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가난한 농촌,
점순이와의 혼인을 둘러 싼 장인과 사위의 다툼을 엉뚱하고도 해학적으로 그린 김유정의 소설 「봄봄」.
소설의 배경이 된 금병산 아래 공단 강원지사가 자리해 있다.
사시사철 푸른 산과 하늘을 벗 삼은 곳.
강원인적자원개발의 터전인 강원지사의 이야기를 전한다.
글. 김민정 / 사진. 이승훈
(뒷줄 왼쪽부터) 신춘수 과장, 박동준 과장, 이미경 과장, 김유진 팀장, 박명서 센터장, 안성복 직원, 이재호 과장
(앞줄 왼쪽부터) 최용석 과장, 민찬홍 팀장, 최선경 주임, 김록환 지사장, 고영민 과장, 이숙진 주임, 황혜민 대리, 조민경 직원, 김국진 차장, 이해범 차장
강원지역 인적자원개발을 위하여, 전진!
춘천 시내를 벗어나 시원한 숲길을 따라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 탁 트인 전망을 보니 산 좋고 공기 좋은 강원도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강원도 영서지역에 위치한 강원지사는 지사가 있는 춘천에서부터 홍천, 횡성, 원주, 영월, 경기도 가평, 멀게는 북(北)접경지역인 철원, 화천, 양구, 인제까지를 모두 관할하는 지사다. 현재 강원지사의 인력은 17명. 직업능력개발팀, 지역일학습지원센터, 자격시험팀 등 총 세 개 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흔히들 강원도하면 두메산골을 먼저 떠올리죠?(웃음) 그렇지만 요즘은 워낙 접근성이 뛰어나서 그렇지만도 않죠. 특히나 인적자원개발의 열기만큼은 어느 곳 못지않습니다. 우리 강원지사는 해외취업 관련 K-Move 사업을 제외한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일학습병행제, 지역·산업맞춤형 인력양성체계 구축 등 총 3개의 국정과제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김록환 강원지사장은 강원지사만의 탁 트인 분위기와 함께 현재 추진 중인 사업들에 대해 즐겁게 소개했다. 강원지역 또한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제조업이 기반이다. 그 중에서도 의료기기, 식품가공 등의 제조업이 주를 이룬다. 이들 기업들 중에서 현재 NCS를 기반으로 한 채용과 일학습병행제 참여기업만 159개다.
다만, 다른 지역과 비교한다면 그 규모가 영세한 기업들이 많다. 그렇기에 공단에서 시행하는 프로그램들을 기업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직업능력개발팀 이해범 차장은 제도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도록 돕는 것 또한 공단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공단 지사마다 한 해 인적자원개발을 목표로 하는 기업의 수가 있습니다. 그 목표를 달성한다고 해도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하기는 어려워요. 그러한 부분들은 공단이 다양한 컨설팅과 지원을 통해서 사업주의 부담을 덜어주려고 노력합니다. 나아가 다른 기업들에도 공단 제도를 알리고 참여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지역 간 거리가 넓고 사업장 소재가 널리 분포 되어있기에 이동시간이 상당하다는 것도 강원지역의 특징이다. 하루는 강원도 양구에 있는 사업장까지 찾아가는 데만 2시간 30분이 걸린 적도 있었다고. 그렇지만 직원들은 이에 대해 크게 불평하지 않는다. 특히나 국가자격검정을 위한 시험장이기도 한 강원지사는 주말에도 그야말로 즐겁게 일한다. ‘어느 지역이든지 공단에서 일한다면 자격검정업무, 주말근무는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야죠.(웃음)’.
배운 곳은 달라도 어디서나 통한다, NCS!
지난 5월 강원도 원주에서 개최된 2016년도 강원도기능경기대회에서 강원지사는 부대행사로 강원도기능경기대회와 함께하는 ‘NCS SONG 페스티벌’을 개최하였다. 강원지역 내 특성화고등학교 및 일학습병행제 참여기업 등 총 13개 팀이 참가하여 NCS 및 일학습병행제 관련 노래와 춤, 퍼포먼스 등을 펼쳤다.
“전국의 모든 특성화고등학교와 전문대학 등의 교과과정이 NCS로 변화하는 단계에 있죠. 이제는 국민들 모두가 NCS에 대해 잘 알아야 해요. 그래서 ‘현장처럼 배워서, 현장으로 나가자’, ‘배운 곳은 달라도 어디서나 통한다’등 단순하고도 명확한 가사에 흥겨운 분위기를 덧입힌 NCS 노래를 만들었죠.”
공단 본부 근무시절 표준개발실장으로서 557개 NCS를 개발하기도 했던 김록환 강원지사장은 NCS를 비롯해 일자리창출 및 건강한 다문화사회를 기원하는 국가 정책 홍보 노래를 만들었다. 국가 정책을 보다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라고. NCS SONG 페스티벌도 그 노력의 일환이다. 그가 제안한 독특한 아이디어에 강원지사 전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주었다. 그 결과, 제1회 NCS SONG 페스티벌은 강원지사에서 출발하여 경기도, 서울, 광주, 대구 등 각 지역예산을 거쳐 다시 춘천에서의 본선까지 전국적으로 치러졌다. 기능경기대회와 함께 개최하여 시너지효과를 봤음은 물론이다.
한편, 올해는 그 규모를 좀 더 넓혀 공단 본부 차원에서 행사를 개최하게 되었다. 제2회 NCS SONG페스티벌은 지난 5월 1차 강원, 2차 전북, 3차 대구·경북 예선을 거쳤다. 7월에는 4차 경인 예선에서부터 6차 광주·전남예선까지의 지역예선을 거친다. 그리고는 다가오는 9월, 제51회 전국기능경기대회 기간 중 서울에서 본선이 개최될 예정이다.
“전국기능경기대회와 지방기능경기대회는 대한민국 숙련기술인의 축제라 불리죠. 그렇지만, 스펙 초월 능력중심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국민들도 함께 참여하고 즐길 수 있어야겠죠. 기능경기대회와 더불어 열리는 NCS SONG 페스티벌이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정확히 알고, 알리는 즐거운 축제의 현장이 되었으면 합니다.”
국정과제 수행을 위한 토대를 다지며, 출발!
공단 강원지사가 주목하는 또 한 가지는 바로 대한민국 국군장병들이다. 우리나라 60만 장병 중 약 10만 명이 강원도 인제, 양구, 철원, 홍천 등에서 복무중이다. 2017년이면 300여 개 모든 공공기관에서 NCS를 기반으로 한 채용을 진행하고, 그 외 기업들도 점차적으로 채용제도를 변경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전역을 앞둔 장병들 또한 변화된 취업시장에 대한 정보와 자격정보 등은 필수다.
“직접 군부대를 방문해서 NCS기반 채용에 대한 강의를 진행합니다. 요즘 군에서도 장병들에게 적극적으로 취업정보를 제공하는 분위기이고요. 공단은 NCS를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고, 장병들은 이에 대한 정보를 원하니 수요와 공급이 정확히 일치하는 거죠.”
지난해 다섯 번에 걸쳐 열린 국정과제(NCS·일학습병행제·자격정보) 설명회에 1,100명의 국군 장병들이 참여했다. 앞으로도 국정과제 관련 설명회를 원하는 부대가 있으면 수요와 일시 등을 고려해서 방문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강원지사가 지역과 협업하는 일들은 많다. 강원도교육청과 강원대학교 등 도내 5개 대학, 공동훈련센터 교육원 및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정과제를 알리고 참여를 유도하며, 도내 중소기업을 직접 방문하여 공단 프로그램을 알리기도 한다. 국정과제의 수행과 직업능력개발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홍보와 발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단 지사는 고객과의 ‘접점’이죠. 공단 본부는 그에 맞는 기능을 하고 지부·지사도 그에 맞는 역할이 있죠. 각 지부·지사가 어떻게 제도를 운영하느냐에 국민들의 만족도가 달라진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접점현장에서는 남달라야겠죠. 국정과제를 잘 수행하기 위해서 주어진 업무뿐만 아니라 참신한 아이디어로 고객들에게 다가가고자 합니다.”
김록환 강원지사장을 비롯한 직원들은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국정과제를 수행할 계획이다. 공단직원들의 유쾌한 웃음소리와 금병산 특유의 푸르름이 짙게 밴 곳, 강원지사. 오늘도 그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강원의 인적자원개발에 여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