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추晩秋의 색을 찾아서 충남 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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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깊어가고 자꾸만 지나온 날을 돌아보게 되는 11월이다.
뜨거웠던 ‘제58회 전국기능경기대회’의 열정을 떠올리며 충청남도 보령으로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다채로운 풍경의 자연이 우리를 반기는 곳, 보령에서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만끽해본다.
 

 

수채화처럼 펼쳐진 은빛 물결,

오서산

오서산은 보령시를 대표하는 산이다. 평야가 대부분인 서해안에서 보기 드물게 높은 산(790.7m)으로 예부터 천수만 일대를 항해하는 배들에게 이정표가 되어 ‘서해의 등대’라 불렸다. 오서산 하면 첫손에 꼽는 것이 억새다. 성연주차장에서 출발해 시루봉을 지나 능선에 오르면 정상을 중심으로 약 2km의 억새밭이 펼쳐져 있다.
 


오서산 억새는 10월 초부터 피기 시작해 11월까지 능선을 따라 은빛 물결의 장관을 이룬다. 서쪽으로는 서해의 크고 작은 섬들과 바다 위를 떠도는 선박들이 아름다운 그림처럼 다가오고, 동쪽으로는 황금 들판이 펼쳐져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하다. 오서산에서 억새 못지않게 유명한 볼거리는 바로 낙조다. 낮 동안 은빛으로 반짝이던 억새를 물들이는 풍경은 정상 비석에 새겨진 글귀처럼 온갖 시름에서 벗어나 황홀경을 맛보게 해준다. 단, 가을에는 해가 짧아 갑작스럽게 어두워지곤 하니 되도록 하산을 서두르는 것이 좋다.

 

서해 금빛낙조를 한눈에 담다

무창포

서해안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무창포해수욕장은 신비의 바닷길로 유명하다. 바닷물이 빠져나가면 해수욕장에서 석대도까지 1.5km 구간에 초승달 모양의 바닷길이 열리는데, 매년 바닷길이 열리는 날짜와 시간이 달라진다. 신비의 바닷길과 더불어 무창포 낙조 5경이 있을 정도로 서해안의 아름다운 낙조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롤러코스터의 동그란 레일을 형상화한 듯한 무창포타워는 대표적인 낙조 명소다. 탁 트인 무창포해수욕장 전체가 붉은 태양빛으로 물들어가는 풍경 속에 만선의 고깃배들이 하나둘 항구로 들어서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섬의 모양이 닭벼슬을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닭벼슬섬도 빼놓을 수 없다. 무창포해수욕장과 150m 길이의 다리로 연결돼 있는데, 바다 위에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이외에도 신비의 바닷길 입구, 다리 위, 흰 등대 등이 무창포 낙조 5경으로 꼽힌다.
 

푸른 바다를 가르며 익사이팅 가을

대천

서해안 최고의 휴양지로 꼽히는 대천해수욕장은 여름철 관광객이 가장 많지만, 해수욕 외의 즐길 거리가 많아 가을 여행지로도 적격이다. 이색 스포츠를 체험하며 유난히 높고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푸른 보령의 바다를 느껴보면 어떨까. 대천타워 안에 있는 짚트랙은 52m 높이에서 와이어에 몸을 맡기고 바다로 돌진하는 듯한 짜릿함을 선사하는 스포츠다.
 


전망대에서는 눈부신 백사장, 탁 트인 바다와 크고 작은 섬들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또한, 국내 최초로 바다 위에 만들어진 스카이바이크도 대천해수욕장에 있다. 대천해수욕장부터 대천항까지 왕복 2.3km의 코스를 약 40분간 운행한다. 하이라이트는 만조 때. 발아래 푸른 바다가 넘실거리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대천항에 들른다면, 마침 제철을 맞은 꽃게·대하·전어 등 싱싱한 해산물을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함께 둘러보면 좋은 동네방네

보령의 영화·드라마 촬영지

청소역

영화 <택시운전사>

장항선에 있는 가장 오래된 간이역인 청소역은 ‘푸른(靑) 곳(所)’이라는 이름답게 철길 너머 보이는 풍경이 온통 숲과 하늘이다. 근대 간이역사의 건축양식 원형이 잘 보존돼 있어 등록문화재 제305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역 앞 동네는 영화 <택시운전사>의 촬영지로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에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충남 보령시 청소면 청소큰길 176

 

충정수영성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서해에서 들어오는 적들을 감시하고 방어하기 위해 1510년 무렵 축조된 석성이다. 이곳의 백미는 오천항과 서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영보정인데, 정약용이 ‘조선 최고의 정자’라 극찬했다고 전해진다. 영보정을 향하는 성벽은 KBS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찬란한 노을을 배경으로 주인공들이 애정을 키워가는 장소로 등장했다.

충남 보령시 오천면 소성리 661-1

 

청천호

영화 <결백>

충남의 3대 저수지로 이름난 청천호는 보령시 일원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오서산과 성주산 사이의 낮은 지대에 둑을 쌓아 1962년 지어졌다. 주변 산세가 수려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 영화 <결백>의 주요 배경으로 등장했다. 드라이브 코스로도 인기가 높으며, 청천호를 옆에 끼고 걷는 둘레길도 조성돼 있다.

충남 보령시 청라면 향천리 551-3


업데이트 2023-11-20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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