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과 ‘신뢰’로 이끄는 대한민국 전력사업의 미래
    2023년 2월 이달의 기능한국인 현대로오텍㈜ 노정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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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오텍은 전력기기 제품에 대한 제조는 물론, 유통에서 시공까지 책임지고 있는 종합중전기 기업이다.
안전과 신뢰를 양축으로 삼아 업계에서 인정받으며 국내 전력산업 발전에 이바지해온 현대로오텍의 노정규 대표는 올해 초 기능한국인으로 선정, 특별한 이력을 한 줄 더 덧붙였다.
그런 그에게서 기술인으로서의 삶, 기업인으로서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손재주가 남달랐던 소년, 인정받는 기술인이 되다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따라오지 못한다고 했던가. 노정규 대표의 지난 삶을 반추해 보면 기술은 그에게 유희의 대상이었다. 농사짓는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손재주가 범상치 않았던 그는 중학교 때 이미 집안의 고장난 TV나 라디오를 뚝딱뚝딱 고쳐낼 만큼 감각이 있었고, 이때 느꼈던 즐거움은 ‘기술’을 배우고 싶다는 꿈을 키우게 했다.
 

전기과를 전공으로 고등학교에 진학한 그는 독보적인 실력으로 교사들의 애정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러다 3학년 때는 현대중전기(現 현대일렉트릭)로 실습을 나갈 기회까지 얻게 되었다.

“원래라면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할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선생님께서 ‘큰 회사니까 경험 삼아 우선 면접이라도 봐라’해서 갔는데, 덜컥 합격해버린 거죠.”
 


그렇게 본격적인 실무를 시작한 노정규 대표는 현대중전기에서 무려 19년을 근속하게 된다. 근무한 부서도 다양했다. 회전기공장에서는 모터 및 발전기 제조업무를 담당했고 신제품개발부에서도 일했다. 그야말로 전분야를 돌며 기술을 스펀지처럼 습득했던 시간이었다. 그의 활약은 영업부 발령 이후에도 이어졌다. 

 

“그동안의 현장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정보를 전달하니, 고객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죠. 특히 포항에는 포스코를 비롯한 대기업이 많은데, 여러 수주업무에 제법 큰 역할을 하며 사내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직장인으로서 탄탄대로를 걸으며 이곳에 뼈를 묻을까 생각했던 노정규 대표였지만, 곧 마음을 바꿀 사건이 일어난다. 바로 1997년 IMF 사태였다. 그는 더 이상 ‘영원한 직장이란 없다’라는 생각으로 준비를 시작해 2002년, 마침내 꿈꾸던 창업을 이루었다. 
 

 

전문성과 신뢰성, 자연히 뒤따른 성공의 궤도

첫 시작은 현대중공업의 전력제품들을 가져다가 판매하는 대리점업이었다. 새로이 자리 잡은 광주였던 터라 인맥은 없었지만, 그에겐 정보와 기술력이 있었다. 전력 제품에 대한 전문성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고, 결국 창업 2년만에 매출 34억 원을 달성하면서 탄탄한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

유통 쪽으로 자리가 잡히자 제조 쪽으로도 눈을 돌렸다. 사업은 잘됐지만, 고객들이 요구한 품질을 충족시키고 맞춤형 제품을 조달함에 있어서 아쉬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이엔티’라는 제조 분사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전력기기, 수배전반, 제어장치 등을 만들기 시작한 노정규 대표는 그만의 기술력과 당시 호황이던 조선업 시장의 흐름에 힘입어 공장이 완공되기도 전에 물량을 수주할 수 있었고, 이후에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갔다.
 

 

“공장 규모가 큰 덕분에 중소기업에서는 만들고 싶어도 만들 수 없는 제품들을 생산할 수 있었어요. 고객사들은 저의 오랜 실무경험과 전문성을 믿고 인정해 각종 대형전력기기의 제작 주문을 요청해 왔지요.”
 

승승장구의 비결은 또 있었다.
 

“이 사업은 ‘신뢰’가 정말 중요합니다. 전기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조금만 긴장을 늦추면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쉽지요. 때문에 안전에 관해서는 설계부터 제작까지 어느 한 단계도 쉽게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원가를 줄이기 위해 속임수를 쓴다거나 질 낮은 부품을 사용하면, 당장은 괜찮을지 몰라도 결국 사고로 연결되니 그 또한 있을 수 없는 일이었죠.”
 

이와 같은 신념은 회사의 성장으로 돌아왔다. 창립 20주년이었던 지난 2022년, 매출 410억 원이라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기업의 근간이 된 전문성과 높은 신뢰성으로 이뤄낸 뜻깊은 성과였다.
 

 

기능한국인으로서의 소임을 다할 것

전통적인 뿌리산업으로 꼽히는 전기산업에도 탄소중립, 친환경 시대에 발맞춘 사업의 전환은 필수가 됐다. 이미 대단한 성공을 거듭한 노정규 대표임에도, 스스로 ‘지금부터가 시작’이라 되뇌는 까닭 역시 이 때문이다.
 

“전력산업 구조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현대로오텍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막대한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며, 신규 시장에 진입할 기반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현대로오텍은 한화그룹의 태양광발전 건설 등 신재생에너지 전기공사의 대단위 물량을 지속적으로 수주하고 있다. 노정규 대표는 더불어 태양광발전소 154kV 변전소 턴키공사 수주 또한 늘어나면서 관련 기반을 더욱 탄탄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탄소중립, 기후변화 대응, 친환경 등 현시대의 주요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순간, 필요한 양만큼의 전력을 제공하는 스마트한 전력기기들이 요구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저희는 수요자 맞춤형으로 전력 공급을 효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1년 365일 언제든지 원활한 전력 공급을 보장하는 스마트 설비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현재의 전력 수요에 대응하 고, 미래의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을 준비하는 것에 진심을 다하는 현대로오텍. 그렇다면 노정규 대표 스스로는 어떠한 미래를 꿈꾸고 있을까? 올해 초 ‘이달의 기능한국인’에 선정된 그는 최근 무엇보다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의지를 표하고 있다. 그간 정기적인 기부를 해왔으며, 작년 연말에는 1억 원 이상의 고액 기부자 단체인 광주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도 가입한 노정규 대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거듭 강조했다.
 

 

또한 미래의 기술한국을 이끌어갈 인재들에 대한 관심도 상당하다. 현재 노정규 대표는 광주 보호관찰소 협의회장으로서 청소년들의 멘토가 되어 이들이 바르게 성장해 갈 수 있도록 지원 중이며, 나아가 앞으로는 기술인을 꿈꾸는 청년을 위한 교육사업에 대해서도 더 적극적으로 고민하여 지원할 예정이다.
 

이제는 어마어마한 성장 목표보다, 가족 같은 직원들과 오래오래 안정적으로 일하고 싶다는 노정규 대표. 하지만 기술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긍지의 중요성 역시 결코 잊지 않는 그였다.
 

“모든 제품은 기술에서 탄생합니다. 기술로 스스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다면 사회적·경제적 기반도 반드시 따라온다는 걸 후배들에게 꼭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저 역시 전기산업 기술인이자 기업인으로서, 또 기능한국인으로서 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업데이트 2023-07-09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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