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과 저금리가 지속되는 지금, 무조건 덜 쓰고 모으는 재테크는 MZ세대에게 통하지 않았다.
자신의 취향에는 과감히 ‘플렉스’하고, 때로는 이색적인 투자도 마다하지 않는 그들의 재테크는 어떤 모습일까.
때로는 플렉스, 때로는 투자
욜로 라이프와 플렉스 소비의 대명사 MZ세대가 한편으론 재테크에 관심을 쏟고 있다. 전국 만 15세~39세 9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이들 중 85.8%는 최근 3년 이내 재테크를 한 경험이 있었고, 무려 91.7%가 향후 3년 이내 재테크를 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신세대의 재테크는 책을 읽고, 은행 직원을 찾아가는 예전과는 분명 다르다. MZ세대는 온라인과 모바일을 활용해 재테크를 공부하고 정보를 공유한다. 금융기관 직원보다 경제블로거나 유튜버 등이 알려주는 정보를 더 신뢰하며, 얻게된 정보나 실제 투자 경험을 온라인 커뮤니티와 오픈 채팅방을 통해 적극적으로 공유한다.
금융 서비스 이용 방법도 변화했다. MZ세대의 86.8%는 금융 거래 시 비대면 채널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고령층 75.1%가 은행 지점을 이용하는 점과 확연히 대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로서 금융 및 투자 활동에 디지털 도구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주식 대신 신발을 구매하는 MZ
MZ세대는 기존의 투자 방식이나 분야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관심사로 재테크에 도전한다. 그중 하나가 희소한 아이템으로 이윤을 내는 ‘리셀테크’다. 이는 리셀(resell)과 재테크의 합성어로, 한정판 신발이나 명품 가방을 구입한 후 되팔아 수익을 내는 방식을 의미한다. 구매자는 직접 손품, 발품을 팔지 않는 대신 타인이 나 대신 들인 노력과 시간에 기꺼이 프리미엄을 붙여준다. 특히 스니커즈 리셀이 대표적인데, 관련된 전문 거래 플랫폼이 생길 정도다.
아트테크와 뮤직테크도 MZ세대에겐 익숙한 재테크 방식이다.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아트투게더’나 음악IP 저작권 거래 플랫폼 ‘뮤직카우’ 등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이나 음악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처럼 MZ세대에게 재테크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짧고, 간편하고, 재미있는 활동으로 기능한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기업들도 보다 가볍고 흥미로운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1~2년 전부터 토스, 핀크와 같은 핀테크 기업을 시작으로 출시되고 있는 잔돈 저축 상품과 카카오뱅크의 ‘저금통’ 서비스가 그 예다.
MZ세대로 인해 달라지는 新 재테크 풍조. 옛날의 투자방식만 고집하는 소비자에게도, 관련 업계에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