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6일 목요일, 우리 공단은 태풍 차바로 인해 피해를 입은 태화강 주변의 공원을 찾아 사회공헌활동을 실시했다.
울산과 공단의 단단한 연결고리를 느낄 수 있었던 그 날의 풍경을 전한다.
글. 김병주 창조기획팀 대리
태풍에 무너진 현장
출근길에 참담한 피해 상황을 직접 보았기 때문일까. 이번 수해 복구작업에 보다 책임감을 갖고 임해야겠다고 다짐하며 버스에 올랐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해보니 그보다 훨씬 더 굳은 마음가짐이 필요했음을 깨달았다. 출근길에 본 피해는 극히 일부분에 불과했던 것이다. 출발할 때만 하더라도 강 유역에 흘러넘친 쓰레기를 줍고 환경미화를 하겠지 정도로만 생각했다. 내가 살던 고향은 비가 잘 오지 않아 사실 수해에 대해서는 둔감했던 탓이다.
직접 찾아가서 본 태화강 유역의 피해 현장은 마치 산사태가 난 듯 했다. 다리 위로 넘쳐흐른 진흙과 수풀, 그리고 각종 오물들… 심지어 바닷가에서나 볼 수 있는 게가 강어귀를 기어 다니는 것을 보니 ‘이번 태풍이 정말 크긴 컸구나’ 새삼 깨달았다.
지역공동체와 함께한 봉사
실로 오랜만의 육체노동이라 다소 힘이 들긴 했지만 기획운영이사님과 총무국장님이 앞장서서 흙을 지고, 풀을 치우는 모습에 나를 비롯한 모든 공단 직원들이 더욱 힘을 내 곡괭이질을 하고 손수레를 밀었다. 흙탕물로 옷과 얼굴이 범벅이 되고 날카로운 풀로 인해 팔에 상처가 나기도 했다. 하지만 태풍으로 지저분해진 다리가 조금씩 깨끗해지는 것을 보자 힘들다는 생각은 씻은 듯이 사라졌다.
수해로 인해 울산시민들이 짊어졌을 고통의 무게가 조금이나마 가벼워졌기를 기원하는 마음만이 가득했다. 현장에는 공단 뿐 아니라 다른 많은 사람들이 함께했다. 공단의 헌신적인 봉사활동에 감사인사를 전하며 함께 재해 복구 작업에 몰두한 구청관계자들을 비롯하여, 파란 조끼를 입고 열심히 다리 위를 치우던 현대자동차 직원들까지…. 모두가 힘을 합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지역공동체와 우리 공단이 함께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태풍은 수십 년 만의 10월 태풍, 그것도 역대 규모의 태풍 중 하나라고 한다. 울산지역은 이번에 너무나도 큰 피해를 입었지만, 그럼에도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통해 아픔을 훌훌 털고 금방 일어날 수 있을 거란 희망을 갖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지역공동체와 함께 제 역할을 다하는 우리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정말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공단의 일원으로 경험한 이번 활동은 아마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