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과 퇴사, 그 사이의 줄다리기
우리나라 사람들이 워커홀릭이라는 사실은 이미 유명하다. OECD가 2016년 5월 발표한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BLI)’ 일과 삶의 균형 부문에서는 38개국 중 터키(38위)와
멕시코(37위)에 이어 우리나라가 36위를 차지했다. 주당 평균 근무시간이 50시간 이상인 장시간 근로자 비율이 23.1%로 OECD 평균(13%)을 크게 웃돈 결과다. 이런 수치가 더욱
안타깝게 느껴지는 건 워커홀릭이 될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의 근무환경 탓도 있다.
삶의 무게에 짓눌려 누군가에게 문득 하소연하고 싶지만 이야기 나눌 친구를 찾기 힘들 때, 결혼에 육아까지 더해져 지인들을 불러내는 것은커녕 연락 한 번 주고 받는 것조차 쉽지 않을 때, 지친 삶에 위안을 주는 책들이 있다.
위로가 필요한 밤에 준비해야 할 것들
제목만으로도 이미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통쾌한 웃음을 주는 책 <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 ‘사축(社畜, 회사에 매인 가축)’이 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과 시선이 날카롭게 그려져 있다.
직장에서는 감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들을 신랄하게 다루고 있는 이 책을 읽다보면 쉴 새 없이 책장을 넘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신입사원 아오야마를 통해 회사생활의 고충과
고민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 일본에서도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베스트셀러가 된 화제작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도 빼놓을 수 없다. 회사생활로 고생하던 주인공이 바
뀌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가슴 찡한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다음 스토리볼에서 연재되던 때부터 주간베스트에 오르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출근할깡 때려칠깡 버텨볼깡> 역시 서른세 살 6년차 직장인 김 대리가 실제로 겪은 생생한 이야기를 위트 있게 그려내 많은 공감을 얻었다. 특히 짧은 글과 눈에 띄는 그림으로 풀어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추천한다.
로또 당첨만이 지옥 같은 회사생활의 유일한 탈출구라 생각하지는 않는가. 그럴 때 무기력한 한숨을 내쉬기보단, 이불 속에 폭 들어가 따뜻한 차 한 잔 마시며 나의 이야기이자 당신의 이야기가 되는 공감의 책 한 권을 펼쳐보자. 이야기를 통해 웃고 울다보면 어느새 지친 마음에 위로가 깃들지도 모른다. 때로는 작은 위로가 가장 큰 힘이 되기도 하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