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렵하고 우아하다.
초밥을 만드는 군더더기없는 손놀림이 금세 근사한 한 상을 차려낸 다.
초밥의 달인이자 일식의 대가로 이름난 안유성 가매일식 대표는 7전 8기 끝에 호남지역 최초의 대한민국 조리명장에 올랐다.
남도의 맛을 더한 그의 요리는 창의적이고 멋스럽다.
안유성 명장에게 요리는
탐험의 여정이었고
꿈 그 자체였다.
요리사의 꿈을 품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온 스무 살 청년은 34년이 지나 대한민국 조리명장으로 우뚝 섰다. 나주에서 식당을 하던 어머니를 따라 토굴에 가서 육젓을 사고, 소금을 사러 신안을 누비던 소년에게 요리는 탐험의 여정이었다. 그릇 닦이부터 시작해 최고급 초밥과 일식을 제대로 익힌 안유성 명장이 다시 광주로 내려온 데도 남도의 풍성한 식자재를 향한 끌림이 한몫했다.
초밥에 접목한 남도의 맛과 멋
“지역에 뿌리내린 숙련된 요리사들이 많음에도 지역 출신 조리명장은 좀처럼 탄생하지 않았죠. 호남에서 명장이 나왔으니 앞으로 지역마다 조리명장이 나와 균형 있는 음식 발전을 함께 이끌어갔으면 합니다.”
남도 초밥을 탄생시킨 안유성 명장은 남도 음식의 맛깔스러움을 더해주는 삭힘과 익힘을 꾸준히 연구했다. 생선의 숙성도에 따른 식감을 과학적 데이터로 정리하고, 다시마를 활용한 발효
식초를 개발해 특허를 냈다. 새로운 재료를 발굴해 연구하는 일은 요리사 선배로서 후배들을 위한 길을 내는 당연한 여정이었다.
농성동에서 만나는 장인의 숨결, '명장의 거리'를 조성하다
“명장의 거리를 만들고 싶어요. 명장의 요리를 맛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 명장 팝업스토어’를 열어 제과, 미용, 공예 등 다양한 명장의 숨결을 하나로 모으는 거죠. 전시도 하고, 공방도 열어 명장을 직접 만나는 기회를 만들고요.”
안유성 대표는 명장의 사명을 더한 새로운 꿈을 그리는 중이다. 광주 농성역 2번 출구에서 지척인 가매일식은 2002년부터 지금껏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번화가와 떨어진 한적한 구도심에 자리한 이유는 확장성 때문이었다. 2층 양옥집이 모여있는 주변을 하나둘 사들여 1,600여 평 부지를 확보한 안유성 명장.
이곳에 어머니가 일군 장수나주곰탕, 메밀면을 직접 뽑는 냉면 전문점 광주옥1947, 이탈리아 음식 전문점이자 카페인 라이크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구도심에 생명을 불어넣은 그의 포트폴리오는 먹고 마시는 걸 넘어 명장의 작품과 정신을 직접 느낄 수 있는 ‘명장의 거리’ 조성으로 이어진다.
상생의 꿈을 꾸는 안유성 명장.
명장의 거리는 시작이다
우직함과 치열함, 명장의 멋
“명장의 가치를 가까이서 느낄 기회가 많지 않거든요. 이곳을 광주에 오면 꼭 한번 들러야 할 명소로 일구고 싶어요. 광주를 시작으로 전국 곳곳에 명장의 거리가 생기면 더 좋고요.”
30년 이상 꾸준히 자신을 단련해온 이들의 우직함과 치열함이 거리로 나오면 어떤 모습일까. 안유성 명장의 자신감 넘치는 미소가 답을 대신한다. 멋지고 즐겁고 꽤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