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노멀 시대, 변화에 길이 있다
  • 1539    

시대가 바뀌고, 세상이 바뀌고, 사람이 바뀌었는데 왜 기업의 인사조직 관리는 제자리걸음일까? 4차산업혁명이라는 급격한 소용돌이는 기존의 틀을 벗어난 과감한 변화를 요구한다. 

제17회 인적자원개발 컨퍼런스에서는 황성현 퀀텀인사이트 대표가 예측불허의 시대에 필요한 인사조직 관리의 방향성을 제안한다.
‘뉴노멀 시대, 새로운 인사조직 관리 전략’은 무엇일지 미리 들여다본다.

글 강현숙 사진 전문식
 

 

뉴노멀, 예측불허의 시대

인사조직 관리도 외부에 맡기는 시대가 도래했다. 퀀텀인사이트는 야후코리아, 카카오 등 대기업에서 인사를 담당해온 황성현 대표가 이끄는 인사조직 전문 자문기업이다. 조직 내부에서 올바른 인사 관련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장기적인 길잡이를 제공하는 게 핵심. 조직이 작고, 인사 관리 전문 인력을 갖추기 힘든 스타트업이 주요 자문 대상이기에 황성현 대표는 변화에 더욱 민감하다. 일상 곳곳에 파고든 4차산업혁명은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새로운 세대의 출현은 기존 인사 관리의 틀까지 흔들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이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게 문제다.
 

 

“전통산업 시대에는 선형으로 성장을 했어요. 투입한 자원에 정비례해 결과가 나오는 정직하고 성실한 사회, 땀을 많이 흘린 만큼 많이 누릴 수 있는 사회였죠. 하지만 4차산업혁명을 기점으로 도래한 뉴노멀 시대에는 이 공식이 파괴됩니다. 기하급수적 성장이 가능한 예측불허의 시대가 왔습니다.”
 

제조업의 경우 제품 1개를 더 생산하기 위해서는 비례한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앱 1개를 만든 후 추가 투입 비용 없이 1억 개를 팔 수도 있다. 이처럼 생산성도 경쟁자도 예측이 안 되는 게 뉴노멀 시대의 특징이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일하는 방식 또한 근본적으로 돌아보게 되었다. 굳이 출근을 안 해도, 회의실에 안 모여도, 해외에 흩어져 있어도 일이 진행되는 모습을 보며 예전의 방식이 정답이 아님을 깨달은 것이다.

때마침 사회 구성원으로 등장한 Z세대도 신선하다. 게임 세대인 이들은 일상도 게임처럼 실시간으로 반응하며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조직에서의 즉각적인 평가와 보상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처럼 한꺼번에 밀려온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기업은 어떻게 변해야 할까? 황성현 대표는 일단 사람과 조직을 바라보는 관점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피라미드 구조에서 벗어날 때 
“피라미드 조직 구조는 아마 피라미드가 만들어질 때부터 있지 않았을까요? 소수의 권력자가 통치하기 효율적이니까요. 하지만 아래 단의 현업에서 결정권자가 있는 꼭대기까지 가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변화가 빠른 요즘에는 의사결정도 빨라야 합니다. 피라미드 조직 구조에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죠.”
 

변화가 곧 생존이 되는 시대에는 단순한 소통 구조가 더욱 경쟁력이 있다. 다행히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경험했듯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은 이미 충분하다. 더불어 사람을 보는 관점도 변해야 한다. 황성현 대표는 채용 형태가 이를 대변한다고 말한다. 오랜 기간 대기업의 일반적인 채용 방식은 공채였다.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하기보다 평균적 인재를 뽑는 형식이다. 일명 ‘빌드(Build) 인재형’으로 2년 정도는 연수원과 현업에서 기본 실무를 익히며 회사에 맞는 인재로 차근차근 만들어지는 것이다.

당연히 채용 인력이 성장할 때까지 생산성은 나오지 않는다. IT 기반의 3차산업혁명 이후에는 이미 기술력을 갖춘 인력을 뽑는 ‘바이(Buy) 인재형’이 정착했다. 하지만 뉴노멀 시대에는 변화 속도가 더 빠르다. 과거의 지식과 경험이 금세 옛것으로 전락하는 만큼 늘 새로운 역량이 요구된다. 이때 ‘바로우(Borrow) 인재형’이 등장한다.
 

“지금 주목받는 기술이 1~2년 뒤에는 구식이 되는 시대입니다. 따라서 조직에 맞는 역량, 미래에 필요한 역량을 그때그때 빌려 쓰는 거죠. 사람을 뽑는 관점 자체가 달라져야 합니다.”
 

구글, 애플,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에는 이미 이 같은 채용이 일반화되어 있다. 회사에 필요한 능력을 명확하게 파악한 후 맞춤형 인재를 발굴해 한 사람씩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다. 또한 저명한 공학 교수가 인턴 배지를 달고 특정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모습도 구글에서는 놀랍지 않은 풍경이다. 기업에서 필요한 기술을 가르치는 대학이 없다면 관련 전공을 만들어 교수진을 파견하고, 졸업생을 모두 기업으로 데려오는 적극적인 산학협력도 활발하다.

 

언러닝, 답습하지 말고 변화하라

채용 방식과 함께 인사 관리도 변해야 한다. 뉴노멀 시대를 이끌 Z세대의 특징을 파악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황성현 대표는 이들의 특징을 두 가지로 요약한다. 첫째, 즉각적인 보상과 인정을 원하고, 둘째, 투명한 정보 공유를 원한다.

“Z세대는 내 플레이에 따라 바로 상황이 변하고 점수
가 주어지는 게임 환경에 익숙합니다. 일할 때도 평소에는 별다른 평가나 반응이 없다가 1년에 한 번, 누구에게나 동등한 보상이 주어진다면 절대 동기부여가 되지 않죠. 또 어릴 때부터 유튜브로 전 세계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실시간으로 보고 자란 세대입니다. 투명한 정보 공유는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분기마다, 프로젝트마다 즉각적으로 적절한 평가와 피드백, 보상이 뒤따를 때 일의 재미를 느끼고 조직내에서 자신의 의미를 찾는 세대. 이들 역시 공정하게 승진하고 인정받는 건 중요한 요소이다. 다만 그 과정이 느슨하거나 불공평하다고 느끼면 더 재미있고 의미있는 곳을 찾아 조용한 퇴사를 감행할 뿐이다. 기업입장에서도 이미 결과가 나온 1년의 성과를 보상의 기준으로 삼기보다는, 진행 과정을 짧은 주기로 체크하며 수시로 동기부여를 함으로써 목표 달성률을 높이는 게 효과적이다. 

 

“이 같은 조직관리가 언제나 정답은 아니에요. 하지만 뉴노멀 시대에는 가장 적합한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기업 고유의 문화와 구성원의 특징을 반영한 새로운 인사조직 관리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핵심은 한마디로 ‘언러닝(Unlearning)’입니다. 기존의 지식과 경험을 답습하지 말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야 합니다.”
 

예전의 성공 방정식이 통하지 않는 시대, 혁신을 위해서는 미래를 읽는 것이 중요하다. 황성현 대표는 리더라면 미래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서 답을 구하는 자세, 뉴노멀 시대 인사조직 관리의 기본이다.

 

업데이트 2023-09-18 18:32


이 섹션의 다른 기사
사보 다운로드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