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서울지방기능경기대회 귀금속공예직종 은메달 &
제18회 한국귀금속공예기술경기대회 귀금속공예 일반부 고용노동부장관상 수상자
행복한 순간에 의미를 더하는 귀금속. 갓난아이에게 선물하는 은수저부터 백년가약을 맺는 부부의 결혼반지까지,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는 귀금속이 함께하는 일이 많다. 특별한 순간을 더욱 빛내주는 귀금속을 20년 동안 꾸준히 다루어온 이가 있으니, 바로 김태욱 씨다.
20년 경력의 귀금속공예기술자가 되기까지
한국귀금속공예기술경기대회는 민간기능경기대회로, 기능인을 존중하는 풍토를 조성하고 한국 귀금속세공 및 CAD 분야의 디자인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적용하여 귀금속·보석 분야의 현장 중심적 인재를 발굴하고 있기도 해 그 의의가 더욱 크다. 김태욱 씨는 18회를 맞이한 이번 대회에서 최고상인 고용노동부장관상을 받았다.
“전공이 금속공예과는 아니에요. 기계설계과를 나왔죠. 98년도 졸업 당시 IMF 때문에 경기가 어려워서 취업이 잘 안 됐어요. 직업박람회를 다니던 중 우연히 귀금속공예 관련 부스를 발견했어요. 평소에 뭔가 만들기를 좋아했던 터라 한 번 해볼까 하는 생각으로 이 길을 걷기 시작했죠.”
그는 현재 국내 주얼리 브랜드 골든 듀(Golden Dew) 아틀리에(생산팀)에서 현장기사로 재직 중이다. 20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20년 이상 귀금속공예 한 길을 걸어오고 있다.
“나무 같은 건 부서지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금속은 부러지더라도 다시 땜질을 해서 접합할 수 있고 녹여서 주물로 만들 수도 있어요. 그렇듯 다양하게 변형시킬 수 있는 재료의 특색이 금속공예의 매력인 것 같아요.”
귀금속공예 분야에 입문하여 개인 공방을 운영하던 중 관련 대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같은 업계 종사자들이 모여 이룬 남대문지구협회에서 적극적으로 출전을 권하며 지원을 해줬다. 그렇게 나간 첫 대회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지는 못했다. 하지만 풀이 죽기는커녕 같은 일을 하는 또래들과 대회에서 겨뤄볼 수 있어 참 즐거웠다고 그는 웃으며 회고한다.
자신을 완성시키기 위한 끝없는 도전
이후 끊임없는 노력으로 2017 서울 지방기능경기대회 귀금속공예직종에서 은메달을 수상한 김태욱 씨는 현재 9월에 있을 전국기능경기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국기능경기대회는 우수 숙련기술자 발굴과 사기진작을 목표로 매년 개최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기능인 축제다.
“한국귀금속공예기술경기대회를 준비하면서 전국기능경기대회도 함께 준비했어요. 평소 해오던 요령이나 데이터를 머릿속에 반복해서 정립했죠. 여기서는 불을 얼마나 주고 산 처리를 해야 할지, 이 부분은 어느 정도 부풀려야 할지, 줄질을 얼마나 가해야 할지, 그런 저만의 노하우를 연습하면서 몸에 익혔어요.”
서로의 기능을 겨루는 대회는 상당한 끈기와 실력을 필요로 한다. 경기 도중 포기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태욱 씨의 도전이 끝나지 않는 것은 대회를 거듭할수록 성장해나가는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한 번 대회를 나갔다 오면 실력이 확 늘어요. 주변의 다른 참가자들을 보면서 자기 수준을 파악하게 되고, 자신을 한 단계 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도 되죠. 여러 번 대회를 거치면서 알게 된 것은 연습이 답이라는 겁니다. 꾸준히 연습해나가다 보면 방법을 터득하게 돼요.”
묵묵히 노력하는 그의 모습을 보니 20년간 한 길을 걸어온 우직함이 절로 느껴진다. 그 과정에서 쌓은 수상이력은 결과라기보다는 자신을 완성시키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 9월 전국기능경기대회를 거치고 나면 그는 또 한 번 성장할 것이다. 그렇게 그는 끊임없는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노하우를, 기술을 단련시키고 있었다.
좋아하니 잘하고 싶고, 결국 잘하게 되는 일
최상급 수준의 숙련기능을 가진 이에게 주는 자격이 있다. 바로 기능장이다. 기능장은 기능계 국가기술자격 중 가장 높은 등급으로 꼽힌다. 도전의식이 강한 그가 이것을 놓칠 리 없다. 부단히 노력하여 2010년 기능장 자격을 취득했다. 재작년에는 기능장 자격이 있는 사람만 응시할 수 있는 직군교사 자격증에도 도전했다. 이를 위해 제15회 한국귀금속공예기술경기대회 우승자이기도 한 친구 장태진 씨와 함께 창원까지 내려가 공부를 했다고. 그러다보니 지금은 귀금속가공 직무 관련 NCS 전문가가 됐다.
“쉽지 않은 도전이죠. 귀금속가공은 타 업종으로 아예 옮겨가는 사람들이 많을 만큼 힘든 분야에요. 저 역시 한편으론 끌려왔다고 해야 할까요. 하지만 끝까지 붙잡고 있었어요. 좋아하는 일이니 계속 할 수밖에 없었거든요. 또, 제일 잘하는 것을 놓아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걸 시작하자니 막막하기도 했고요.”
앞으로도 도전할 수 있을 때까지 쭉 도전하며 최선을 다하겠다는 김태욱 씨. 그는 앞으로도 누군가의 인생에서 가장 반짝이는 순간을 함께할 귀금속을 열심히 만들어나갈 것이다. 곧 있을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그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멋진 장신구만큼이나 빛나는 결과를 거둘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