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산 쌀바위 설경부터 태화강국가정원에서 움트는 생동감까지.
우리에게 공업도시로 익숙한 울산은 사실 한겨울의 자연에서 오는 정취를 느끼기에도 충분한 도시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우리 감성에 따스함을 채워줄 울산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글 박소현 사진 제공 울산광역시 관광과·문화예술과(울산사진 DB)
설화와 설경을 품은 가지산,
쌀바위에 오르다
겨울이 내려앉은 울주군 가지산의 쌀바위는 한 폭의 수려한 설경을 뽐낸다. 쌀바위는 영남알프스 산맥의 일부인 가지산에 위치해, 해발 1,109m의 높이에서 울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비롯한 여러 산봉우리를 조망할 수 있는 장소다. 중생대 백악기 화산암인 유문암질 암석으로, 풍화작용에 의해 형성된 수직절리가 특징이며 주변에는 철쭉나무군락지와 같은 천연기념물이 자리잡고 있다.
쌀바위는 그 이름처럼 독특한 전설을 품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옛날에 수도를 하던 스님이 이 바위에서 하얀 쌀이 솟아나는 것을 발견하고, 그는 자신의 지극정성을 부처님께서 가상히 여겨 내린 상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알게 된 마을사람들이 스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쌀을 얻고자 바위틈을 쑤시니, 마른하늘에 천둥번개가 치며 바위틈에서는 쌀 대신 물줄기만 뚝뚝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처럼 쌀바위는 단순히 아름다운 경관을 넘어서 고대부터 이어진 전설과 자연이 어우러진 곳으로, 방문객들에게 더욱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아름다운 슬도에서 인생사진을 남기다
겨울 바다의 매력에 푹 빠지고 싶다면 울산 방어진항 끝자락에 자리한 슬도가 완벽한 선택지다. 이곳은 갯바람과 파도가 바위에 부딪칠 때 거문고 소리가 난다고 하여 ‘슬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성끝마을에서 슬도까지 이어지는 260m의 파제제를 따라 걷다 보면 슬도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마주하게 된다.
1958년에 세워진 새하얀 슬도등대를 배경으로 한 일몰은 환상적인 절경을 선사하며, 그 아름다움 덕분에 이곳은 드라마 <욕망의 불꽃>, <메이퀸>의 촬영지가 되기도 했다. 한편 슬도등대에서부터 왼편의 바닷가 쪽으로 걷다 보면 ‘왕곰보돌’이라 불리는 구멍이 숭숭 뚫린 독특한 모양의 돌을 만날 수 있는데, 이 근방은 ‘슬도등대 동굴샷’을 찍을 수 있는 포토스팟이기도 하다. 이름은 동굴샷이지만, 겨우 발목 높이의 작은 구멍이므로 눈을 크게 뜨고 찾아야 발견할 수 있다. 최근 설치된 ‘SEULDO’ 영문 포토존 역시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매력적인 포토스팟이다.
태화강국가정원에서 만나는 겨울 진객과 별빛
겨울이면 울산을 찾는 반가운 손님이 있으니, 바로 태화강 위 하늘을 뒤덮으며 화려한 군무를 연출하는 떼까마귀다. 지난해 기준 태화강을 찾은 떼까마귀는 무려 7만여 마리. 개체 수 자체는 줄었으나 여전히 장관을 보여준다. 태화강 삼호대숲에서 잠을 자고 일어난 떼까마귀는 울산 외곽 지역과 경북, 경남까지 날아가 먹이를 구하고 저녁에 다시 돌아온다.
11월과 12월 태화동에서는 군무 탐조객을 위한 해설 행사도 진행하니, 겨울 진객에 대해 좀 더 깊이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봐도 좋을 것이다. 태화강국가정원에 어둠이 내리면 발견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미경(美景)은 십리대숲 은하수길이다. 오산광장으로 들어가면 태화강 국가정원 안내센터가 보이는데, 이곳을 지나 바로 보이는 대숲길이 바로 십리대숲 은하수길이다. 반딧불을 연상시키는 조명이 대나무 위로 수 놓인 풍경은 마치 별빛 사이 우주를 거니는 듯한 황홀함을 느끼게 해준다.
함께 둘러보면 좋은 동네방네
울산의 해맞이 명소
간절곶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는 곳. 오랜 해맞이 명소로 알려져 있다. 주변의 울창한 송림, 기암괴석의 풍경이 일출의 감동을 더한다. 세계 최대 크기의 소망우체통과 우뚝 솟은 간절곶 등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등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울산 울주군 서생면 대송리
대왕암공원
우리나라 동남단에서 동해 방향으로 가장 뾰족하게 나온 부분의 끝 지점에 위치해 있다. 울기등대와 기암괴석, 수령 100년이 넘는 15,000그루의 아름드리 해송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는 이곳에서 즐기는 해돋이는 오래도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울산 동구 일산동 산907
슬도
낚시꾼이 드나드는 섬이자 오늘날 일명 ‘동굴샷’ 포토스팟으로 젊은이들의 발길까지 사로잡는 슬도는 일출로도 유명하다. 슬도등대 그리고 방파제의 풍경과 더불어 붉게 물드는 해안선이
이루는 한 폭의 그림 같은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다.
울산 동구 방어동 산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