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취업아카데미, 가치를 만드는 꿈의 길을 열어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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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을 귀에서 10cm 정도 떨어뜨렸다. 이제 뭐 하면서 살 거냐는 어머니의 잔소리를 피하는 최선의 행동이었다. 하고 싶은 게 없는 건 아니었다. 하고 싶은 게 있었지만 조금 멀리 돌아왔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지나온 길과 다른 새로운 길을 가기엔 막막했다. 나름대로 큰 꿈을 가지고 대학에 입학했지만 졸업을 앞둔 나의 모습은 초라하기만 했다. 이런 내게 청년취업아카데미는 막막함 대신 기대감을 가지게 했다.


글 강효형 2016 청년취업아카데미 수기공모전 은상 수상자


혼자가 아닌 함께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많은 일들이 분명 가치가 있겠지만, 전공인 행정학 공부와 현실과의 괴리를 볼수록 행정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 행정으로 채우지 못하는 공백을 기술로 메우는 방법을 찾아보게 되었고, IT와 행정의 협치가 일어나고 있는 ‘challenge.gov’와 같은 외국 사례를 만났다. 이런 일을 하기 위해서는 IT, 특히 웹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이 필요했다. 관련 회사에 입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청년취업아카데미 ‘SW 웹 개발자 양성과정’에 지원하게 됐다.

순탄하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인문학적 방식으로 공부했던 것과 달리 기술적 사고를 요하는 공부는 쉽사리 납득하기도 힘들었고 따라가기도 버거웠다. 그러나 누구나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짜인 커리큘럼을 통해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고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비슷한 상황에서 같은 과정에 지원한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며 공부하는 것은 고독한 번데기가 나비가 되는 게 아닌 함께 뿌려진 씨앗이 동시다발적으로 아름답게 피어 꽃밭을 이루는 과정과 같았다.

막막함을 기대감으로 바꾸다
뜻이 맞는 친구 3명과 지금까지 배운 내용을 점검하고 더 깊이 이해하고자 전라남도와 전남 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서 주최하는 ‘2016 전남 모바일 앱 공모전’에 참가했다. 전남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전남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모바일 앱 개발을 목표로, 주제를 선정하고 기획하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먼저 ‘남도에 있는 전통술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알려야겠다’는 목적을 세웠다. 그리고 각자 역할을 나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아직 풋내기들이지만 때로는 24시간 운영하는 카페에서 밤을 새워가며 작업했고, 작업이 막힐 땐 서로 협력해가며 빼곡히 코드를 채워나갔다. 그리고 마무리 보안 작업까지 끝났을 때, 비로소 그 코드들은 ‘남도의 전통술’이라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완성됐다.

‘남도의 전통술’은 공모전 입상 후보에 올랐다. 대회장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소개하고 피드백을 들은 후에야, 우리가 만든 애플리케이션이 과연 공모전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싶었던 염려가 안 해도 될 걱정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심사위원들에게 칭찬도 많이 받았고, 다른 경쟁작들과는 차별화된 완성도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청년취업아카데미에서 받은 농도 깊은 교육과 지원 덕분에 2등에 해당하는 우수상을 받을 수 있었다. 핸드폰에 귀를 바짝 댄 채 부모님께 이 소식을 알리면서,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아들의 모습을 조금은 떳떳하게 보여드릴 수 있었다.

나는 기술이라는 그릇에 가치를 담기 위한 과정에 있다. 막막함보다는 새로운 길에 대한 기대감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청년취업아카데미에서 만난 분들이 내 상황에 공감하며 막연했던 길을 분명하게 알려줘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고, 다른 이들과 함께하는 작업에 대한 성취감도 알려줬기 때문이다. 동시에 만들고 싶은 것, 하고 싶은 일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가야 하는지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업데이트 2017-06-27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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