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 단단히 속은 든든히’ 정성 가득한 반찬을 팝니다
    단디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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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는 삼시세끼 다양한 반찬으로 고객을 만나는 가게가 있다.
마음 단단히 먹고, 속 든든히 채워 세상과 맞서라는 뜻을 담은 ‘단디무라’가 바로 그곳이다.
1호점에서 시작해 이제는 3호점까지 시세를 확장한 단디무라.

그 중심에서 언제나 맛과 친절로 보답하는 큰손 언니, 장혜정 대표를 만났다.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단디무라’를 처음 설립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친정아버지가 오랫동안 자원봉사를 하셨어요. 울주군 자원봉사센터에 전문자원봉사단을 꾸리면서 초대회장을 하셨거든요. “너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해 보라며 사회적기업에 관해 알려주셨어요. 시간이 한참 흘러 2018년쯤 운전을 하고 가는데 마침 사회적기업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는 거예요.
 

찾아가 보니 사회적기업을 육성하는 설명회였고, ‘일자리 창출형’ 사회적기업이라면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일자리를 많이 만들려면 손이 많이 필요한 업종을 선택해야 하고 그러다 자신 있는 반찬가게를 선택했습니다. 평소에 반찬 맛있다는 소리 많이 들었거든요.
 

 

‘단디무라’ 서비스의 가장 큰 매력,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울산 로컬푸드 매장인 진장동 하나로마트, 굴화 하나로 마트에서 구매한 제철 재료를 사용하는데, 특히 1호점(울주군 굴화)은 굴화 하나로마트에 입점해 있어서 신선한 재료 수급이 훨씬 수월해요. 또, 계절별로 메뉴가 다른 것도 매력이에요. 예를 들면 봄에는 달래를 송송 썰어 달래장을 만들어요.

여름에는 가지가 연하고 부드럽고 맛있죠. 이렇게 때에 맞게 메뉴를 만들다 보니 고객들도 “이거는 철 아니면 못 먹어” 하면서 몇 통씩 사가요. 내일 또 나오는 메뉴라고 해도요. 2호점(남구 달동)의 경우, 매달 정해진 식단표에서 원하는 날짜만 고르면 현관까지 반찬을 정기 배달해 줘요. 워킹맘 등 현대인들에게는 정말 매력적인 시스템이죠.
 

‘단디무라’를 운영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

뿌듯한 일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단디무라의 설립 목적은 ‘일자리 창출’과 ‘취약계층을 위한 나눔’이에요. 그동안 지역 기업과 다양한 사회공헌을 해왔는데, 2019년 첫 사회공헌이었던 ‘취약계층 아동가구’를 위한 반찬나눔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사업이 어려워져 중단한 적이 있는데, 내내 마음에 걸려 2020년 크리스마스이브에 치킨과 반찬을 들고 집마다 찾아갔어요.

문을 똑똑 두드리니 아버님이 “누구세요” 하길래 “반찬 배달 왔어요” 하니, 아이가 저를 보자마자 방방 뛰면서 “반찬 이모다”라고 해요. 근 1년을 안 왔는데 ‘저 아이가 나를 기다렸나. 포기하면 안 되겠다’ 싶었죠. 그 기억이 단디무라를 더욱 잘 성장시켜야 하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단디무라’를 성장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오셨나요?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한 철칙 혹은 비결이 필요했을 듯합니다.

고객이 원하는 위생, 맛, 다양함. 이 세 가지 철칙은 반드시 지킵니다. 그리고 1호점, 2호점, 3호점(북구 천곡)까지 확장하면서 ‘시스템’을 만들었어요. TV에서 보통 맛집 찾아가면 “이건 비밀이에요. 찍지 마세요”라고 하잖아요.

저도 중요한 건 제가 쥐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아니에요. 레시피를 공유하고 믿을 만한 관리자가 관리하게 했더니, 공통된 맛을 유지하는 건 물론 엄마로서 여유가 생기는 거예요. 우리 직원들도 상황은 다르지만 ‘엄마’거든요. 점심시간이면 다 같이 집에 다녀오고, 일하면서 아이를 키웠어요. 이곳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사업하는 분도 있고요. 조금씩 성장하면서 자리를 찾아가고 있죠.
 

단디무라를 운영하면서 겪었던 시행착오나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반찬가게는 ‘입소문’이 중요하기 때문에 판로를 개척하는 데 힘썼어요. 그러다 개업 2년 차이던 2019년 말, 코로나가 터졌죠. 더군다나 2, 3호점을 코로나 시기에 오픈했어요. 코로나가 장기화하고 식문화가 바뀌면서 살아남을 무언가가 필요하더라고요. 그때 정기배달에 집중하면서 밀키트를 개발했습니다.

시중에 밀키트들은 개별 포장에 조리를 직접 해야 하거든요. 단디무라 밀키트는 ‘반조리’예요. 물만 넣거나, 소스만 넣으면 완성되도록 만들었어요. 가장 많이 팔린 건 김밥 키트인데, 밥만 하면 김밥을 쌀 수 있게끔 했더니 반응이 폭발적이었죠. 아이디어 하나로 코로나를 버텼고, 단 한 명의 직원도 내보내지 않고 끝까지 함께 왔습니다.
 

‘단디무라’를 통해 얻은 긍정적인 성과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평소에 저는 ‘내가 못 하면 남도 못 한다’하는 마음으로 인생을 대합니다. 사회적기업을 운영한다는 건 자신감과는 다르게 힘든 부분이 있지만, 주변에 선한 영향을 주는 부분이 크다고 생각해요. 특히 아이가 성장하는 데 부모가 어떤 길잡이가 되어 주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엄마가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데서 아이가 뿌듯함을 느낍니다. 남편 또한 응원해 주니 감사하죠. 사회적기업을 먼저 시작한 선배들이 ‘7년’의 시점이 고비라고 하는데, 지금처럼 꾸준히 하다 보면 7년을 넘어 더 탄탄한 기업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만약 사회적기업에 도전하기를 원하는 분이 있다면 ‘해도 된다’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 더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단디무라의 목표는 반찬 공장설립이에요. 지금은 ‘즉석판매제조업’으로, 매장에서 직접 제조하여 판매하는 것만 가능하거든요. 현재 1호점과 3호점도 대형마트에 속해 있지만 ‘반찬가게’라는 공간에서 제조와 판매가 가능한 거고요. 앞으로 ‘식품제조가공업’으로 형태를 확장해서 조리하지 않아도, 마트에 직접 납품이 가능한 형태였으면 합니다.

그렇다면 더 많은 일자리도 창출하고, 나아가 ‘김치 공장설립’도 가능해질 것이고요. HACCP(해썹) 인증도 받아서 누구나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품, 분명히 공장에서 만들었는데 우리 엄마가 해준 것 같은 반찬을 만드는 게 단디무라의 최종 꿈입니다.

 

업데이트 2023-11-20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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