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 대한민국 교육문화를 이끈다
    윤소정 인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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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교육사업에 발을 내딛었을 때만 해도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인재교육? 그게 뭐하는 건데?”
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꼭 필요한 교육이라 여겼기에 포기할 수 없었다는 그녀.
그렇게 6명의 학생들과 함께 조촐하게 수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언론과 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교육자가 됐다.
사람들의 잠재력을 일깨워 ‘온전한 나를 실현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그녀의 교육철학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게 된 것이다.
글. 김혜민 / 사진. 이승훈

선생님 같은 교육자에의 꿈
어린 시절 그녀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참 좋아했다. 아이들과 하나하나 눈을 맞추고 노래하며 삶의 아름다움을 일깨워 주는 마리아 선생님의 따뜻한 모습. 이는 곧 그녀의 꿈이자 미래 삶에 대한 희망이 되었다. 따지고 보면 지금 교육자로서의 길을 걷게된 근원이 바로 그때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마리아 선생님에 대한 기억은 그녀로 하여금 교사로서의 삶을 꿈꾸게 했고, 결국 그녀는 임용고시를 준비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부푼 꿈도 잠시, 그녀는 큰 장애물을 마주해야만 했다. 관광대학교를 졸업한 그녀가 도전할 수 있었던 관광고등학교 선생님이라는 타이틀은 10년에 1명꼴로 채용을 진행하는 엄청난 기다림과 인내심을 요하는 자리였기 때문이었다.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만 같던 그때, 그녀는 우연히 그림 하나를 보게 됐다.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자화상>이라는 작품이었다. 하얀 알을 보며 붓으로 알 대신 날개를 활짝 펼친 새 한 마리를 그려내는 화가의 모습은 그녀에게 큰 깨달음을 줬다.

“아, 나는 알을 보면 알만 그릴 줄 아는 삶을 살고 있었구나. 그런 생각을 하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어요. 선생님이 되고 싶으니까 당연히 임용고시를 쳐서 학교에 발령받아야 한다는 틀에 갇힌 생각만 하고 있더라고요, 제가.
이후부터는 선생님이라는 직업에 대해 새롭게 정의를 내려 보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선 아예 학교를 자퇴했어요. 내가 생각하는 진짜 선생님이 되어보자 생각한 거죠.”

물론 이후에도 우여곡절은 계속 이어졌다. 잘나가는 영어강사가 되어 남들의 부러움을 사는 위치에까지 올랐지만 수강생의 20~30% 남짓만이 정말 필요에 의해 영어를 배우는 상황에서, 나머지 70~80%에 달하는 수강생들의 문제는 도대체 어떻게 해결해주어야 하는 것인지 다시금 고민하게 된 것이다. 그녀는 다시 새로운 길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교육기업 인큐의 발판이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끊임없이 삶으로 보여주는 그 이름,
인생의 스승이 되는 길


당시 그녀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생각했던 부분은 ‘옆에 친구가 하니까’ 혹은 ‘전부 다 하는데 나만 안하기에는 불안해서’ 등의 이유로 목적 없이 영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이었다. 이는 단순히 영어공부에 관한 사항이기도 했지만 동시대 사람들의 현실을 포괄하는 커다란 사회적 문제이기도 했다. 이들에게 어떤 해결책을 주어야 할까 고민하던 그녀는 일단 한번 저질러 보기로 했다. 220개의 강의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것도 바로 이때다.

“누군가를 인재로 키우려면 먼저 스스로를 인재로 키워봐야 할 필요가 있겠더라고요. 선생님은 말이 아닌 삶으로 끊임없이 학생들을 깨닫게 해주는 사람이잖아요. 한국에서 영어공부 잘 할 수 있는 방법 개발하기, 길거리에 나가 춤추며 남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또 어떤 때는 일본의 어느 회사에서 쉬지 않고 오래 달리는 사람을 인재로 채용했다고 해서 1시간 30분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달려보기도 했어요. 엉뚱해 보일 수도 있지만 모두 나라는 사람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온몸으로 실천해본 것들이었죠.”

“학생들이 저를 좋아한다는 건 제가 그들에게 필요한 사람이라는 뜻이기도 해요. 그런데 그 필요라는 것이 그 사람에게 무언가를 줄 때도 그렇지만, 그 사람을 믿어주는 것도 필요거든요. 그런 필요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주려고 했어요. 저희 핵심가치 중에 하나가 ‘먼저 주는 사람이 주인이다’이기도 하고요. 이렇게 마음의 필요를 채워주니까 특별한 홍보마케팅 없이도 입소문이나 소개로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같아요.”


선생님들의 선생님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또 다른 꿈


풋풋한 20대의 나이에 교육기업의 CEO로 남들보다 앞서 출발했던 윤소정 대표. 그녀는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지난해 겨울 다시 한 번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스토리펀딩을 통해 소년원 친구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이 바로 그것. 게다가 목표치를 훨씬 웃도는 775% 달성이라는 엄청난 결과를 냈다. 친구와 싸웠는데 단지 합의금이 없어서 혹은 탈선의 길로 빠졌지만 돌봐줄 사람이 없어 이곳으로 들어온 친구들이 앞으로 사회의 편견에 시달리며 살아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을 것이다.

“아는 분이 전국 소년원을 다니며 강의를 했는데 그때 따라갔던 것이 계기가 됐어요. 앉아있는 아이들이 예상 외로 너무 순수해요. 저도 깜짝 놀랐죠. 단지 가정에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상처받은 아이들이 대부분이더라고요. 이 친구들을 편견으로 바라보는 것은 인간의 본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거라는 생각을 처음 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하반기에 이 친구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계획하고 있어요.”

교육자로서 사람을 단정 짓는 것이 가장 지양해야할 바임을 다시 한 번 느꼈다는 그녀. 일의 특성상 사람들을 계속 관찰하며 인문학적으로 풀어내야 하기에 그녀는 수업시간에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집중을 하지만, 수업이 끝나면 그 모습을 잊기 위해 노력한단다. 인간은 시간이 지나며 계속 변화하는데, 어느 한 순간의 모습으로 그 사람을 기억해 버리면 결국 그 사람을 쉽게 단정 짓게 되어서다.

이렇게 매사에 똑 부러지는 그녀는 앞으로도 하고 싶은 일이 참 많다. 내년을 기점으로 해선 유아교육으로 사업을 전향할 계획이고, 또 한편으로는 학원선생님들의 직업적 프라이드를 찾아주는 일도 하고 싶단다.

“누군가의 인생에 가르침을 전한다는 건 참 훌륭하고 멋진 일이잖아요. 그건 학교 선생님이든 학원 선생님이든 마찬가지죠. 그래서 앞으로는 상대적으로 직업에 대한 프라이드가 부족한 학원 선생님들을 이끌어줄 수 있는 교육을 하는 것이 제 목표예요. 그러니까 아직 저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업데이트 2016-07-12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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