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열아홉 번째 신화
■ 방송: 10월 31일 토요일 밤 10시 50분, 1TV
2편-블루 엘리트의 힘
■ 방송: 11월 1일 일요일 밤 11시 10분, 1TV
■ 전 세계 ‘황금 손’의 축제, 국제기능올림픽!
지난 8월 11일부터 6일간 브라질에서는 제43회 상파울루 국제기능올림픽이 열렸다. 남미에서 최초로 열린 이번 대회는 전 세계 59개국, 50개 직종, 1,186명의 선수들이 참여한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한국은 41개 직종에 45명의 선수들이 기술 강국 코리아의 자존심을 걸고 출전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은 유럽의 전통 강호 뿐 아니라 신흥 강국 브라질, 중국의 거센 도전을 받아야 했다. 그 속에서 한국은 어떻게 19번째 신화를 이뤘던 것일까? 뜨거웠던 접전의 현장을 밀착 취재했다.
■ 기능올림픽 국가대표선수_그들은 누구인가?
대한민국 국가대표 45명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태극 마크’를 단 한국 최고의 ‘황금 손’들이다. 이들은 지방기능경기대회를 거쳐 전국기능경기대회, 그리고 국가대표 선발전이라는 3개의 관문을 통과해야만 했다. 전체 1만 6천 명 중 45명. ‘334대 1’의 경쟁을 뚫고 선발된 최정예 기능 엘리트들인 것이다. 그들은 국가대표 공식훈련장인 글로벌숙련기술진흥원에서 지난 8개월간 스파르타식 집중 훈련을 받았다.
허리 디스크의 고통을 이겨내며 하루 12시간 이상 컴퓨터 앞에서 씨름한 그래픽디자인 김채은 선수(20·성동글로벌경영고등학교), 모델 얼굴을 도화지 삼아 메이크업 훈련에 매진한 피부미용 김은성 선수(20·충청대학교), 최첨단 종목인 모바일로보틱스에 출전하는 이아론(20·삼성전자)•박홍철(20·삼성전자)선수, 1200도가 넘는 불꽃과 싸우는 용접 김진석 선수(20·현대중공업). 그들의 꿈과 좌절 그리고 도전. 땀과 눈물로 얼룩졌던 8개월간의 여정에 함께 동행했다.
■ 손끝으로 일군 기적의 역사!
한국은 1967년 마드리드 국제기능올림픽을 시작으로 국제기능올림픽에 총 28번 출전해 19번의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국제기능올림픽 최강자로 군림하며 기술 강국의 위상을 세계에 알린 것이다.
1970~80년대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룬 대한민국. ‘한강의 기적’은 숙련된 기술인들이 손끝으로 일궈낸 기적의 역사였다. 한국은 1970년대 초반부터 국가 주도로 중화학공업을 육성하면서, 산업 현장에 투입할 전문 기술 인력이 필요했다. 그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공고’를 집중 육성해, 산업 현장에 필요한 기능인을 키워냈다. 그렇게 양성된 우수한 기능인들은 국제기능올림픽에 참가해 우승함으로써 한국의 위상을 높였고, 동시에 한국 경제를 부흥시킨 ‘산업 역군’이었다.
■ 기술 지도자 수출 1호, 베트남 용접 감독 이갑승!
1978년 부산 국제기능올림픽 용접 금메달리스트 이갑승. 그가 이번엔 베트남 국기를 달고 돌아왔다. 베트남 용접 선수의 감독이 된 것이다.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한국 ‘용접’ 국가대표 감독(국제심사위원)을 역임한 그는 2번의 금메달을 한국에 안겨 주었다. 그랬던 그가 돌연 태극 마크를 반납하고 베트남 감독이 된 사연은 무엇일까?
베트남 용접 선수로는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첫 출전하는 당 주이 뚜언(21세). 그는 취약한 전적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에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갑승은 어떻게 베트남 선수를 강력한 우승후보로 만들었을까. ‘지도자 수출 1호’로 꼽히는 이갑승 감독을 밀착 취재했다.
■ 19번째 신화...앞으로 남겨진 과제는?
19번째 종합우승을 차지하며 기술 강국 코리아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세계에 알린 대한민국! 그러나 국가대표 선수들은 유럽의 전통 강호와 신흥강국 브라질, 중국의 도전 속에서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마지막 날까지 45명의 대한민국 청년들이 고군분투 끝에 얻어낸 눈물의 우승컵이었다.
학벌 사회의 편견과 맞서가며 일찍이 기능인의 길을 선택했던 국가대표 선수들. 이들은 경쟁국의 라이벌과 싸우는 일보다 기능인에 대한 한국 사회의 고정관념과 맞서는 일이 더욱 힘들었다고 말한다.
기능올림픽에서 많은 메달을 따는 기능 강국 코리아. 하지만 이 많은 메달은 제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제2의 경제 도약을 꿈꾸는 한국은 어떻게 미래의 ‘황금 손’을 키워낼 것인가. 진정한 기술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한국 사회에 남겨진 과제는 무엇일까.
■ 중국, 블루 엘리트가 몰려온다.
“손재주가 뛰어난 인재를 노동시장으로 끌어들여 중국 제조업을 ‘명품 제조업’으로 만들어라” 중국 총리 리커창은 2014년 6월 23일, 전국 직업교육 업무 회의에 참석하여 기술인재 양성을 강조했다. 블루 엘리트를 육성해 2025년까지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을 ‘제조업 강국’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블루 엘리트가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사회의 이러한 흐름 속에 각 지방정부에서는 직업교육에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전교생 6000여명의 항주기술학교. 이 학교는 지난 8월 열린 상파울루 국제기능올림픽 자동차페인팅 종목에서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 국제 수준의 기술엘리트를 배출하기 시작한 중국 직업교육의 비결은 무엇일까. 어떤 수준의 시설과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일까. 중국의 야심찬 블루 엘리트 양성 프로젝트! 그 거대한 변화의 현장을 찾아간다.
■ 브라질 기업들, 블루 엘리트 양성을 위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다.
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선 남미 최대 요트 회사 셰퍼. 그곳엔 국제 수준의 기술로 단련된 블루 엘리트들이 있다. 그들은 브라질 기업체연합에서 운영하는 세나이(SENAI)직업학교에서 전문가로 단련되었다.
자신들의 인생이 “세나이 이전과 세나이 이후로 나뉜다”고 말하는 브라질의 숙련 기술자들. 이들이 말하는 세나이는 어떤 직업학교일까. 왜 브라질에선 ‘정부’가 아닌 ‘기업’이 주도적으로 기술인 양성에 나선 것일까. 세나이 출신의 기술 인력들은 브라질 제조업 활성화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을까. 신흥강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브라질의 저력을 심층 분석해 본다.
■ 마이스터의 나라 독일, 블루 엘리트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제조업이 진화하고 있다. 1925년, 목공용 도구를 생산하며 전통 제조업으로 시작했던 훼스토(FESTO)는 이제 생체형 로봇 제작을 통해 최첨단 자동화 시스템에 응용할 원천 기술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이 기업은 첨단기술 시대를 이끌 기술 인재들을 어떻게 키우고 있을까. 훼스토는 자체적으로 직업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듀얼 시스템(일학습병행제)이라는 교육 방식에 따라 일주일에 1~2일은 학교에 다니고, 나머지 3~4일은 회사에서 훈련을 받는다.
세계적 자동화 설비회사 KHS. 이곳에 듀얼 시스템 교육을 받고 있는 한국인 청년들이 있다. 그들이 한국의 대기업 입사도 마다하고 독일행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기술 강국 독일은 듀얼 시스템을 통해 어떻게 최강의 블루 엘리트들을 키워내고 있는 것일까. 전 세계 직업교육의 모범이 되고 있는 독일의 듀얼시스템을 집중 조명해 본다.
■ 스위스에선 블루 엘리트가 어떻게 부를 창조하는가?
트럭 방수포를 재활용해 만든 가방 ‘프라이탁’. 보통 가방 하나의 가격은 70여 만 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스위스 사람들이 애용하는 국민 가방이다. 사람들은 폐자재로 만든 이 가방에 기꺼이 비싼 돈을 지불한다. 창업주 프라이탁은 자사의 제품이 ‘리사이클링 명품 가방’으로 통하는 이유에는 ‘스위스적인 가치’가 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시계를 포함한 세계적인 명품을 만드는 나라 스위스, 그 명품들은 최고의 기술을 자랑하는 장인의 손에서 나온다. 최상의 품질은 ‘손’으로부터 나온다는 믿음, 그리고 그 가치를 인정해주는 사회, 그것이 바로 스위스적인 가치인 것이다. 황금 손이 인정받는 나라 스위스가 한국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 한국의 현주소, 한국의 블루 엘리트는 어떻게 양성되고 있는가?
공고는 1970~80년대 ‘기술 엘리트 사관학교’로 통했다. 2015년 오늘, 공고의 위상은 어떠한가. 특성화고등학교 취업률은 ‘공고’의 역할이 어떻게 변했는지 보여준다. 1990년대 이후로 특성화고 취업률은 급속히 하락한 반면, 대학 진학률은 상승했다. 학생들은 공고 졸업만으로는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어 대학 진학에 눈을 돌린다. 기술엘리트의 산실이었던 공고는 길을 잃은 것이다.
19번째 신화의 이면. ‘메달 강국’ 코리아는 ‘제조업 강국’이 되지 못했고, 숙련된 기술 엘리트를 양성해낼 수 있는 차세대 직업교육의 로드맵이 부재한 것이 현실이다. 세계가 블루 엘리트 양성을 통해 ‘부’를 창조하고 있는 지금, 한국은 이제 어디로 갈 것인가. 손끝으로 일궈낸 기적의 역사는 계속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