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내용을 말하더라도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맛’이 다르다.
말을 높이고 낮추고, 늘이고 줄이는 등 말에도 흐름이 있어야 끌린다.
맛있는 스피치를 원하는 당신이라면 주목하라.
박혜은·신성진·이상은 스피치 고수들이 전하는 맛있게 말하는 법 6가지!
글. 김민정
1. 네 박자 ‘리듬’을 녹여내라 :
노래에 박자가 있듯이 말하기에도 높고 낮음과 길고 짧음의 고저장단 네 박자가 존재한다. 박자를 살리는 가장 쉬운 방법은 내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과 단어에 감정을 실어주는 것이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오르내림이 적절하게 섞여있어야 더 맛있는 음식처럼 느껴진다. 아래의 문장을 보자.
(1)그때 (2)그 일이 (3)제 인생의 (4)터닝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여기서 반드시 높여야 하는 부분은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상황에 맞게 내가 어느 부분을 강조해서 높이느냐에 따라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확연히 달라진다. 내용 전개상 ①~④번 중에서 강조해야할 부분을 파악한다.
2. ‘쉼표’를 두려워하지 마라 :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피치를 할 때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정적’이다. 말과 말 사이의 빈 공간을 어떻게 메워야 할지 두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을 강조하고 싶을 때 가장 효과적인 것이 바로 쉼표를 찍는 것이다.
(Before)
"오늘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After)
"오늘, (쉼표 찍고)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처럼 말과 말 사이 짧은 공간이 생기는 것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하고, 쉼표 뒤에 오는 말에 더욱 귀를 기울이도록 만든다. 그렇다면 가장 적절한 시간은 몇 초일까. 문장 속 강조하고 싶은 표현이나 단어 앞에서는 짧게 1초 정도, 주제를 전환해야할 때는 질문을 던지고 난 다음 1~3초까지 조금 길게 쉬어도 좋다.
3. 한 문장의 길이를 조절하라 :
한꺼번에 많은 얘기를 하려다보면 문장이 길어진다. 이럴 때는 한 문장 안에 하나의 내용만 담자. 그리고 문장을 이어줄 적절한 연결어를 찾으면 된다.
(Before)
아무리 숨기려 해도 거짓임을 알려주는 몸의 신호들이 있는데, 진짜 미소는 눈은 빛나고 뺨과 입 고리가 함께 올라가 얼굴 전체에 변화가 생기며 사라지는데 몇 초 걸리는 반면 가짜 미소는 한 순간에 나타나고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After)
아무리 숨기려 해도 거짓임을 알려주는 몸의 신호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진짜 미소는 눈은 빛나고 뺨과 입 고리가 함께 올라가 얼굴 전체에 변화가 생깁니다. (이러한) 진짜 미소는 사라지는데 몇 초 걸립니다. (반면) 가짜 미소는 한 순간에 나타나고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4. 구체적으로 제시하라 :
스피치는 듣는 이들이 ‘저 사람이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라고 느끼는 순간 매력을 잃는다. 주장하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구체적인 사례나 당장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예시를 전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체조 영상을 보는 것을 제안할 경우, 이렇게 말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Before)
"매일매일 조금씩 연습해보세요"
(After)
"식사 후에 양치하고 거울 앞에서 하루 두 번씩 반복해보세요"
특히, 연구 결과물을 언급하면 이야기에 힘이 실린다. 뉴스보도에서 전문가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5. 쉽고 생생하게 표현하라 :
전문적인 용어를 자주 언급한다고 해서 질 높은 스피치가 아니다. 어려운 단어는 쉽게 풀어쓰는 등 누가 들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좋다. 한편, 우리말은 색 하나를 표현하더라도 노랑만이 아닌 ‘노르스름하다’, ‘누리끼리하다’, ‘샛노랗다’ 등 다양한 표현이 있다.
(Before)
"행복해요"
(After)
"잠들기 전까지 설렐 거예요" "오늘을 두고두고 기억할 겁니다"
감정도 마찬가지다. 색다르고 생동감 있게 표현하자. 당시의 생각과 감정을 맛있게 전달할 수 있다.
6. 감정을 감추지 마라 :
우리는 말은 적게 조용히 행동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문화적 차이, 외국어에 비해 강세가 적은 언어적 차이 등으로 감정을 억누르고 자제하는 것이 옳다고 여긴다.
하지만, 한층 더 풍성하고 맛있는 스피치를 위해서는 첫째, 평소 스쳐가는 감정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이 좋다.
왜 그런 감정이 드는지 생각해보고 한걸음 더 나아가 표현하다보면 점차 상대방의 감정도 읽어낼 수 있다.
둘째, 나만의 감정 사전을 만드는 것이다. 사전을 펼쳐보면 우리가 자주 쓰는 표현 외에도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는 무수히 많다.
이처럼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그대로 담아내는 것만으로도 스피치가 풍부해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라.
※ 이 콘텐츠는 『스피치가 두려운 당신, 어떻게 말해야 하는가?』 (박혜은․ 신성진․ 이상은 저, 새로운 제안) 내용을 주제에 맞게 재구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