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의 동반자이자 지지자, 외국인 근로자와 함께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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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다.
사람의 일이 곧 모든 일이라는 뜻을 가진 이 말은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자동차부품 기업 에이치티엠을 설명하기에 알맞다.
전체 직원 중 외국인 근로자가 약 절반을 차지하는 이곳은 편견과 우려를 깨고 가장 이상적인 근무환경 속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외국인 근로자와 함께 성장해온 기업

에이치티엠은 민필홍 대표가 2003년에 설립한 회사다. 아버지가 자동차 부품 사업을 오래 해왔던 만큼 제조업 환경에 익숙했던 그가 그 명맥을 이어 자동차 부품 전문회사를 차린 것이 출발이었다. 창업 초기에는 단순 너트류를 생산하다가 2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은 반도체 장비나 자동차 미션에 들어가는, 안전과 보안 위주의 고차원 부품을 생산할 만큼 질적·양적 성장을 이루었다.
 

지금 에이치티엠에는 민 대표를 포함한 총 27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7명, 베트남 8명, 그리고 한국인 근로자까지 그 국적도 다양하다.

“제가 외국인 근로자와 첫 인연을 맺은 것은 2004년, 즉 사업 초기였습니다. 당시엔 내국인의 절반 정도 월급으로 고용할 수 있으니 아무래도 사업적인 측면에서 이익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불법 근로자들이 많던 시기였고 사회적 문제도 만만치 않았던 때라, 민필홍 대표는 당시 막 도입되던 고용허가제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했다.
 

“초창기에는 불법 근로자도 워낙 많았고 사업주들의 권력은 절대적이었지요. 여권을 뺏고 일을 시킨다거나 월급을 안 주고, 심지어는 폭력을 행사하고… 그런 일은 이제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임금 수준도 상당히 올랐을 뿐 아니라 이들의 권익을 돕는 단체도 많아지고 관련된 법규는 근로자들이 더 잘 알아요. 지금은 서로 돕고 배려해야 함께 일할 수 있습니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 그 다름을 인정하라

민 대표에게 소통과 화합은 가장 중요한 경영 덕목이다.
 

“직원들이 공동체 의식을 가질 때와 그렇지 않을 때 회사의 성과와 지표는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에이치티엠 역시 베트남인과 인도네시아인이라는, 아주 다른 직원들이 함께 일하는 상황에서 극복해야 할 게 많았어요.”
 

두 나라는 같은 동남아시아 국가지만 그 문화는 아주 달랐다. 무슬림인 인도네시아인의 경우 돼지고기나 동물의 피, 날 음식 등을 먹지 않고 정해진 기도 시간이 있으며, 라마단이라는 금식 기간도 철저히 지켰다. 성향에서도 차이가 났다. 베트남인들은 함께 어울리는 걸 좋아하고 외향적이라면 인도네시아인들은 비교적 개인적이고 함께 노는 것보다는 각자 즐기는 걸 더 선호하는 편이다. 다행히 직원 간 마찰은 없었지만, 별다른 잡음이 없다고 해서 그게 전부인 건 아니라고 민필홍 대표는 생각했다.
 

 

주야간 교대 근무, 기숙사 생활, 언어의 장벽, 작업 시의 안전 문제, 교육 등 만만치 않은 회사생활에서 직원들의 화합은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래서 시작한 게 ‘다문화의 날’이었습니다. 한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가 돌아가면서 그 나라의 음식을 마련하고 다 함께 즐기는 거죠. 한국의 날에는 회사 식당에서 삼계탕을, 인도네시아의 날에서는 인도네시아 식당에서 회식을 하는 식이에요. 일주일 전부터 장을 보고 푸짐하게 한 상을 차리는 베트남의 날이 가장 떠들썩합니다. 특히 이들이 인도네시아 문화를 존중하며 돼지고기가 들어간 음식과 들어가지 않은 음식을 구분해서 상을 차리는 모습이 참 보기 좋더라고요.”
 

함께 어울리는 회식에 인근 공장까지 합세한 체육대회까지. 민필홍 대표는 이렇게 함께하는 시간이 차곡차곡 모여 비로소 직원 모두 식구(食口)가 되었다고 말한다.
 

계속 일하고 싶은 곳, 더 채용하고 싶은 사람

그 흔한 공장장, 부장, 전무가 없는 에이치티엠엔 ‘대표’, ‘매니저’ 그리고 ‘직원’이 직급의 전부. 현재 매니저는 한국인 남녀 각 1명, 베트남인 1명의 총 3명으로 구성됐다. 조직 구성을 함에 있어 성별에도, 국적에도 차별을 두지 않는다. ‘능력’만을 보겠다는 민필홍 대표의 의지가 선명히 반영된 결과다. 이런 모습은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커다란 꿈을 안겨줬고, 이곳에서 오래도록 일하고 싶어 하는 이유가 됐다. 노주미 매니저가 실제로 에이치티엠엔 장기근속하는 외국인 직원이 많다고 귀띔했다.
 

“고국으로 귀국했다가 다시 회사로 돌아오는 이들도 있고, 고향에서 친척이나 친구를 데려와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경우도 많지요. 회사 비용으로 업무에 필요한 자격증도 따게 해주고, 동영상으로 학습하고자 하면 컴퓨터를 사주고, 한국어를 공부하는 친구들은 추가 근무에서 제외해주는 등 아낌없이 지원하니 반응이 정말 좋습니다.”
 

 

민필홍 대표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늘 든든한 내 편’이라고 말한다. 아직도 세간에 존재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선입견이나 편견에 대해서도 단호하다.
 

“우리나라 경제활동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결국 외국인 근로자들을 고용하지 않으면 어려운 상황이 찾아올 거예요. 그들은 사실 누구보다 성실하고 부지런합니다. 상호신뢰와 존중, 배려가 있다면요.”
 

고용허가제를 통해 앞으로 더 많은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고 싶다는 민필홍 대표. 향후 독자적인 브랜드를 만들어 내수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까지 진출하고 싶다는 그의 바람에 외국인 근로자들은 변함없이 든든한 동반자이자 지지자로서 그 몫을 다할 것이다.

 

MINI INTERVIEW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근무하고 귀국한 뒤 다시 에이치티엠으로 돌아온 매니저 헨 이라고 합니다. 선한 대표님과 가족 같은 직원들이 있는 우리 회사가 정말 좋아요. 스트레스를 푸는 회식도 즐겁고요. 제 꿈은 한국 영주권을 따서 오래오래 일하며 아내, 아이와 행복하게 사는 거예요.
 

에이치티엠에서 5년 넘게 근무 중이에요. 처음엔 타국 생활에 걱정도 많았지만, 지금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아주 만족해요. 제 업무는 CNC 선반작업인데, 작업한 물건에 어떠한 결함도 없을 때 큰 뿌듯함을 느낍니다. 고향에 돌아가면 제 사업체를 차려 운영하고 싶어요.
 

2021년도에 입사해 CNC 선반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숙소도, 공장도 깨끗해서 아주 좋고 월급을 많이 받는 것도 행복해요. 대표님이 늘 저희 생각을 해주시고, 직원들도 모두 착해 아주 즐겁게 일하고 있어요. 회사와 계약을 연장해서 앞으로도 오래도록 일하고 싶습니다. 

 

업데이트 2023-11-13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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