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진대성 중부지역본부 과장
대이작도로 떠난 숙련기술인
지난 6월 7일 아침 7시, 이 날은 조금은 특별하게 시작됐다. 인천시 웅진군의 대이작도에서 있을 기능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되어서다. 대이작도라는 섬으로 떠나는 설렘, 봉사활동을 함께 하게 될 한국마이스터연합회 숙련기술인들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공단의 사회공헌활동에 일조한다는 약간의 자부심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다. ‘기능봉사활동’은 다양한 분야의 숙련기술인들이 육지의 혜택을 받기 어려운 주민들을 위해 각자의 재능을 기부하는 활동이다.
배에 탑승하기 위해 인천항여객터미널에 도착하자 양손에 짐을 가득 들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제과, 미용, 자동차정비 등 여러 분야의 숙련기술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배 안에서 마이스터연합회원들과 다함께 김밥과 사이다를 나눠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렇게 1시간 40여분 가량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바닷길을 달렸다. 온몸으로 상쾌함을 느끼다보니 어느새 대이작도에 도착하였다.
먼저, 선착장에서 8분여 거리의 마을회관으로 이동하여 기능봉사활동을 알리는 현수막을 설치했다. 하늘을 올려다 보았더니 뜻 깊은 봉사활동에 큰 박수를 보내는 듯 날씨는 맑고 쾌청했다. 각 분과마다 봉사활동을 하게 될 장소는 달랐지만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 않고 한 구역 안에 모여 있어 이동하기가 수월해보였다.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봉사
제과 기능장님은 인근 초등학교에서 주민들과 빵을 만들었다. 마을 어르신을 위해서는 꽈배기를, 아이들과는 웃음꽃을 피우며 케이크 만들기를 시작했다. 프로 파티쉐 못지않은 표정으로 진지하게 생크림을 바르는 아이들을 보니 ‘아이들은 모두 똑같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마을회관에서는 미용분과 봉사활동이 이루어졌다. 염색과 파마를 하는 동안 아주머니들의 이야기 소리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마을회관의 익살스런 풍경이었다. 오랜만에 머리를 다듬으니 아주머니들의 얼굴에는 여고생처럼 생기가 넘쳐흘렀다. 미용 봉사자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기분전환을 하는 아주머니들의 모습이 친근하게 느껴졌다.
오전 봉사활동을 마치고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미용분과와 도배분과의 숙련기술인들이 비빔국수를 내오셨다. 특유의 맛깔스러움에 모두들 ‘폭풍흡입’ 할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제과 기능장님이 만드신 꽈배기는 훌륭한 디저트가 되었다. 뒷정리를 하는 동안 둘러보니 머리를 예쁘게 단장하신 할머니 두 분이 한참이나 자리를 뜨지 않고 앉아계셨다. 그래서 어디 불편하신 건가하고 여쭤보니 손사래를 치시며 “불편한 건 없고 혹시 도와줄 일이 있나 해서”하신다. 그 말씀을 듣자 큰 도움을 드린 것도 아닌데 너무 과분한 감사를 받은 것 같아 부끄러웠다. 앞으로 누군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에는 자동차정비 현장으로 이동했다. 대이작도의 모든 소형트럭이 정비를 기다리고 있었다. 차 한 대에 두 명의 기술인들이 붙어 정비를 시작했다. 그렇게 한 대도 빠짐없이 꼼꼼하게 정비를 해주었고 육지로 돌아오기 바로 직전, 모든 차의 정비를 마쳤다. 차량정비의 특성상 그늘도 없이 야외의 뙤약볕 아래에서 진행했지만 모두가 한결같은 마음으로 임해주었다. 대이작도 주민들은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봉사해준 모든 마이스터연합회 회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이번 대이작도 봉사활동을 가기 전에는 잠시 일상의 업무에서 벗어나 기분전환을 하듯 봉사활동을 떠나는 거라고 여겼다. 하지만 땀 흘려 배운 기술을 이웃에게 환원하는 값진 활동을 하고 있는 숙련기술인들을 보면서 그 봉사정신을 우러러보게 되었다. “더 많은 섬 지역 주민을 위해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는 마이스터연합회 사무처장님의 말씀. 이것이 이날 봉사활동에 참여한 모든 숙련기술인의 진정한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