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손달인 정선엔지니어링 학습근로자 / 일러스트. 이희훈
정선엔지니어링에서의 출발
가정형편이 어려워 일찍부터 가장 역할을 해야했던 내게 무엇보다 급했던 건 취업이었다. 상위 성적을 유지한 것도 아니고, 흔한 자격증 하나 취득한 적이 없었기에 답답한 마음에 진로상담 선생님을 찾았다.
선생님은 내게 한국폴리텍대학 입학을 권했고, 2014년 3월, 선생님의 추천대로 한국폴리텍대학 원주캠퍼스 산업설비학과에 입학했다. 가정형편상 빨리 돈을 벌고 싶어 취업이 가장 잘될것 같은 용접 직무를 선택했고, 입학한 해 특수용접기능사 자격증을 바로 취득하는 등 최선을 다해 적응해 나갔다. 그러던 중 교수님에게 일학습병행제를 시행하고 있던 정선엔지니어링을 추천받게 되었다. ‘취업 후 교육까지 받을 수 있다니…’.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경제적으로 집안에 보탬이 되고 싶던 내게 천금 같은 기회였다. 곧바로 입사원서를 냈고, 소원했던 합격소식을 받았다.
일과 공부를 동시에 하는 만족감
정선엔지니어링에서의 시작은 무척 만족스러웠다. 일과 공부를 하며 동시에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이 마냥 좋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지속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체력이 떨어져 실수가 많아졌고, 설상가상으로 일학습병행제를 함께 시작한 친구가 퇴사하며 긍정적이던 마음가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멈출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힘들지? 하지만 넌 잘 할 수 있어! 기운내라, 손달인!” 기업현장교사님의 끊임없는 관심과 독려 때문이었다. 그 다독임은 어려운 고비를 잘 넘기는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또 일학습병행제처럼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통해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쉽게 놓칠 수는 없었다.
그렇게 나는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용접 기술과 기계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들을 습득해나갔다. 현장에서 얻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불량률을 줄이는 방법 등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실전감각들도 몸소 익힐 수 있었다.
일학습병행제 우수사례
경진대회 동상 수상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9월에 있었던 ‘일학습병행제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학습근로자부문 동상을 수상한 것이다. 단순한 ‘직업’의 수준을 넘어서 꿈을 실현하는 도구로 ‘일’을 즐기면서, 용접 분야의 역량과 조직생활 내 빠른 적응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일학습병행제로 나는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었다. 공부에는 재능이 없던 나. 일학습병행제란 체계적인 시스템 안에서 용접 지식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었고, 현장교육을 통해 배운 내용을 적용해 보며 실전 감각을 익힐 수 있었다.
무엇보다 다른 친구들이 대학교에 다니면서 취업 준비를 하는 동안 안정적인 직장에서 조금 더 일찍 미래를 계획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지게차 자격증’ 취득도 준비하고 있다. 비록 세 번이나 실기시험에 떨어졌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용기와 도전 의식을 배웠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학습병행제의 긍정적인 효과가 다른 근로자들에게도 잘 공유되어, 더 많은 곳에 쓰이기를 바라본다.
나는 이제 누구도 부럽지 않다. ‘용접 달인 손달인’으로 성장하는 내 모습이 더없이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