, 공익을 우선시하여 공정하게 맡은 바 책임을 다한다’라고 규정해 공익성, 공정성을 공직윤리로 명시하고 있다. 공익성은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한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을 말하며, 공정성은 공평하고 올바름을 의미하며 균형 감각을 가지고 모든 국민을 법과 규정에 따라 똑같이 대하는 것을 말한다. 아울러 공정은 청렴의 적극적 의미다. 청렴의 소극적 의미가 반부패, 즉 사례나 향응을 받지 않는 것이라면 공정을 바탕으로 한 적극적인 직무수행은 시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청렴한 공직 사회를 만드는 적극적 노력이다.
‘목민관은 백성을 위해서 존재하고, 공무원은 국민에 봉사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공무원은 항상 공정하고, 투명하며, 책임성을 갖고 청렴하게 공직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업무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창의적 사고를 기본으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역지사지의 열린 생각을 갖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돌아보고 더욱 노력할 때 시민과 함께하는 건강하고 따뜻한 사회가 구성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