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고은혜 기술자격출제실 대리
‘너는 네 삶에 최선을 다하면서 살고 있니?’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스스로 되물은 질문이다. 함께 영화를 본 여동생과 친구는 눈물을 흘렸지만 나는 주인공이 결국은 죽음을 선택해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을 떠났다는 슬픔보다도 그 결정을 내리기까지 삶과 죽음 사이에서 얼마나 많은 갈등을 했을지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미래를 함께 해 주고 싶지만 함께 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과정이 오히려 심오하게 다가왔다.
영화 『미 비포 유(Me Before You)』의 관람 포인트는 세 가지 정도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 너무나도 아름다운 영화 배경. 주인공 ‘윌’의 대저택으로 나왔던 영국 웨일스 서부의 펨브로크성(Pembroke Castle)이 주요 배경이다. 윌이 루이자(여주인공)에게 마음을 열면서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라며 소개하는데 그 경관에 눈을 뗄 수 없었다.
언젠가 그곳에 가서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경치를 구경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곳은 스페인의 포르멘테라(Formentera)섬이다. 루이자가 윌에게 멋진 여행을 선물해주고자 떠난 곳으로, 축제의 나라, 이비자(Ibiza)섬의 느낌이 강한 스페인과 대조적으로 휴식을 선물하는 이런 휴양지가 있다는 것에 놀라웠고 에메랄드색의 바다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두 번째, 현재의 삶에 불평불만 없이 안주하는 삶과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개척해 나가는 삶에 대한 고민이다. 영화 초반부의 윌은 모든 일을 척척 해내는 촉망받는 젊은 사업가이자,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고 여행을 즐기며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 삶을 산다. 반면 루이자는 카페에서 6년 동안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가족을 위해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모두 내려놓고 현재에 만족하면서 긍정적으로 살아간다.
사실 나는 이 두 삶에서 더 좋아 보이는 것을 꼽으라면 루이자의 삶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고 있지만 매사에 긍정적이고, 타인을 배려하면서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그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였다. 물론 윌의 삶을 더 좋다고 판단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주인공인 윌 조차 본인의 이전 삶을(사고가 나고 불구가 되기 전) 너무나도 사랑했기 때문에 하반신이 마비가 된 채로 사는 것은 본인의 인생이 아니라고 생각해 결국에는 존엄사를 선택하게 하기도 한다. 나는 루이자의 삶이 행복해 보이지만, 다른 누군가는 잘나가고 성공한 삶을 행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영화를 관람한 후 서로 이러한 생각의 차이를 공유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세 번째, 이 영화에서 다루고 싶었던 ‘존엄사’에 대한 생각이다. 불구가 되어 자신의 삶을 포기하려는 윌과 그 결심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루이자. 둘은 결국 사랑하게 됐음에도 윌은 끝까지 자신의 결심을 바꾸지 않았다. 윌의 아버지는 윌의 선택을 존중하지만 루이자와 윌의 어머니는 그 결심을 바꾸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나라면 어땠을까? 윌은 행복하기 위해서 죽음을 선택하겠다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그 선택을 존중해주고 마지막을 함께 해줄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할 여지를 주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윌은 마지막을 준비하면서 사랑하는 루이자에게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자유’를 주고 떠난다. 주인공이 본인의 자유를 선택한 의미도 있지만, 여주인공에게도 새로운 인생의 기회라는 자유를 달아준 남자 주인공의 명대사가 마음에 와닿았다.
“대담하게 살아요. 끝까지 밀어붙여요. 안주하지 말아요.” 한 번 뿐인 인생을 최대한 열심히 사는 것이 삶에 대한 의무라는 주인공의 말이 이 영화가 주려는 메시지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