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뚜벅뚜벅, 국적을 넘어 함께 걸어가는 사람들
    지구촌뚜벅이들 김춘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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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이주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에서 시작해, 이제는 어르신들까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식당이 있다. 바로 지구촌뚜벅이들.
작은 식당이지만 이곳에는 함께 일하며 성장하고, 서로의 삶을 응원하는 따뜻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Q ‘지구촌뚜벅이들’을 소개해주세요.

다문화가정 이주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작했어요. ‘뚜벅뚜벅 같이 걸어가자’라는 마음이었죠. 결혼으로 한국에 오면, 이주여성들이 할 수 있는 마땅한 일자리가 잘 없거든요. 저 역시 다문화가정이라 이 어려움을 직접 겪었고요. 언어 장벽도 크고, 낯선 환경에서 선택할 수 있는 일도 제한적이라 취업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100% 이주여성분들과 함께했는데, 운영하다 보니 남성 인력이나 어르신들의 도움이 필요할 때도 있더라고요. 지금은 이주여성뿐 아니라 남성 인력과 어르신들이 함께 일하는 식당으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대표 메뉴는 무엇인가요?

퓨전 요리인 ‘매운 갈비찜’과 ‘매운 닭강정’이에요. 중국 요리의 조리법과 맛의 밸런스를 참고하되,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제가 직접 개발한 메뉴예요.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어떤 분들인가요?

현재는 3~4명이 근무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베트남 분도 계셨는데, 지금은 주로 중국 분들이에요. 창업 초기부터 함께해온 직원들도 있어서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며 호흡을 잘 맞추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언어가 서툴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2~3년 정도 일하다 보면 기본적인 한국어를 다들 익히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한국어 실력이 늘면 더 좋은 곳에 취직할 수 있잖아요. 저는 오히려 그런 기회가 있으면 “가세요, 더 좋은 곳에서 경험해 보세요” 하고 권장하는 편입니다.
 

 

사회적기업으로서의 가치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사회적기업으로서 가장 큰 가치는 ‘사람과 지역을 잇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구촌뚜벅이들은 사회적기업 육성사업을 시작으로 예비 사회적기업 단계를 거쳐 지금의 형태로 성장했습니다. 운영하면서 느낀 건, 이 가치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일이 곧 사회적기업의 힘이라는 점이에요. 결국 판매보다 중요한 건 ‘홍보’, 즉 우리의 이야기를 널리 전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홍보가 잘 이루어지면 판매는 자연스럽게 뒤따라오니까요.

 

또 사회적기업이 현장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하려면,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지원과 소통 창구가 많아져야 합니다. 그런 부분이 보완된다면 사회적기업의 가치와 역할은 더욱 커질 거라 기대합니다.
 

 

운영하시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요?

운영하면서 가장 힘든 건 서류 준비예요. 위생 점검이나 사회적기업 관련 행정 업무를 모두 제가 직접 처리하다 보니, 전문 인력이 없는 상황에서는 며칠씩 걸리기도 해요. 때로는 요리하는 것보다 행정 서류를 준비하는 일이 더 버겁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 모든 과정이 결국 손님에게 좋은 음식을 대접하기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다시 힘이 나요. 손님들이 맛있게 드시며 웃을 때면 그동안의 어려움은 금세 잊히고, 오히려 큰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무역’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블루오션 품목을 찾아서 무역으로 확장하고 싶은 꿈이 있어요. 그리고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일도 계속 이어가고 싶습니다. 예전에 경로당 어르신들을 모시고 도시락 사업을 한 적이 있는데, 속도는 느려도 같이 일하는 게 참 보람 있었거든요. 앞으로도 어르신, 이주여성분들과 함께할 수 있는 길을 더 넓혀가고 싶습니다.


 

업데이트 2025-11-22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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