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든 해외든 여행이 흔해진 시대다.
SNS에서 여행사진이 없는 계정은 낯설다.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 반복되는 일상에서 여행이 주는 설렘은 갑갑한 일상을 재충전할 수 있는 힘이 되어준다.
여행은 현대인에게 있어 점차 중요한 이벤트가 되고 있다.
요즘 여행을 매개로 한 프로그램이 많다. 다양한 먹거리가 있는 미식여행, 일상을 탈출하는 힐링여행, 패키지여행을 주제로 한 예능까지, 그야말로 ‘여행을 권하는 TV’다. 이러한 TV 속 프로그램 덕분일까. TV에 등장한 장소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이 실제 여행 수요로 이어지고, 자유여행을 선호하던 20~30대의 패키지여행도 늘고 있다.
그동안은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다녀야 하는데다 쓸데없는 쇼핑을 강요한다는 등의 이유로 패키지여행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바쁜 일상 속, 여행을 계획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수고를 줄여주고 가이드와 함께 생소한 장소를 편하고 안전하게 둘러볼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패키지여행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승세 가운데 패키지여행과 여행 가이드를 소재로 해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가 있다.
JTBC드라마 ‘더 패키지’는 패키지여행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그리면서 여행의 리얼함과 진솔함을 담아내고 있다. 극중 이연희는 프랑스 유학 중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여행 가이드가 직업이 되어버린 여주인공 '윤소소' 역으로 출연, 여행객들을 능수능란하게 통솔하는 프로페셔널한 가이드의 모습부터 실연의 상처에 아파하는 여인의 모습까지, 다채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드라마에는 윤소소(이연희)가 몽마르뜨 언덕, 오베르, 몽생미셸 등 관광지에 얽힌 역사적 배경과 스토리를 막힘없이 설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렇듯 여행 가이드는 현지에 대한 배경지식이 뛰어나야하며 능숙한 언어 실력으로 여행객을 안내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배우 이연희 씨는 입시 공부하듯 불어를 익혔다고 할 정도다.
하지만 해외여행객 2,000만 시대인 지금, 관광객 수에 비해 가이드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에따라 일부 여행업체에서는 역사적, 언어적 지식도 없는 무자격 가이드를 채용하여 정보 왜곡, 바가지 쇼핑 등 심각한 폐해를 만들고 있다. 이를 근절하고 악순환을 막기 위해 정부에서는 경력과 인성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자격과 연수프로그램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자격시험이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하고 있는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이다. ‘관광통역안내사’는 누구나 도전할 수 있기 때문에 경력단절을 겪고 있는 이들의 새로운 꿈이자 기발한 콘텐츠로 무장한 청년들의 관광업계진출 관문이 되고 있다.
패키지여행을 이끌며 낯선 사람들과 깊은 인연을 쌓아가는 여행 가이드는 매력적인 직업임에 틀림없다. 고객의 입장에서도 좋은 가이드를 만나는 것은 여행 내내 좋은 날씨를 만나는 것만큼이나 엄청난 행운이다. 단순히 여행일정의 안내자가 아니라, 낭만과 즐거운 추억까지 선사하는 여행 가이드는 여행을 더욱 더 풍요롭게 만드는 옵션이다.