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에 목숨을 건 사람이 있다.
30여 년 동안 최고의 의자를 만들기 위해 달려온 이규윤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5월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된 그를 만나 성공 이야기를 들어본다.
글/사진. 편집실
숙련기술인의 길을 걷게 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어려서부터 기계 만지는 것을 좋아했어요. 기계 쪽에 소질이 있다는 얘기를 들으며 자랐죠. 덕분에 일찌감치 숙련기술인의 길로 들어서 다듬질 국가기능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하고 전국기능경기대회에도 입상했어요. 당시에는 공고 출신이나 기능대회에서 수상 경력이 있는 사람이 우대받던 시절이었어요. 그래서 기술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어요. 기술력과 품질로 인정받는 회사를 운영하는 꿈을 키워왔죠.
의자와의 특별한 인연은
어떻게 이뤄졌나요?
숙련기술인으로 첫 발을 내딛은 곳이 가구업체였어요. 가구 부품 중 의자 바퀴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기업이었죠. 그때 의자와의 인연이 시작된 겁니다. 후에 가구 완성품 생산으로 업무를 변경하면서 의자 개발에 본격 투입됐죠.
해외 유수의 전시회를 다니며 의자를 구입해 해체하고 조립하기를 반복하면서 의자 개발에 열정을 쏟았습니다. 17년 10개월간 일하면서 기술력과 성실성을 인정받아 기술담당, 영업담당 이사 자리에까지 올랐어요. 그 경험이 2001년 1월, ㈜다원산업(㈜다원체어스)을 설립하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회사 설립 초기에는
어땠나요?
그땐 진짜 의자에 미쳐 있었어요. 미치지 않고서는 아무 일도 못하죠. 당시 매출액의 100% 이상을 신제품 개발에 투자했을 정도였어요. 자금난도 심했지만 후회하지 않았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죠.
회사 설립 1년 만에 장시간 앉아 있어도 피로감을 줄일 수 있는 ‘엑티브’를 첫 출시했습니다. 머리받이 및 등판 프리텐션, 허리받침 높이조절 등을 인체공학적인 설계로 만든 제품이었죠.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2년 만에 15만 개가 불티나게 팔려나갔죠. 이후 매년 5종 이상의 신제품을 출시해왔고 지금까지 220여 종의 의자모델을 보유한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그간 어려운 시기는
없으셨나요?
지난 2013년 5월, 본사 공장의 70%가 불 타 한순간 50억 원을 날렸어요. 울고싶었지만 마음을 다잡아 직원들을 독려했습니다. 화재가 나기 전 공장으로는 해외수출을 확대하기가 역부족이었는데, 이번 기회에 더 나은 공장을 만들자고 다짐했죠. 오히려 마음이 후련해지더군요. 그렇게 악전고투 끝에 1년 만에공장을 재건했어요. 그때 직원들과 협력업체들이 떠나지 않고 함께해준 덕분에 오늘의 (주)다원체어스가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젊은 숙련기술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누구나 어떤 분야에서든 기술에 대한 열정과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성공이 따라 옵니다. 또 숙련기술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신뢰를 얻으면 분명 좋은 기회가 생길 것입니다. 회사를 경영하다보면 위기를 맞을 때도 있겠지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 긍정의 마인드로 임하면 분명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