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친구 ‘챗봇’ - 안동혁 채티스(Chatis)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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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용 주차장에서 주차 가능한 공간을 확인하고 싶을 때,
유난히 공기가 희뿌연 날 미세먼지 농도가 알고 싶을 때,
친구와 만나는데 맛있는 밥집이 궁금할 때,
집 앞 버스가 언제 도착할지 마음이 급할 때,
카카오톡을 열어 채팅방에서 ‘부산모아’를 찾자.
부산 이야기를 속속들이 아는 친구가 대답해줄 것이다.




부산 대표 챗봇 기업 ‘채티스’

4차 산업혁명이 전 세계적인 화두다. 정보통신기술이사회·경제에 융합돼 인간생활 전반에서 한차례 격변이 다가올 예정이다.
그 중심에 선 인공지능, 로봇공학, 빅데이터 등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일반인에게도 익숙한 메신저와 인공지능이 결합한 ‘챗봇(Chat-bot)’은 점점 적용 범위를 넓히며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중이다. 이 흐름에 합류한 이가 있다. 채티스의 안동혁 대표이다. 채티스는 지역 정보를 담은 챗봇 ‘부산모아’로 시작한 부산 대표 챗봇 서비스 기업. ‘대화하다’의 Chat과 be동사인 is를 붙여 쓴 Chatis를 연결한 발음을 그대로 딴 말로, 사람과 로봇간의 ‘대화’를 서비스하는 특성을 이름에 담았다.

“채티스는 고비마다 다가온 도움의 손길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처음에는 혼자 부산모아를 시작했어요. 이왕 만든 거 멋있게 내보이고 싶어서 고민하던 차에 디자인을 전공한 친구가 합류해서 멋있게 홍보할 수 있었죠. 그러다 점점 데이터가 많아져서 혼자로는 버겁다 싶었는데, 마침 창업동아리를 하고 있던 친구 세 명이 동아리를 함께 해보자고 하더라고요.”

합이 잘 맞았던 덕분인지 2016년 9월에는 제2회 부산국제창업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부산모아를 페이스북 기반으로 외국어로 번역해내 대상을 받았다. 10월엔 그 부상으로 미국 실리콘밸리로 견학을 떠나 스타트업 생태계를 맛보고 돌아왔다. 그곳에서 본 여러 스타트업 사례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창업에 돌입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채티스는 제6회 장영실 SW벤처포럼에서 우수상을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부산대학교 교내 창업아이디어 대회에서 입상을 하는 등 실력 있는 기업임을 증명했다. 지금 그들은 부산대 창업동아리실의 코워킹스페이스1)에 자리를 잡고 부산모아를 이을 새로운 지역 친구를 개발하는 중이다.


챗봇 ‘부산모아’의 탄생

채티스를 있게 한 ‘부산모아’의 탄생기가 궁금하다.
챗봇 부산모아는 이름 그대로 부산의 생활밀착형 정보를 모아두고 이용자의 질문에 따라 자동으로 대답하는 서비스이다. 시작 단계일 때만 해도 미세먼지 농도, 지하철과 버스 도착 안내, 공용주차장 안내 등 서비스 항목이 4개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각 대학교 도서관 좌석, 맛집과 카페 소개 등 12개까지 늘었다.

“부산모아는 2016년 4월 시작했어요. 당시 조깅을 자주 했는데 미세먼지가 걱정되더라고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려고 하는데, 저장 공간이 없어서 안 되는 거예요. 하나를 알고 싶을 때마다 새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해야 하는 것이 비효율적으로 느껴졌어요. 그래서 많은 정보를 용량에 구애없이 이용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아이템 개발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가 찾은 해답은 바로 챗봇. 채팅하는 로봇을 의미하는 챗봇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사람과 자동으로 대화를 나누는 소프트웨어이다. 부산모아의 경우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부산모아를 검색하면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따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 받을 필요도 없고, 다룰 수 있는 정보의 범위도 무한대이다. 특히 정보 전달 과정이 대화로 이루어져 친구와 수다 떠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늘 가까이 있어서 이용자들이 뭐든 편하게 물을 수 있는 존재였으면 해요. 부산 정보를 많이 아는 친구 같은 느낌이면 좋겠습니다.”

그 바람처럼 현재 부산모아에겐 1만 5천 명의 친구가 생겼다. 이만하면 로봇이지만 웬만한 사람 못지않은 마당발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용자와 함께 채워가는 가능성

로봇이 사람 말을 알아듣기까지의 과정이 쉬울 리 없다. 컴퓨터공학이나 로봇공학에 흥미가 있어 초등학생 때부터 홈페이지를 만들고, 대학생 때 컴퓨터공학과를 부전공으로 공부하는 등 나름대로 컴퓨터와 가까이 지냈던 안동혁 대표에게도 시행착오는 많았다. 사람의 말인 자연어를 로봇이 이해하도록 처리하고, 말을 이해한 다음에는 로봇이 각 개별 단어의 의도까지 파악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했으며, 부산의 다양한 정보도 수집해야했다.

“2016년 5월에 프로그램을 선보이자마자 당장 부족한 점들이 드러났죠. 날씨를 묻는 말도, 가장 기본적으로는 ‘부산 날씨 어때?’부터 사투리가 섞인 ‘날씨 어떻노?’, ‘오늘 뭐 입을까?’까지, 하다못해 ‘부산 날싸 어따?’처럼 오타가 섞여도 찰떡같이 알아들어야 하죠. 그래서 초반엔 대답 못 한다고 욕도 먹었는데, 요즘엔 아예 이용자분들의 손을 빌려서 데이터를 채워요. 어떤 분은 동네 수영장 출입시간까지 적어주세요. 그러면 저희가 반영해서 코딩2)합니다.”

일명 ‘부산모아 공부시키기’는 그렇게 시작됐다. 이용자가 입력한 질문을 이해하지 못할 경우, 부산모아는 이해하지 못하는 명령어라며 우는 이모티콘을 붙인 뒤 자신을 공부시켜 달라고 말한다. 그렇게 이용자가 모아준 정보가 쌓여 현재 부산모아의 정확도는 95%까지 향상됐다.

“먼 미래에는 정말 사람처럼 말하는 인공지능을 만들어보고 싶은 게 꿈이에요. 어떻게 보면 부산모아는 그 시작점이죠. 단기적으로는 전 세계 모든 도시마다 그 도시만의 ‘모아’를 만들고 싶어요. 그러려면 지금 서비스부터 전국으로 넓히고, 한국에 놀러 온 해외 관광객들이 해외에 나가서까지 사용하고 싶은 프로그램으로 만들어가야겠죠.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달부터 채티스는 여름 성수기를 맞아 제주모아와 서울모아를 세상에 내보인다. Chat is, 이용자들이 그 뒤를 이을 수 있도록 문장을 맺지 않고 열어두고 있는 채티스, 회사의 이름처럼 그들이 무한한 가능성을 증명하길 응원한다.





1) 코워킹스페이스 : Co-working Space. 다양한 분야에서 작업하는 이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협업의 공간 또는 커뮤니티.
2) 코딩 : Coding.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뜻한다.
업데이트 2017-06-3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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