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인력의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
법무부의 출입국 외국인정책통계에 따르면 고용허가제 이후 국내에 유입된 외국인 근로자가 2007년 40만 명에서 2015년 56만 명을 넘어서 40% 이상 증가했다.
중소기업을 위주로 외국 인력 고용이 대부분 이루어졌지만, 다각적인 사회 문화적인 측면과도 연결되어 있기에 외국인 근로자들의 유입은 분명 전 사회적인 파급력이 큰 이슈다.
글. 장은미 연세대학교 교수(공단 청렴시민감사관)
기업 주도적 외국인 근로자 관리 본격화
고용허가제는 입국 전에 고용 내용에 관한 의사소통을 한 후 고용 계약을 맺게 되며,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국 근로자들에 준하는 법적 보호를 받게 된다는 점에서 우수한 제도로 평가된다. 이 제도는 2011년 UN의 공공부문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사실 이 제도로 인하여 외국 인력의 선발이 많이 체계화되었다. 하지만 인력의 선발은 경영의 끝이 아니고 시작이다. 지금까지 정부 주도적인 양적 확대의 노력이 핵심 축을 이루었다면, 이제는 기업 주도적인 관리 전략을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
우리는 오랜 시간 단일 민족과 동질적인 문화에 익숙해져있기 때문에 다양성 인식과 관리에 근본적으로 취약한 풍토다. 따라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다양화는 혼란과 갈등만 표출시킬 위험이 큰 것이다. 인력의 다양성 관리는 구성원들의 문화적 가치나 사고방식에서의 차이를 인정하는 데에서 출발하고, 이러한 개인적 차이를 넘어서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관리를 구축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공정한 관리 전략과 신뢰 기반 돼야
외국 인력 유입의 초기 단계에서는 임금이 가장 중요한 이슈였다. 지금까지 한국에 유입된 외국인 근로자들은 대부분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이유로 한국을 선택했다고 한다. 하지만 입국 후에 많은 인력들이 작업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불합리한 관리, 차별, 그리고 동료와의 갈등과 같은 이유로 한국 기업에 적대적 감정을 갖게 되고 직장을 이탈하기도 한다. 직장의 이동이 제한되는 고용허가제 하에서는, 직장 이탈 및 이직은 자칫 불법체류로 이어질 수 있고 이로 인하여 사회적 불안정 및 범죄의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외국 인력을 활용하는 기업들의 공정한 관리 전략이 매우 중요한 것이다.
공정한 외국인력 관리가 고비용 구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즉 무조건 임금을 높여주어야 한다거나 시설을 확장하는 데에 막대한 돈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공정한 관리 전략은 고용 전에 맺은 계약을 반드시 준수하며, 근무 시간이나 강도, 그리고 직장 내 대인간의 갈등에 있어서의 불공정성을 개선해나가는 관리, 즉 회사와 근로자 간에 신뢰에 기반하는 관리를 의미한다.
이는 고비용보다는 고효과적 관리를 의미하는 것이다. 국내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연구들은 기업들의 이러한 공정한 관리 노력이 단순히 임금 액수보다 외국인 근로자들의 행동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인력을 필요로 하는 기업과 한국에서의 업무 경험과 보상을 필요로 하는 외국 인력들이 서로 윈-윈하는 관계를 형성하기 위하여 기업의 보다 심도 깊은 고민과 대응이 필요하다.
전략적 인적자원 관리는 지금까지 대기업들의 주관심사였고, 인력 수급 자체가 힘든 중소기업에게는 요원한 논의들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외국 인력을 활용하는 중소기업들이 나서서 이들에 대한 공정한 관리 전략을 고민하고 개발해야 하며, 그러한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효과적인 외국인 관리 풍토를 정착시켜야 한다. 이제 외국인력 관리는 수적 확대 위주에서 전략적인 관리 위주로 근본적인 시각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앞으로는 외국인들이 한국을 선택하는 최우선의 이유가 임금 액수가 아닌 한국 기업들의 공정한 관리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