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과 기술의 눈부신 만남
    대한민국 명장(보석 및 금속공예) 박영철 ㈜와이스미스 대표
  • 290    

우아하고 강렬하다. 무엇보다 조화롭다. 

박영철 명장의 금속공예 작품은 정교함과

화려함이 교차하고, 금속과 보석의 어울림이 유려하다.

열일곱부터 깨지고 부서지며 갈고 닦은 금속공예가의 길,

박영철 명장은 그 단단한 외길을 단단히 세공했다.
 

 

황동 조각에서 황금 족두리까지

박영철 명장에게 귀금속은 화려한 장식보다 치열한 삶에 가까웠다. 갑자기 어려워진 집안 형편에 중학교만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온 게 금속공예와의 첫 만남. 귀금속 세공 작업장에서 허드렛일을 도맡고, 직원들이 모두 퇴근하면 공장 바닥에 담요 한 장을 깔고 홀로 잠을 청해야 했다.

서러운 마음에 이불이 젖을 때까지 눈물을 쏟기도 여러 날이었지만 기술을 제대로 배우겠다는 간절함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밤이면 주운 황동 조각을 녹이고 망치질하며 손기술을 연습했고, 나무를 깎으며 작품을 그려 보기도 했다.
 

 

“제대 후 다시 공장으로 돌아왔어요. 반드시 최고가 되겠다는 각오와 함께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결국 세공이더라고요.”

 

버티는 시간이 아닌 즐기는 시간은 그를 빠르게 성장시켰다. 투박한 재료들이 손끝을 거쳐 공예품으로 변신하는 과정은 늘 설레고, 기술과 아름다움을 함께 녹여내는 금속 세공의 매력에 더 깊이 빠져들었다. 10년을 묵묵히 단련한 그의 실력은 제1회 한국 귀금속 공예기술경기대회에서 증명할 수 있었다. 최연소로 참가해 금상을 거머쥔 것이다.

 

“벅찬 마음에 눈물이 나더라고요. 제가 걸어온 발자취에 대한 선물처럼 다가왔거든요. 이제 대한민국 명장으로서 나라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길을 걸어야죠.”

 

2020년 제20회 국제주얼리디자인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한 황금 족두리는 그의 역량이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섰음을 보여준 걸작으로 꼽힌다. 그리고 2022년, 업계에 발을 디딘 지 32년 만에 대한민국 명장에 올랐다.
 

 

자동화 설비도 손끝에서 시작

박영철 명장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알아주는 티아라 제작 전문가이다. 영국 고객이 특별 주문한 티아라는 ‘It’s the best!’라는 찬사로 돌아왔다. 박 명장은 특히 2~6개월이 걸리는 티아라 제작 공정을 2~3주 정도로 대폭 축소 하는 주조 기술을 개발해 혁신을 이끌었다.
 

“기존에는 크기가 큰 티아라를 한 번에 주조할 수 없어 여러 개로 나눠 주조한 다음, 조각별로 땜질을 반복해 모양을 완성해야 해 시간이 오래 걸렸거든요. 여러 시행착오 끝에 티아라의 기본 골격을 한 번에 주조 할 수 있는 플라스크를 개발한 것이죠.”
 

 

요즘의 귀금속 세공은 첨단 기술과 자동화 설비가 핵심이다. 3D 대형 프린터, 가압주조기, 왁스 사출 협동 로봇 등이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인다. 박영철 명장은 그간의 노하우를 접목한 설비 개발에 앞서면서도 손기술을 놓지 않는다. 9년 전 설립한 ㈜와이스미스는 그 조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프로그램이 익숙한 20대와 손기술로 승부하는 60대 숙련공이 자연스레 어울려 있다. 특히 2024 국제기능 올림픽에 출전하는 와이스미스 소속 국가대표가 박영철 명장과 수공 공정을 단련하고 있다.
 

“고난이 기술, 감동을 주는 세공은 결국 손끝에서 나오거든요. 그 가치가 사라지지 않고 이어질 수 있도록 후배 양성에 힘쓰겠습니다.”
 

 

아름다움을 연마하고 세공하는 손은 오늘도 분주하다. 대한민국 귀금속 공예의 기술력과 아름다움이 박영철명장의 손끝에서 명맥을 이어간다.

 

업데이트 2024-03-29 20:46


이 섹션의 다른 기사
사보 다운로드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