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승ㆍ김영찬
제52회 전국기능경기대회 메카트로닉스 직종
금메달 및 대통령상 수상
제52회 전국기능경기대회 메카트로닉스 직종에서 김영찬(우) 군과 김주승(좌) 군이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들이 거둔 결실이 특별한 이유는 금메달과 함께 경기 최고득점자에게 주어지는 대통령상을 수상했기 때문. 꿈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는 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선의의 경쟁 속에 얻어낸 찬란한 결과
9월 11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제52회 전국기능경기대회 시상식이 열렸다. 대회 최고의 영예를 얻은 이들은 단연 광주전자공업고등학교 자동화기계과 메카트로닉스반(기능반)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영찬, 김주승 군. 두 사람이 거둔 성과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단일 직종 우승과 더불어 전체 50개 직종 중 최고득점을 얻어 대통령상까지 수상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목표를 향해 함께 노력하며 좋은 파트너십을 쌓아왔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김영찬 대회에서 가장 어려운 건 과제 문구의 해석이에요. 문제에 나온 대로 구조물을 짓고 프로그램을 짜야 하죠.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도 있기 마련인데, 2인 1조이기 때문에 서로 토론하고 의견을 나누면서 함께 과제를 풀어나갈 수 있었어요.
김주승 무엇보다 혼자 하면 외롭잖아요. 치열한 경쟁의 현장에서 혼자가 아니라 둘이기 때문에 서로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거죠.
전국기능경기대회 메카트로닉스 직종은 2인이 한 팀으로 3일에 걸쳐 단계별 과제를 수행한다. 메카트로닉스의 핵심인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를 이용해 구조물을 만든 후, 만든 구조물에 결함을 주어 유지·보수하는 방식이다. 구조물을 만드는 단계에서 만점을 받아야만 그 뒤의 과제를 수행할 수 있다. 여기서 참가번호 112번인 두 사람만 만점을 따냈다. 그 결과에 함께 경기를 치르던 선수들로부터 아낌없는 박수가 쏟아졌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얼마나 노력했을지 잘 알기에 나올 수 있는 갈채였다. 메카트로닉스 직종 대회장은 선의의 경쟁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자리였다. 그런 무대에서 거둔 결실이기에 두 사람이 받은 대통령상은 더욱 뜻깊게 다가온다.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메카트로닉스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융합한 형태라 두 분야 모두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요구된다. 두 사람은 2학년 2학기인 9~12월 네 달간 기계와 프로그래밍에 대한 집중 훈련을 거쳤다. 그 뒤 이듬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지방기능경기대회 준비에 착수했다.
단순히 실력을 기르는 데만 집중한 것은 아니었다. 기술뿐만 아니라 프로세스를 설명할 수 있는 소통능력도 요구되는 메카트로닉스 엔지니어라는 직업 특성에 맞추어 평소 일기쓰기와 독서를 꾸준히 했다. 심사위원들 앞에서 당당히 의견을 밝힐 수 있는 자신감을 기르고자 소망을 써 붙인 패널을 들고 시내에서 큰 소리로 복창하는 담력훈련도 했다. 이 모든 훈련과정에는 성춘기 지도교사와 강자원 OJT담당교사 등 여러 사람의 은공이 컸다고 두 사람은 입을 모은다.
김주승 성춘기 선생님께서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주셨어요. 비 오는 날이면 다 같이 파전을 부쳐 먹고, 기분전환을 위해 노래방을 다녀오기도 했죠. 밀가루 음식이나 아이스크림을 금지하는 등 관리도 해주셔서 보다 건강하게 대회를 준비할 수 있었어요.
김영찬 이 길을 걸으면서 잘 된다고 지나치게 들떠서도 안 되고, 전국대회에서 메달을 못 따더라도 너무 슬퍼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하셨어요. 당장의 메달이 아니라 메카트로닉스 분야의 최고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으라고 끊임없이 격려해주셨죠.
두 사람은 주변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기능반 후배들은 두 사람이 연습하며 작업한 결과물을 해체하고 정리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주승 군의 어머니는 밤늦게까지 훈련에 매진하는 두 사람을 위해 매일같이 야식을 싸다주는 수고로움을 마다치 않았다. 학교에서는 미리 제주관광대학 메카트로닉스과에 협조를 구해 경기당일인 9월 4일 이전부터 현지적응훈련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었다. 오늘이 있기까지 많은 이들의 도움이 있었음을 그들은 마음속 깊이 새기고 있었다.
메카트로닉스의 최고를 꿈꾸는 동행
고3인 두 사람은 이미 삼성전자 입사가 결정된 상태이다. 삼성전자는 2006년 고용노동부와 ‘기능장려협약’을 체결한 후 줄곧 전국기능경기대회를 후원해오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2007년 시즈오카 대회부터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이번까지 국제기능올림픽도 6회 연속 후원 중이다. 메카트로닉스 학과를 운영하고 있는 사내대학에서 두 사람은 현장업무를 익히며 공부를 계속해나갈 예정이다. 무엇보다 국제기능올림픽에 집중 대비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단다.
김주승 우선은 세계대회를 겨냥해서 열심히 준비하려고 해요. 메카트로닉스에 대해 더 심도 있게 공부하고 싶어서 대학에 가서 공부도 계속할 예정이에요.
김영찬 저 역시 평가전부터 잘 대비하려고요. 전국대회 우승으로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을 얻었으니 더 큰 세계무대로 나가 제 역량을 시험해보고 싶어요.
기계를 만지고 프로그래밍하는 것이 즐거우냐는 질문에 대답 대신 웃음으로 답한 영찬 군과 주승 군. 두 사람은 2019년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국제기능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을 대비해 다시 한 번 힘찬 도약을 하려 한다. 광주 대표에서 대한민국 대표로, 더 나아가 세계 챔피언이 되는 그 날을 함께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