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일하는 장소도,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기존의 정형화된 근무 형태가 유연해지고 있는 것.
‘일과 생활의 균형’ 그리고 ‘생산성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유연근무제의 현황을 살펴본다.
유연근무제, 이제는 낯설지 않다
한 취업 플랫폼에서 진행한 조사 결과, 국내 기업 10곳 중 4곳은 유연근무제를 도입·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연근무제는 정형화된 근무 형태에서 벗어나 개인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시간, 장소에서 근무하는 것을 뜻하는데, 업무 효율과 만족도의 상승으로 기업과 개인의 성과가 모두 올라가다 보니 점점 많은 곳에서 도입하는 추세다.
유연근무제를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곳은 IT정보통신업에 속한 기업들이다. 조사에 따르면 이 분야의 근무자 10명 중 5명은 유연근무제에 참여하고 있다. 반면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는 직장인은 27%만이 유연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산업 분야뿐만 아니라, 기업의 규모와도 연관성이 있었다. 직원 수가 많은 기업일수록 유연근무제를 더 활발히 운영하고 있는데, 근로자가 300명 이상인 기업의 경우 10곳 중 6곳이 시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가 작아질수록 줄어들긴 하지만, 100인에서 300인 미만 기업 역시 46% 이상, 100명 이하인 기업에서도 30% 가까이 시행하고 있어 이제는 엄연한 근무방식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고 볼 수 있겠다.
기업도 직원도 만족하는 유연한 근무
유연근무제에도 다양한 형태가 있으며, 기업들은 그중 필요에 따라 하나 이상의 유형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유형은 유연근무제 운영 기업 중 73.2%가 채택하고 있는 재택근무다. 다음으로 근로 시간을 준수하는 한편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시차출퇴근제가 52%로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주4일제와 조기퇴근 등을 실시하는 단축근로제, 본사 외 지역 곳곳에 이른바 거점사무실로 출근하는 근무 시스템도 상당수 도입하고 있었다.
이처럼 유연근무제가 보편화되는 가운데 여전히 시행하지 않는 기업들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 가장 먼저 업종의 특성 탓이 크다. 제조·생산 등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의 경우 타업종에 비해 유연근무를 도입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나타났다. 인프라 부족도 장벽이 된다. 금융·보험업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물론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유연근무제는 구직자들이 기업을 선택하는 중요한 요소로도 자리 잡은 만큼, 점차 많은 곳에서 시행하게 될 것이다.
유연근무제를 경험한 직장인들이 가장 만족하는 부분은 출퇴근 시간의 단축과 유동적인 근무로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해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점. 기업이 인재를 확보하고 조직을 관리하는 차원에서도 분명한 이점이 있다. 앞으로 유연근무제는 조직과 개인 모두 업무 효율은 높이면서도 더 높은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인사관리의 ‘윈윈전략’ 중 하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