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박소현 참고도서 「Z세대 트렌드 2024」 (대학내일20대연구소, 위즈덤하우스)
카페가 지고, 채팅이 뜨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인터넷망이 전국적으로 보급된 1990년대 후반부터 폭발적 인기를 누려왔다. 다음·네이버 카페 등 포털사이트의 커뮤니티를 시작으로, 디시인사이드·인벤 등 자체적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커뮤니티가 연이어 생겨났다. 또 비교적 최근에는 블라인드·에브리타임 등 앱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의 이용자 수가 급증했다.
흔히 약 1980년~1996년 사이 출생자를 일컫는 밀레니얼세대는 이러한 ‘게시판형 커뮤니티’를 이용해왔다. 반면 1996년~2004년대 출생자를 칭하는 Z세대는 2015년 출시된 카카오톡과 성장을 함께한 태생으로 ‘채팅형 커뮤니티(이하 챗 커뮤니티)’에 훨씬 친숙하다.
챗 커뮤니티란 웹사이트나 앱과 같은 온라인상의 구체적 영역이 없이 채팅방에서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환경을 뜻하는데, 기성세대가 2000년대에 즐겨 사용했던 사적인 1:1 채팅 서비스와는 결이 다르다. 여기서 챗 커뮤니티는 말 그대로 커뮤니티, 즉 ‘집단’의 성향이 강화된 카카오톡 오픈채팅이나 디스코드 같은 플랫폼을 뜻한다.
Z세대가 챗 커뮤니티로 통하는 이유
Z세대가 즐겨 사용하는 챗 커뮤니티 ‘디스코드’는 원래 게이머를 위한 음성 채팅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이후 조별과제·단순 친목 등 다양한 기능을 하는 비대면 소통 소프트웨어로 자리 잡았다. 디스코드에서는 누구나 필요에 따라 간편하게 서버를 열 수 있고, 그 안에 다양한 채팅·음성 채널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초대 링크만 있다면 별도 가입 절차 없이 참여가 가능해 접근성도 뛰어나다. 카카오톡 오픈채팅 역시 누구나 같은 관심사를 가진 이들과 보다 깊이 있게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다. 가볍지만 유기적으로, 또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는 특성 덕분에 활발한 소통 참여가 이뤄지는 편이다.
기존 게시판형 커뮤니티는 결국 운영자에 의해 관리되었기 때문에 사용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힘들었던 반면, 챗 커뮤니티는 잘게 세분화된 채널을 선택적으로 이용하거나 손쉽게 만들어볼 수도 있어 Z세대의 성향에 완벽히 들어맞는다. 기업들에도 신규 고객 Z세대를 확보하기 위해 챗 커뮤니티의 활용이 필수인 시대다.
이는 ‘광고 게시글’과 ‘댓글’에 진저리난 젊은 세대에게 대안이 되고 있다.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다면 그의 언어를 알아야 하듯, 앞으로 Z세대와 통하기 위해선 ‘챗 커뮤니티’에 친숙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