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은 오늘도 칼퇴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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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곳곳 따스한 색감의 빛깔이 채워지는 겨울의 풍경, 하지만 사무실의 불빛도 좀처럼 꺼지지 않고 있다.
직장인의 칼퇴근을 막는 것은 무엇일까? 정말 단순히 과도한 업무량뿐일까?
 

 

당신, 오늘도 야근인가요?

지난 10월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에서는 직장인 야근 빈도를 조사해 발표했다. 설문에 참여한 862명의 직장인에게 ‘평소 야근을 자주 하는가?’라고 질문한 결과 ‘자주 한다’라는 답변이 28%, ‘가끔 한다’가 49.2%로 나타났다. ‘거의 안 한다’라는 답변은 22.9%에 그쳐 대다수의 직장인이 야근을 피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해당 조사를 통해 드러난 직장인의 월평균 야근 횟수는 5.1회였으며, 한 달에 약 10시간 정도 초과근무를 하고 있었다. 야근을 가장 자주 하는 직무는 ‘연구개발/R&D’로,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답변자 중 41.2%가 자주 야근을 한다고 밝혔다. 생산/현장직이 31.9%, 재무/회계 분야가 29.4%로 그 뒤를 이었다.
 

오늘날 직장인은 왜 야근을 하는 걸까? 당연하게도 가장 큰 이유는 업무량이 많기 때문(58.2%)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다음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인 사유가 눈여겨볼 만한데, 바로 상사나 거래처가 퇴근 시간에 임박해서 일을 넘겼기 때문(49.1%)이라는 항목이었다. 야근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기업 문화나 상사 눈치를 보기 때문에 잔업을 한다는 의견(19.3%)도 일부 있었다. 과거보다는 나아졌지만, 남은 업무가 없음에도 보여주기식 야근을 해야 하는 경우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다.
 

 

이건 퇴근한 것도, 안 한 것도 아니야

분명 퇴근했는데 퇴근한 것 같지 않은 기분이 들 때도 있다. 바로 근무시간 외 업무 연락을 받게 되는 경우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1,71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 직장인 10명 중 6명은 퇴근 후 업무지시를 받아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빈도는 일주일 평균 2.8회에 달했는데, 5일의 근무 일수 기준으로 3일은 퇴근 후 업무지시를 받은 셈이다.
 

스마트폰 등 휴대용 디바이스가 발전하고 재택근무가 늘어나며 업무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사라지자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화됐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에게 이는 퇴사를 감행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퇴근 후 카톡금지법 등 ‘연결되지 않을 권리’에 대한 법안이 발의되기도 하지만 여전히 찬반 논쟁이 오가는 가운데 실제로 연결차단권을 법제화해서 시행하고 있는 국가도 있다. 2017년부터 50인 이상의 기업에 ‘로그오프법’을 시행하여 업무 시간 외 전화·메일·SNS·회사 전산망 등의 사용을 규제하는 프랑스가 그 대표적 예다.
 

야근이나 퇴근 후 업무지시로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닌, 한 해를 돌아보며 소중한 사람들과 따뜻한 시간을 보내야 할 연말이다. 언젠가 직장인들에게 ‘칼퇴근’이 크리스마스 선물과 같은 특별한 일이 아닌 당연한 일상이 되길 바라본다.

 

업데이트 2023-12-1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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