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 속 직업 탐방 - 범죄수사의 길잡이 프로파일러 tvN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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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조디 포스터와 안소니 홉킨스가 주연한 영화 <양들의 침묵>. 한니발 렉터(안소니 홉킨스) 박사는 본인의 살인 ‘경력’을 바탕으로 연쇄살인범의 심리를 하나부터 열까지 꿰뚫고 있다. FBI 신참요원인 스털링(조디 포스터)은 처음 맡게 된 사건의 범인을 추격하기 위해 비슷한 범죄를 저지르고 수감된 렉터 박사를 취조한다. 두 사람이 벌이는 심리게임에서 관객들은 프로파일러가 어떻게 범인의 심리를 파악하고 단서를 얻는지 확인할 수 있다.



영화 <양들의 침묵>이 개봉되고 9년이 지난 2000년,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 과학수사계에 범죄행동분석팀을 설치하면서 대한민국에도 첫 프로파일러가 탄생했다. 이후 프로파일러는 강호순 사건, 안양 초등학생 살인사건, 군포 부녀자 살인사건, 유영철 사건 등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들을 해결하는데 혁혁한 역할을 하며 화제가 되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와 <궁금한 이야기 Y>를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범죄자의 심리분석을 돕는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수정 교수나, 경찰대학 교수 출신인 표창원 의원 등이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프로파일러이다.

범죄심리분석관 또는 범죄심리분석요원(범죄심리행동분석요원)이라고도 불리는 프로파일러는 일반적 수사로는 해결하기 힘든 연쇄살인사건 등에 투입되어 용의자의 성격, 행동 유형 등을 분석하고, 도주경로나 은신처 등을 추정하는 역할을 한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에는 약 40명 정도의 프로파일러가 활동하고 있으며 경찰청 본청, 각 지방경찰청에 1~4명 정도의 범죄분석요원이 배치되어 있다.

이제 더 이상 ‘프로파일러(Profiler)’는 생소한 직업이 아니다. 한국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었던 “크리미널 마인드(미국 CBS방송)”는 프로파일러의 세계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드라마. 2005년 9월에 처음 방영한 후 지금까지 총 12시즌이 나온 미국 최고의 범죄 심리 수사물 중 하나이다. 어둡고 진지한 수사 과정 속에서도 드라마와 액션의 밸런스가 있어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았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크리미널 마인드”가 한국판으로 리메이크됐다. 한국의 감성에 맞게 재해석된 tvN “크리미널 마인드”는 잔혹한 범죄자들을 상대하는 국가범죄정보국 행동분석팀(NCI) 요원들의 수사와 일상을 심도 깊게 그려내고 있다.

주인공 김현준(이준기)은 몸으로 하는 일이든 머리로 하는 일이든 어디를 가나 에이스 자리를 놓쳐본 적 없는 최고의 현장 요원. 피해자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분노할 줄 아는 인간미까지 갖춘 인물이다. 극중 NCI의 팀장이자 자타공인 최고의 프로파일러로 묘사되는 강기형(손현주)은 날카로운 분석과 판단력으로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아무리 힘든 사건이라도 요원들이 힘을 합치면 짧은 시간 내에 해결이 된다.

스크린 속에서는 이와 같이 매력적으로 그려지지만, 정작 프로파일러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프로파일러가 되는 방법으로는 크게 2가지가 있는데, 경찰이 된 후 해당 직무에 지원하거나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심리학 관련 전공을 취득한 후 요원 모집 공고에 지원하는 식이다. 기본적으로 심리학, 사회학, 그리고 범죄학 관련 전문지식이 필요한데, 학사학위 소지자의 경우 2년 이상의 근무(연구) 경력이 있어야 한다. 그 외 연령, 자격, 신체조건 등은 기본 경찰 채용공고와 동일하고, 실기시험과 면접시험이 있다. 프로파일러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멋지고 화려하지만은 않다. 강력사건이 터지면 언제든 출동을 해야 하기에 매일이 긴장의 연속이다. 범인처럼 행동하고 생각해야 하며,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는 힘들고 고된 일이기도 하다.

‘지식보다 상상이 더 중요하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상상과 생각이 과학적 지식 이상의 힘을 발휘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프로파일러.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범죄들. 생각만 해도 끔찍한 기사들로 채워지는 신문 사회면. 흉악한 사건사고가 날로 늘어나는 요즘, 프로파일러의 활약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업데이트 2017-09-2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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