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를 맞는 청렴의 다짐
    청렴 이야기 글 강상선(한국지방재정공제회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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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재앙에 더불어 사회적으로는 뿌리 깊은 불평등과 각자도생의 위기 속에 허우적대며 그 어느 때보다 커다란 불안감에 휩싸여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를 위기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려 하게 되고 그 결과 청렴과는 거리가 멀어지더라도 암묵적으로 용인하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들도 심심치 않게 발견하게 됩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이라도 하듯, 2022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과이불개(過而不改)’가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이 말은 논어 15년 29장에 있는 구절로서 ‘허물이 있어도 고치지 않는 것, 이를 허물이라 한다(과이불개시위과의·過而不改是謂過矣)’의 일부입니다. 우리가 역경을 이겨내고자 하나 잘못된 방법을 취하고 있다면 그것을 알아내고 고치는 것이 역경 극복의 최우선이라는 가르침이기도 할 것입니다.
 

 

박현모 여주대 교수(세종리더십연구소 소장)의 ‘후회한다면 잘못을 고쳐보라’는 글에 따르면 세종이 잘못을 인정한 기록이 ‘세종실록’에 10여 차례 등장하는데, 잘못 임명해 외교 망신을 당했을 때, 나랏일에 몰두하느라 신하들의 건강을 돌보지 않았을 때,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아 역질로 백성들이 많이 죽었을 때 등으로 공직자로서의 자세에 대하여 비판하는 상황들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공직자의 자세에서 ‘청렴’은 매우 중요하게 생각되는 가치이며, 공직윤리 차원을 넘어 조직과 지역 그리고 국가 경쟁력을 결정짓는 요소가 된 지 오래입니다. ‘청렴’은 1949년 현대 공무원 제도가 수립된 이래로 지속적으로 공무원의 의무로 규정돼 왔으며 현행 국가공무원법뿐만 아니라 지방공무원법에서도 청렴의무를 필수사항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세종실록에서부터 현시대의 공직자들까지 실천해야 하는 공직자의 자세로서 청렴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아마도 작은 생각과 습관의 변화가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것처럼 청

렴 또한 작은 습관과 행동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에 ‘청렴은 수령의 본래 직무로 모든 선의 원천이며 모든 덕의 근본이기에 청렴하지 않고서 수령 노릇을 잘 할 수 있는 자는 없다. 청렴은 천하의 큰 장사이’라

는 내용이 나옵니다. 정약용 선생이 목민관의 자세로 청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처럼 공직자에게 청렴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덕목이며 신뢰의 원천이 될 것입니다.
 

국민들이 과거에는 뇌물수수, 횡령 등을 부정·부패로 인식했다면 최근에는 더 나아가 소극적인 업무처리나 근무 태만, 불친절에 대해서도 부패행위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

다. 코로나19로 인해 침체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국민들이 느끼는 혼란과 불안은 점차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 민원인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며 친절하게 안내하는 것, 잘못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 등 기본적인 부분이 지켜져야 공직기강이 바로 서고, 더 나아가 청렴이 실천될 수 있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청렴은 누군가가 시켜서 지켜질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나 하나쯤이야’하는 생각을 버리고 ‘나부터’라는 마음을 가지고 조직 구성원 모두가 자발적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청렴에 대해

너무 거창하고 어렵게 생각하기 보다는 작은 것부터 잘못된 것은 고치고, 개선하는 속에서 습관처럼 행동으로 실천하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작은 변화들이 모인다면 조금씩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 국민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 건강한 공직 조직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입니다.

 

업데이트 2023-02-28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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