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가나 지역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그들이 사는 곳으로 깊숙이 들어가 보기를 권한다.
그들의 오랜 문화와 역사가 스며든 곳에 머물다 보면, 당신에게도 오래도록 잊지 못할 여행으로 남게 될 것이다.
바로 제주의 카름스테이처럼.
제주의 작은 마을을 여행하다
제주를 여행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제주의 작은 동네에서 머무는 카름스테이가 뜨고 있다. 카름스테이는 유명 관광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제주 읍면지역 마을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돌리고자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가 기획한 프로젝트다. 카름스테이는 제주의 작은 마을을 뜻하는 ‘가름’, 그리고 머묾을 의미하는 ‘스테이(stay)’를 결합한 단어다.
예부터 제주에서 동서쪽 지역을 부를때는 동카름, 서카름으로 남북쪽 지역은 알가름, 웃가름이라고 불렀다. 카름스테이의 핵심가치는 ‘쉼·머묾·여유·다정함’이다. 제주다움을 잘 간직하고 있지만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제주의 여러 마을과 지역의 자연·생태·문화·먹거리·즐길 거리 등을 발견하고 그 안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현재 카름스테이로 지정된 마을은 △세화리 △저지리 △신창리 △수산리 △가시리 △한남리 △신흥리 △의귀리 △하효동 △호근동 등 10곳이다.
제주의 자연을 만나고 경험하다
제주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곳, 제주국제공항과 제주항이 위치한 제주 북쪽을 웃가름으로 부른다. 도심과 인접해 차로 약 30분이면 웃가름 어디든 다다를 수 있는데, 조금만 달려도 곧 제주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제주시 애월읍 수산리는 일상에 치여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해 줄 건강한 자연을 품고 있는 마을이다.
수산 카름스테이에서는 친환경 제주 식재료로 만든 건강한 한 끼를 먹고 명상을 하거나 웰니스 트레킹을 통해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제주의 바다와 산 중에 어디를 가야 하나 고민이 된다면 제주 동쪽의 동카름이 어떨까. 동카름에는 한없이 맑은 청록빛 바다와 아흔 개가 넘는 오름, 그리고 비자림과 사려니숲길이 있다. 구좌읍 세화리는 ‘제주’하면 떠올릴 수 있는 모든 모습을 담고 있는 마을이다. 에메랄드빛 바다, 크고 작은 오름과 숲,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가득한 작은 상점들까지…. 특히,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강인하게 살아온 해녀의 삶을 엿보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인상적이다.
제주의 문화와 예술을 느끼다
제주의 남쪽을 뜻하는 알가름은 한라산이 찬 바람을 막아 일 년 내내 제주에서 가장 따뜻한 곳이다. 알가름의 다섯 마을 가운데 하나인 남원읍 신흥리는 흔히 동백마을로 불린다. 마을 중심에는 300~400년 된 동백나무들이 군락지를 이루는데, 1973년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27호로 지정될 만큼 특별한 곳이다. 신흥 카름스테이에서는 비누·화장품 만들기, 동백기름을 활용한 음식 만들기 등 동백을 주제로 한 여러 가지 체험이 가능하다.
제주의 서쪽에 자리한 서카름은 특히 일몰이 아름다운 지역이다. 그중 한경면 저지리는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과 다양한 예술 작품이 어우러진 마을로, 저지 문화예술인마을이 조성돼 작가의 작업실과 전시관을 만날 수 있다. 제주현대미술관,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도 이곳에 있다. 더불어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선사하는 환상 숲곶자왈과 저지오름에서 제주의 광활한 자연을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섬 속의 섬, 제주의 섬을 만나다
우도
소가 누워있는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은 우도는 ‘우도 8경’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빼어난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백색 자갈 해안이 어우러진 서빈백사, 해안절벽과 검은모래사장의 비경이 인상적인 검멀레해수욕장 등이 대표적인 명소다.
제주 제주시 우도면
가파도
가파도는 제주 본섬과 마라도 사이에 있는 섬으로, 대정읍 운진항에서 배를 타고 갈 수 있다. 최고 해발 고도 약 20cm, 우리나라에서 가장 낮은섬 가파도는 지형이 평탄해 걷기에도 자전거를 타고 돌아보기에도 좋다. 특히, 봄이면 온 섬이 청보리의 초록빛으로 물든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리
비양도
‘날아온 섬’이라는 뜻을 가진 비양도는 1002년, 1007년 제주에서 가장 마지막 화산이 분출되면서 만들어졌다. 해안도로를 따라 기암괴석이 펼쳐져 있는데, ‘애기 업은 돌’과 ‘코끼리 바위’가 대표적이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한라산과 협재해수욕장의 풍경도 놓치지 말자.
제주 제주시 한림읍 한림해안로 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