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진한 정 차장에겐 특별한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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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 발표를 기다리던 김 차장은 망연자실했다. 오늘 발표된 부장 승진 명단에 자신의 이름 대신 정 차장이 오른 것이다.
사람은 좋지만 종종 업무 처리 때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였던 정 차장이 자신을 이겼다는 사실을 납득하기 어려워 ‘우리 회사엔 원리원칙이 없다’고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아무리 작은 기업도 나름의 정교한 운영원리 안에서 돌아가는 법이다.
그렇다면 회사가 승진시키고 싶어 하는 인재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글. 김혜민 / 일러스트. 김수진


회사가 원하는 건
평론가가 아니라 문제해결사다

기업이 원하는 것은 성과다. 따라서 확실한 실무 역량을 갖추고 자신의 직무에서 성과를 내는 동시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을 제시하고 직접 뛰어들어 실행에 옮기는 이들, 곧 문제해결형 인재라고 불리는 사람들을 기업은 원한다. 문제가 생겼을 때 이러쿵저러쿵 비평만 늘어놓으며 동료들의 의욕을 꺾기 일쑤인 평론가 유형의 사람들에게는 잘못된 점, 실패의 가능성만 보이는 데 비해 이들의 눈에는 잘된 점과 성공의 가능성이 보인다.

모든 문제는 사람이 해결할 수 있다는 낙관론과 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 과거에도 문제를 해결하고 성공으로 이끌었던 경험 등이 그를 새로운 도전으로 이끈다. 이들은 당장 문제점을 파악한 뒤 뛰어들어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바쁘기 때문에 누가 잘못했는지를 따질 겨를이 없다.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미래에 주목하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긍정적이다. 때문에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라도 그가 나서면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분위기가 살아나 조직에 생기가 넘친다. 그는 조직의 동기부여 전문가이기도 한 것이다.


회사에서 삶의 가치를 찾는
충성꾼이 필요하다


모든 기업은 개인에게 능력과 성과, 아이디어를 원한다. 또한 성실성이나 순발력, 인내심도 요구한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갖추었어도 한 가지가 결여되어있다면 결코 키우려 들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충성심이다. 기업은 근본적으로 ‘누가 조직의 가치를 지킬 것인가’하는 숙제를 안고 살아가므로, 이 숙제를 풀지 못하면 조직은 기본 생존을 위협받을 수 밖에 없다.

충성도가 높은 직원은 위기가 닥쳐도 기꺼이 자신을 헌신하며 조직을 지켜내고자 한다. 이는 회사의 발전과 성장이 나의 발전과 성장이라는 확신과 이 회사를 통해서 내 삶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뚜렷한 관점을 세웠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기업은 충성도를 인재 발탁과 승진의 기준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특히 재무, 회계, 경리 등 자금 관리부서와 기획·전략 부서, 비서실 등은 다른 무엇보다 신뢰가 중요하기 때문에 충성심이 없는 직원은 아예 발령을 내지 않으려 한다. 승진의 발판이 될 수 있는 조직의 핵심에 가까울수록 요구되는 충성심의 강도도 세지는 것이다.


막강 네트워크 앞에선
안 될 일도 된다

기업에서 임원이나 CEO를 뽑을 때는 그 사람만을 선택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가 가진 지식과 경험은 물론 그의 네트워크를 통해 동원할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을 함께 고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시대의 ‘인맥관리’란 자신을 중심으로 촘촘한 인간관계를 조직하고 넓혀 나감으로써 자기 브랜드를 최상의 상태로 관리하는 실력으로 여기는 것이 옳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다면적이고 개방적인 관계, 확장을 지향하는 관계이며, 줄서기가 아니라 공통의 가치관과 관심사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교류를 통해 자신의 실력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망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네트워크를 지속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업무상 알게 된 사람들의 결혼식이며 문상까지 꼬박꼬박 참여하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다. 꾸준히 경조사를 챙김으로써 업무적 관계를 개인적 관계로 바꿔 가는 것에 성공하는 것이다. 돌보지 않는 관계는 무조건 끊어지게 되어 있다.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실속 없는 마당발들이 아니다. 서로에 대한 기본적인 인정과 신뢰 위에 서로의 비즈니스에 관심을 기울이고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탄탄한 네트워크를 갖춘 실력자들인 것이다.


아무리 화려한 개인플레이도
팀워크 앞에선 약하다


이제껏 나 혼자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직장에들어오니 동료, 선후배와의 협업을 요구한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한두 번 다른 이들과 일을 맞춰본 뒤 제대로 된 결과물이 나오지 않으면 아예 혼자일을 다 해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마이너스다. 아무리 일을 잘할지언정 팀워크를 해치고 개인플레이를 일삼는 사람이라면 승진 심사를 할 때나 헤드헌팅 회사에서 기업에 인재를 추천할 때 누락되기 십상이다.

왜 그럴까? 개인적 성과는 작다. 그러나 조직적 성과는 그에 비할 수 없을 만큼 크다. 개인적 성과를 선택한다면 단기간에 목표량을 달성할 수 있을 지는 몰라도 조직 전체가 이루어야 하는 커다란 목표에서는 멀어진다. 하지만 팀워크를 선택한다면 당장의 성과는 미비할지 몰라도 조직의 잠재력과 가능성은 몇 십배, 몇 백 배로 부풀어 오른다. 기업이 회식을 하는 이유도, 워크숍이나 체육대회를 하는 이유도 다 팀워크 때문이다.

왜? 팀워크를 키워야 성과가 커진다. 성과가 지속된다. 성과의 가치도 높아진다. 팀워크란 개인이 절대 이룰 수 없는 위대한 성취를 이룰 수 있게 해주는 요술램프 같은 것이다.

업데이트 2016-07-2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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