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과 아저씨의 경계에서 출사표를 던지다!
    2022년 청년 해외진출 성장스토리 최우수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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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살이 되던 해, 내 인생에는 큰 변화가 찾아왔다.
취업과 결혼, 동시에 부모가 되는 경사가 연이어 찾아온 것이다.
하지만 사회초년생으로서, 초보아빠로서 정신없이 살다 보니 예전부터 바라던 ‘해외취업’과는 자연스레 멀어져 갔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다시금 오랜 꿈을 떠올리게 됐다.
그리고 33살, 청년과 아저씨의 갈림길에서 마침내 잊혀가던 ‘꿈’을 선택했다.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해외취업이라는 결단을 내린 후 어느 나라를 행선지로 정할지부터 신중하게 고민했다. 오랜 건축 역사를 지닌 유럽 중에서도 독일은 건축 디자인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면에서도 탁월한 점이 돋보였다. 마침 독일에서 건축가는 부족 직군으로 분류되어 비자를 받고 정착하는 것이 다른 나라보다 유리했다. 취업 상황과 직업적 비전, 그리고 예산까지 삼박자를 갖춘 곳은 독일 뿐이었다.
 

세 살짜리 아이를 데리고 도전하는 것인 만큼 불필요한 실수와 고생은 최소화하고 싶었다. 독일에서 다니게 될 어학원의 수업 날짜, 독일어 시험 날짜, 성적표를 받기까지 기간 등 필요한 모든 정보를 체크했다. 1년 치의 계획을 꼼꼼히 세우고 나니 실행은 오히려 간단했다. 목표와 계획이 뚜렷했기 때문에 유학 당시 걱정과 잡념에도 크게 휘둘리지 않을 수 있었다.
 

 

탄탄한 전략 아래 배우고 또 도전하다

어학원 코스를 수강하는 동시에 육아도 해야 했기에 나는 오전반, 와이프는 오후반 수업을 들으며 교대로 아이를 돌봤다. 저녁엔 함께 집안일과 육아에 전념했고, 아이가 잠들면 그때부터 경쟁적으로 독일어 공부를 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우리 부부는 A1부터 C1까지 낙방 없이 계획한 어학 기간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이후 독일어로 작성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그리고 포트폴리오를 준비한 나는 지원한 약 열 군데의 건축설계사무소 중 네 곳에서 인터뷰 요청을 받을 수 있었다. 업무와 비전이 긍정적으로 판단되었던 회사 측으로부터 계약서를 받게 됐고, 망설임 없이 수락했다. 그리고 마침내 2018년 9월, 나는 독일에서 건축가로서 첫 출근을 하게 된다.
 

 

나를 증명하는 과정

해외취업 성공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었다. 독일인 동료들 사이에서 독일어로 일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았다. 주눅 들고 자존심 상하는 순간도 많았지만, 언어는 조금 부족할지언정 건축적 능력만큼은 뒤처지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던 중 때마침 규모가 꽤 큰 요양원 설계 공모전에 참여하게 됐는데, 여기서 2등 수상의 쾌거를 이룰 수 있었다. 1등을 놓친 아쉬움이 있었지만 적어도 회사 내에서 나를 증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거기다 대학생 때부터 즐겨보던 독일 유명 잡지에 작품이 소개되는 뿌듯한 경험도 누릴 수 있었다.
 

 

더 경쟁력 있는 건축가로서 독일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직을 결심한 나는 슈투트가르트에 위치한 건축 엔지니어 회사에 입사해, 현재 다임러(Daimler)사 산업용 건물 설계 프로젝트의 엔지니어이자 건축가로 참여하고 있다. 독일 건축가로서 4년 차에 접어든 나는 앞으로도 디자이너로서, 그리고 엔지니어로서의 건축을 두루 경험하며 이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건축가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독일은 물론 한국에서도 작품활동을 하며, 양국의 건축 문화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그것이 바로 나의 새로운 꿈이다. 

 

업데이트 2023-08-30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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